<앵커>
6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한 참혹한 현장에서 한명이라도 더 살리려 동분서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 기꺼이 다른 이를 도운 의인들을 정규진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무대 앞에서 공연을 보던 조너던 스미스. 빗발치는 총탄세례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들을 이끌어 주차장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이러길 수 차례, 이번에는 숨지 못한 소녀들을 도우려다 목에 총탄을 맞았습니다. 이미 30여 명의 목숨을 구한 뒤였습니다.
흑인 복사기 수리공의 헌신에 찬사가 이어졌고 치료비로 거액이 모금됐습니다.
정작 스미스는 한 명이라도 더 구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큽니다.
[조너던 스미스 : 제 뒤에 한 명도 남기지 않겠다고 맹세했어요. 거기서 죽기 싫었습니다.]
[부상자를 후송할 트럭이 필요해요.]
트럭을 타고 살육 현장을 지나다 주저 없이 중상자 5명을 병원으로 옮긴 이도 있습니다.
[마크/트럭 운전자 : 가슴에 총상을 당한 남성이 보이더군요. 그냥 놔둘 수 없었어요. 당장 트럭에 태웠습니다.]
낯선 이를 위해 몸을 던진 이름 없는 영웅은 한둘이 아닙니다.
[맥아슬린/생존자 : 낯선 사람이 저를 감싸며 '괜찮아!'라고 외쳤어요. 처음 본 사람이 몸을 던져 저를 보호하는 게 믿을 수 없었어요.]
이런 노력에도 비극의 상처가 너무 크기에 살아남은 이들은 고통의 무게를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클레이풀/생존자 : 바로 앞에 있던 여성이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제 남은 일생 왜 다른 사람은 죽고 전 살아남았나에 대해 고민할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정규진 기자socce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