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우리말의 개미지옥 같다. 차에 오르는 순간, 우리말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멀쩡한 차 열쇠는 어디 가고 '차키'가 나타난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중복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부터 무척 덥네요.
오늘은 한글학회 성기지 연구원님이 며칠 전 얼숲(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자동차는 우리말의 개미지옥 같다. 차에 오르는 순간, 우리말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멀쩡한 차 열쇠는 어디 가고 '차키'가 나타난다. 의자의 깔개는 '시트'로 둔갑하고 그 흔한 거울조차 갑자기 '미러'가 된다. 아무도 영어로 읽지 않는 숫자마저도 자동차에 붙으면 쏘나타 '쓰리'가 되고 에쓰엠 '파이브'가 된다. 우리 손으로 만든 자동차들이 지구촌을 내달리고 있다. 이제라도 자동차에 우리말을 태워주자.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금새와 금세]
어제 제가 엄살을 좀 부렸더니, 많은 분이 걱정해 주셨네요. 여러분의 답장을 받으니 금세 힘이 솟습니다. 일이 아무리 많아도 여러분의 사랑을 믿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저는 복이 참 많습니다. ^^*
어제 보내주신 사랑에 제가 금세 힘이 솟았기에, 오늘은 금세를 알아볼게요.
금세는 "지금 바로"라는 뜻으로 '금시(今時)에'가 줄어든 말입니다. 소문이 금세 퍼졌다, 약을 먹은 효과가 금세 나타났다처럼 씁니다.
이 '금세'의 '새'를 '사이'의 준말 정도로 생각해 '금새'라고 쓰시는 분이 계십니다. 아닙니다. '금세'는 '금시에'가 줄어서 된 낱말이므로 '금세'가 맞습니다.
금새는 "물건의 값"을 뜻하는 이름씨로 물건 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이릅니다.
'에'와 '애' 소리를 달리 내지 못해 벌어진 일이겠지만, 금세와 금새는 소리(발음)도 다르고 쓰는 것도 다릅니다.
제가 뭘 금세 잊어먹긴 하지만, 우리말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건 결코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한 말씀 해 주시면 아무리 힘이 없다가도 금세 힘이 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