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분위기는 신상답다.
바닥이 아직 다져지지 않아서 아이들의 축구놀이에 먼지가 폴폴 날린다.
사이사이 갓 심어진 나무들은 아직 어려서 바로 옆 텐트에는 그늘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오래된 나무들이 캠핑장 전체를 폭 감싸고 있어 운치뿐만 아니라 늦은 오후의 큰 그늘을 마련해주고 있다.
위치는 톨게이트에서 내려 바로 옆인데도, 뻐꾹이도 뻐꾹뻐꾹 노래하고 마치 깊은 산속에 온듯한 기분이다
랑이가 텐트를 치고 있는 사이에 개수대와 화장실을 둘러보았다.
24시간 온수 제공되는 샤워장도 있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개수대는 나무바닥에 수도꼭지 갯수도 많다.
무엇보다 참 깔끔한게 맘에 든다.
물론 개장한지 얼마 안 된 시설이라서도 그렇겠지만 나중에 보니 여기 일하시는 분들이 참 부지런한 것 같다.
쓰레기도 빨리 빨리 치우고 분리수거도 어쩜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지.
특히 한 여자 직원분의 부지런함과 싹싹함에 감탄했다.
쥔장께서는 현지에서 채집되었다는 꿀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개수대장 옆에는 아이들을 위한 병아리 체험장과 모래놀이터가 있었는데,
도현이랑 세현이도 벌써 자리잡고 앉아서 놀이에 흠뻑 빠졌다.
암만 불러도 자리를 떠날 줄을 모른다.
오늘 저 병아리들 우리 세현이 땜에 피고해서 잠 푹 잘 것이다.
제발 병아리가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텐트 치느라 수고한 랑이를 위해서 오후 간식으로 부추 부침개를 준비했다.
김과장이 추천한 메뉴다.
첫 캠핑지에서의 첫 양식을 양쪽 텐트의 이웃에게도 나눠주며, 나름 기분을 냈다
가볍게 간식을 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저녁을 준비했다.
마침 용인 친정집에 왔던 남동생과 연락이 돼서 캠핑장에서의 저녁을 남동생 식구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남동생도 캠핑마니아라서 태어난지 두달도 안된 조카를 델구 지난주에도 캠핑을 다녀왔단다.
우리 애들은 너무 곱게 키웠나 부다.
밤이 깊어도 꼬맹이들은 안 자려고 애썼지만 피곤해서인지 10시를 넘기지 못하고 꿈나라로. 콜~~콜~~
바로 옆에는 행사진행요원들의 베이스 텐트였는데 첫 캠핑인 오늘 그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용어들이 낯설어서 뭐라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맘에 드는 기구들과 시설들이다.
마당 딸린 집이 있다면 설치해놓고 싶다.
저날 저기서 밤 12시 즈음에 라면을 끓여 먹었다. 흐 .. 부침개 돌리기 잘했다 싶다.
우리의 캠핑 첫날은 그렇게 갔다
역쉬 우리 애들은 새나라의 어린이들이다.
매일 아침 7시반이면 어린이집에 출근하는 우리 강아지들은 오늘도 7시도 안돼서 일어난다.
텐트밖을 나와보니 모든 텐트들이 지퍼를 꽁꽁 닫아 놓고 있다.
텐트가 떠나라 코고는 아빠는 두고, 세식구가 아침 산보를 나섰다.
음~~~ 향기 좋다.
텐트촌 위쪽에 자리한 텃밭? 농장?을 찾아 올라갔다.
별의별 채소들이 종류별로 심어져 있다.
나름 바람직한 엄마 역할을 해보려구 아이들한테 채소들 이름과 특징에 대해 알려주었다.
새삼 느낀거지만 나두 참 아는게 많은 것 같다.
농장 옆길로 해서 올라가면 약수터도 있고 황학산수목원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자는 랑이를 깨워 아침을 재빨리 챙겨먹고 네식구가 산으로 향했다.
산길 초입에 보니 물이 졸졸 흐르고 있는 실개천이 있다.
너무 작아서 개천이라고 부르기도 황송하지만 폭을 조금 파주고 비만 적당히 와준다면, 더운 여름 캠프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출발지를 잘 못 선택했나부다. 네 살짜리 세현이가 오르기는 조금 버거워 해서 할 수 없이 업고 낑낑대며 올랐다.
내려올게 걱정이 돼서 랑이한테 그만 올라가자 했더니, 내려올때는 다른 길로 간다고 걱정하지 말란다.
다시 되돌아 간다는 건 나도 용납할수 없기에 그냥 전진했다.
올라오길 잘했다 싶다. 캠프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참 푸근해보인다.
산등성을 따라 난 길은 걷기에도 편하지만, 나무향기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도현,세현이가 춤추고 노래하면서 신이 났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세현이는 쉬지 않고 노래한다.
누가 들으면 말하는 산새가 있는 줄 알겠다.
제법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도현이는 지나는 모든 사람들한테 큰 소리로 인사를 했고
세현이도 어눌하게 오빠 따라 인사를 했다.
애들 둘이 힘들다고 꾀도 안부리고 온 몸과 마음으로 산행을 즐기는 것 같아 참 좋았다.
이제 4살, 6살 그새 많이 컸다. 기특한 것들.
정상 즈음 되니까 역시 이곳에도 늠름한 바위 하나가 턱 자리를 잡고 있다.
랑이와 도현이는 저 바위위에 올랐다.
세현이도 올라가겠다고 떼썼지만 겁많은 엄마가 말렸다.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한참 산을 타고 내려오니 말로 듣던 약수터가 나타났다.
꼼꼼한 랑이가 약수물 시험 성적서까지 찍었다. 잘은 모르지만 수치를 보니 좋은 것 같다
약수터를 마지막으로 오전 산행을 마치고 오니 제법 많은 텐트들이 빠져 나갔다.
우리도 천천히 떠날 채비를 할까 하는데, 그 새 친해진 메인텐트에서 비빔밥을 준비한다고 먹고 가라고 했다.
야채는 현장의 밭에서 바로 공수하고, 계란후라이는 그 유명한 팜스퀘어의 초란으로 준비했다.
인심도 좋지만 맛도 참 좋았다.
첫 캠프의 설레임과 생생함이 아직도 느껴지고, 그래서 할말도 많은데 카페에 후기올리는것도 처음이라서 사진, 글을 함께 올리는게 어설픈것 같다. 아마 두 번째는 처음보다 낫겠지.
쥔장 어른, 그 날 밥값은 이 캠핑후기로 대신하겠습니다..^^
담에 또 방문하겠습니다. 밭에 심은 감자가 여물때쯤.
참. 입구에 있는 플랫카드를 보니까 “팜스퀘어 in 여주”라고 씌어있던데, 웬지 짐작으로 여주를 시작으로 전국에 팜스퀘어의 영역을 확장시키겠다는 뜻 같다.
팜스퀘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첫댓글 ㅎㅎㅎ...첫 출정을 축하 드립니다
귀여운 아이들 너무 예쁘네요.^^
참 솥뚜겅 구입 어디서 하셨나요?
멋진시간보내셨네요.
아이들이 마냥 놀수있는캠핑장...^^
첫 출정 축하드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