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伐草)

[이영성]

벌초(伐草)

벌초(伐草)란 추석 성묘 이전에 조상의 무덤을 찾아 여름 동안 무성하게 자란 풀과 나무를 베어내고 깨끗이 정리하는 세시풍속이다. 일반적으로 한식(寒食) 즈음에는 무덤에 떼를 입혀 잘 가다듬는 사초(莎草)를 하고, 음력 7월 보름께에 벌초를 한다. 음력 7월 보름께에 벌초를 하는 까닭은 처서(處暑)가 되면 풀이 성장을 멈추는 시기이며 또한 이 시기를 넘기면 풀씨가 영글기 때문에 씨가 떨어져 다음해에 잡초가 더욱 무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유교사상이 나라의 통치이념이었던 조선시대에 성묘와 벌초는 집안의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였다. 즉 예전에는 조상의 무덤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자손의 도리라고 생각하여 성묘와 벌초에 정성을 다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즈음에는 유교사상의 퇴조와 장묘문화의 변화로 인해 벌초를 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몇 해 지나지 않아 젊은이들이 벌초라는 말을 영영 잊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해마다 8월 마지막 주 일요일은 우리 여흥 이씨(驪興 李氏) 기곡파(基谷派) 대종계 문중 벌초일이다. 그리고 세 번째 토요일은 소종계 벌초일이다. 그래서 8월 19일(토)에는 소종계 벌초를 위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 6촌 이내의 친척들이 장호원 선산에 모여 증조할아버지 이후 돌아가신 열 여섯 분의 산소를 벌초했다. 지금껏 큰 어려움 없이 앞가림을 해온 것이 모두 조상들의 음덕일진데 어찌 벌초를 소홀히 할 수가 있겠는가.

해마다 문중벌초일에 고향에 내려가면 얼굴이 눈에 익지 않은 젊은이 몇 명이 새로이 눈에 띄는 반면 선산에는 한 해 동안 무덤 몇 기가 새로 들어선다. 젊은이들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고 돌아가신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공연히 마음이 처연해진다. 그렇게 한 세대가 저물고 다시 새로운 세대가 우리 가문을 열어갈 것이다. 나는 벌초를 하면서 이제껏 살아오면서 조상들을 욕되게 하는일은 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새로나cs]

벌초는 추석명절 2주전에 지금껏 해왔는데..
수고하셨읍니다 잘하셨네
복받을겁니다 듬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