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5. 토
아빠 : 빛나리 / 엄마 : 봉숭아
노태인 : 9
노강인 : 7
노시인 : 5
노주인 : 46일
쇼핑중독
주인이 태어나서 집안이 밝아졌다.
시인이는 아끼던 돼지베게를
선뜻 주인이 등받침하라고 내주었다.
오늘은 강인이가 아끼는 토끼베게를
주인이 등받침대로 하자고 했더니
선뜻 그러라고 했다.
시인이한테는 양보를 안하더니
주인이한테는 너그럽다.
무엇이든 주인이 준다고 하면 내준다.
오늘은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온 가족이 함께 잔다.
추워져서 함께 자야 더 따뜻하기 때문이다.
주인이는 어제 저녁부터 수유간격이 짧아지더니
오늘은 종일 배고프다고 운다.
달래느라 기진맥진해져서
밤 12시가 되어 밥을 먹었더니
조금 기운이 나서 빨래도 널고 오랜만에 일기도 쓴다.
어제는 1년 만에 섬김홈스쿨을 만났다.
다빛, 예손이가 부쩍 컸다.
늘 아기같던 예손이는 여섯 살 티가 났다.
막내에다 늦둥이로 태어난 주안이는
사랑스러움이 얼굴에 가득 묻어있다.
능숙하게 기어다니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모른다.
가져다주신 옷들이 주인이, 시인이게 딱 맞다.
시인이는 오빠들 옷을 그럭저럭 입다가
예손이 옷을 입으니 더 사랑스러워 보인다.
강인이는 분홍색 꽃무늬 바지를
끼어 입고는 좋아라 한다.
배꼽 나올 것처럼 작은 잠바도 입고 자고
다음날까지 벗을 줄 모른다.
여성스런 옷이 예뻐 보이나 보다.
내가 몇 년 전부터 사자고 했던 로봇청소기를
섬김님이 몇 주 전에 샀다며
정말 편하다고 자랑을 하신다.
남편이 자기가 한다고
몇 번 청소기 돌리다 사자고 했다고 한다.
우리집 남편도 똑같은 증세를 보이는 중인데
사자고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결혼할 때 산 물건이 하나도 없던 우리는
신혼 때 모든 가전제품들이 삐그덕 거렸다.
한 달 전즈음에 드럼 세탁기를 중고로 샀다.
드럼 세탁기가 깨끗이 안빨린다,
삶는 기능이 시원찮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등
안좋은 이야기가 많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우리는
미심쩍어 하며 드럼을 선택했다.
가스렌지에 삶는 일이 다리 통증을
더 심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사용해 보니 쓰던
통돌이세탁기보다 더 깨끗하게 빨리고
삶는 것도 내가 서서 열심히 삶는 것보다
훨씬 깨끗하게 빨렸다.
와~~ 정말 훌륭한 드럼세탁기다.
진작 샀어야 했어. 진작.
겨울에 보일러를 전혀 가동하지 않는 집은
아파트 단지에서 여덟집이 있는데
모두 어르신이고 아이들 있는 젊은 사람은
우리집이 처음이라 한다.
이번 겨울은 몸조리도 해야 해서
전기 장판도 대형으로 샀다.
오늘 두 번째로 틀었다.
물론 산후조리중인 나만 틀고 잔다.
식기 건조대가 너무 좁아 넓직한 것도 하나 샀다.
마침 반값에 팔고 있었다.
발목 통증이 가장 심해서
발목 전기찜질팩도 사서 날마다 찜질 중이다.
수세미도 800원짜리 고민하다 하나 샀다.
천원 주고 산 도마가 다 헤어져서
2천원짜리 도마도 샀다.
밤에도 보이는 전자시계도 샀다.
아기가 깼을 때 수유시간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기 낳기 직전에
갑자기 안사던 물건들을 계속 고르고 사대니
남편이 쇼핑 중독에 걸렸다며 사주질 않았다.
내가 보기엔 꼭 필요한 것인데
지금까지 안사서 고생만 했던 것들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식기 세척기와 로봇청소기다.
남편은 그런 것은 필요 없다며
열심히 설거지와 청소를 하고 있다.
아기 낳고 몸이 허해지니
발목, 팔목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집안일을 열심내서 한다 싶으면
바로 통증은 심해져서 움직인 것을 후회하곤 한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인천시에서
출산장려금이 300만원이 지급이 되었다.
내년 부터는 셋째이상만
100만원 지급된다고 한다.
장려금 덕분에 로봇청소기도
식기세척기도 사자고 할 수 있으니 감사하다.
그런데 강인이가 중이염이 심해서
길병원에 갔더니 수술해야 한다고 한다.
수술비용은 1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출산장려금이 있으니
수술비는 크게 걱정되지 않지만
완치가 될지가 걱정이다.
소리도 잘 못듣는 강인이가 안쓰럽고 미안하다.
출산장려금으로 보약도 걱정없이 지어먹었다.
후한 출산장려금으로 걱정없이
산후조리와 필요한 것들을 사게 되어 감사하다.
겨울 이불이 없어서 이불 가게 앞에서
늘 겨울 이불을 구경했었는데
아기 낳고 김밥집 집사님께서
아는 분을 모시고 와서는
승합차로 가득히 이불을 싣고 오셨다.
집안 가득 이불이 쌓였다.
빠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
쓰던 것이지만 상태는 좋았다.
화사하고 이쁘다.
베게도 아기 침대도 주셔서
시인이는 날마다 아기침대에서 잔다.
며칠 전 소영이엄마가 오셔서
아기침대를 보시고는 저거 20만원짜리라며 놀랜다.
누가 주셨다고 하니
누가 그렇게 주냐며 부러워하신다.
자기는 150만원 주고 모두 샀다고 하신다.
시인이 친구 정인이엄마도
누가 그렇게 주냐며 놀래곤 하신다.
교회 안에서는 서로 이렇게 나누며 사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데
우리가 특이하게 보인다니 놀랍다.
이웃에 사는 주은이 할머니께서
쇠고기 넣은 미역국을 찜통 가득
뜨거운 밥이랑 반찬을 만들어
혼자 들고 오셨다.
아기 낳기 전에 미역도 큰 것을 주시더니
친정 엄마마냥 그렇게 해다 주신다.
온 동네 사람들이 아기 낳았냐고 묻는다며
남편과 아이들이 신기해 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람도
물어본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옆동네인 논현동에 갔더니
거기서도 누가 물어봤다고 한다.
강인이 때문에 논현동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약국에서도 물어봤다고 한다.
봉숭아 : 하하하 나는 학교 다닐 때나
직장 생활, 교회 생활 모두
늘 톡톡 튀었어요.
지금도 톡톡 튀네. 하하하
주인이가 나오려는 순간
간호사가 남편보고 사진 찍으라며
헨드폰을 꺼내라고 했다.
남편은 머뭇거리다 옛날폰을 꺼냈다.
원장님과 네 명의 간호사분들이 멈칫 놀랬다.
우리가 찍어 드린다며
어느분이 스마트폰을 꺼내어
열심히 찍어 주셨다.
어디를 가나 우리는 톡톡 튄다.
출처: 아르케 성경연구원 * 어학원(영어/히브리어/헬라어) 원문보기 글쓴이: 봉숭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