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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엽기골통의 쌍벽을 이룬 강머시기란 녀석이 있었다.
학기말 시험을 하루 앞두고 녀석은 나를 학교 뒷산으로 불러올렸다.
녀석은 내게 진검승부를 겨뤄보자고 제의를 했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아니 두피에서 빠작빠작 땀방울이 비져나오는 느낌이었다.
몇번의 망설임끝에 녀석과 나는 진검승부의
마지막 필살기를 휘둘러보기로 했다.
학기말 시험으로 우리는 목검이 아닌
한칼에 인생을 베어버리는 진검승부를 하기로 했다.
원칙1: 절대 시험답안을 백지로 내지 않을것
원칙2: 정답을 피해 다닐것
그렇게하여 정답이 아닌 오답만을 기입하여
누가 더 낮은 점수를 받을것인가.
결과물로서 누가 전교석차에서 더 뒤쪽으로 갈것인가.
내 인생에서
그렇게 시험을 열심히 본 기억은 없었던것 같다.
지뢰밭을 건너가는 심정으로
정답을 피해서....
오답의 그 고지를 향하여 ....
..............
시험기간이 끝나고
각과목별로 문제풀이 시간이 오고
강머시기와 나는 이인일조로 매타작의 고공행진이 시작되었다.
익숙해지다보니....새로운 선생이 들어오면
용호상박의 골통 이인조는 알아서 선생앞으로 나가준다.
발길질로 차이기도 하고
원산폭격에.....
음 우주인의 유래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고전문제중에
진인은 어느나라 사람인가? 라는 주관식문제가 있었다.
(지금생각해도 아주 조악한 문제였다)
정답은 부여사람이다.
강머시기는 '멕시코인'이라고 기입하였고
나는 '우주인'이라고 기입하였다.
국어선생으로부터 뒤지도록 맞고는
요즘언어로 말하자면
너희들을 '우주인과 멕시코인'으로 명하노라를
하명받았다.
진인: 별진 사람인...우주인이 영 오답은 아니었는데....
여튼간에.....
며칠뒤
전교석차가 나왔다.
전교생 656명중
강머시기: 656등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권투부 녀석: 655등
김전한: 654등
학교아래 떡볶이와 소주를 파는 분식집에서 나는 녀석에게 무릎을 끓었다.
진검승부에서 난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후 나야 학교를 중퇴해 버렸으니 상관없지만
녀석은 졸업을 하였는데
졸업년도에 내신성적이 첨으로 적용되던 시기였다.
그 엄청난 전교석차탓으로
원래 실력보다는 말도 안되는 손해를 보고 지방대를 갔다고 들었다.
.........
우주인이었던 나는 여전히 우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여기 이렇게
낯설은 몸짓으로 살고있는데
문득
멕시코에서 편지라도 한통 날아올것 만 같다.
멕시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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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녕하세요 ? 마치 성장영화의 도입부 에피소드를 보는 듯, '지뢰밭을 지나는 심정!'... 말이 됩니다. ^^
담쟁이님 반갑슴다....
ㅎㅎㅎ 그러게요..왜 그런 무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