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기발랄 한국말 35 ]
‘삼가하자’는 말을 제발 삼갑시다.
- 한국어 글쓰기할 때 헷갈리는 20가지
사전을 찾아보며 올바른 문장과 글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 화면만 쳐다보며 빠른 글 읽기를 하는 시대다. 글쓰기 실수가 잦은 20가지 표현을 추렸다. 의외로 많이 틀리고 있다. 틀린 표현은 그때그때 고쳐가면서 익히는 것이 바른 언어생활의 지름길이다.
1. 학생들은 학생에게 걸맞는 행동과 말을 해야 한다.
<정답> 걸맞는 ⇨ 걸맞은 (동사엔 어미 ‘-는’이 붙고, 형용사에는 형용사 어미 ‘-은’이 붙는다. ‘걸맞다’는 형용사이므로 ‘-는’이 붙을 수 없다. 비슷한 예로, ‘다음 문장에서 알맞는 것을 고르시오.’를 들 수 있다. 여기서도 ‘알맞다’가 형용사이므로 ‘-는’이 붙을 수 없다. ‘알맞은’으로 써야 한다.)
2. 국어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이 재미있어서 통채로 외워버렸다.
<정답> 통채로 ⇨통째로 (‘-째’는 명사 뒤에 붙어서 ‘그대로’ ‘전부’라는 뜻을 더해주는 접미사다. 이와 비슷한 예로 ‘송두리째’가 있다. ‘송두리채’라고 쓰면 틀린 것이다.)
3.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의회지도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정답> 자문을 구했다 ⇨ 자문을 했다 (‘자문을 구하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자문하다’ ‘자문에 응하다’의 사례를 살펴본다. ‘자문(諮問)’ 은 언어생활을 하면서 자주 틀리게 사용하는 한자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어떤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바르게 처리하려고 그 방면 전문가 또는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물음`이라고 뜻풀이를 해 놓았다. 한마디로 `묻는다`는 의미다. 자문이 묻는다는 의미이니 ‘자문을 하다’처럼 쓴다. ‘구하다’는 ‘양해를 구하다’, ‘조언을 구하다’와 같이 쓰인다. 따라서 ‘자문을 구하다’는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다. `자문 위원, 자문에 응하다` 꼴로 쓸 수 있다.
사례> 전문위원에게 자문을 했다 (o) 학부모들이 자녀 진로 문제로 담임선생님께 자문을 구했다 (X) 대학생이 지도 교수에게 자문을 했다 (o) 헌법학자는 선거법 개정에 대한 자문에 응했다 (o) 정부는 학계의 자문을 통해 교육법을 개정했다.(o)
4. 집에 갈려고 하다가, 갑자기 친구 일이 생각나 생각을 바꾸었다.
<정답> 갈려고 ⇨ 가려고 (‘-ㄹ려고’라는 어미는 없다. 의도를 나타내는 어미는 ‘-려고’이다.)
5. 나는 그 일을 생각하자 으시시하게 몸이 떨려 왔다.
<정답> 으시시하게 ⇨ 으스스하게
6. 생각치도 않게 둘째가 생겼어요
<정답> 생각치도 ⇨ 생각지도 (‘하’가 줄 적에, 앞말이 무성음으로 끝나면 탈락한 형태로 적는다. 생각컨대(×) ⇨ 생각건대(○) 생각치말고(×) ⇨ 생각지 말고)
7. 우리 엄마는 돼지 껍데기 요리를 자주 해 주신다.
<정답> 돼지 껍데기 ⇨ 돼지 껍질 (‘껍질’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을 뜻하고, ‘껍데기’는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뜻하므로 ‘돼지 껍데기’가 아니라 ‘돼지 껍질’로 적어야 맞다.)
8. 실례가 되선 안 될 것 같아요.
<정답> 되선 ⇨ 돼선 (‘되어’가 줄면 ‘돼’가 된다. ‘돼선’은 ‘되(다) + 어서 + ㄴ’의 형태이므로 ‘되어선 ⇨ 돼선’이 맞는 형태이다.)
9. 그는 침을 뱉았다.
<정답> 뱉았다 ⇨ 뱉었다 (모음 ‘ㅐ’ 다음에는 ‘어’가 붙는다. 예를 들어, ‘(날이) 개었다’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유독 ‘뱉다’라는 단어를 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를 붙여 잘못 쓰고 있다.)
10. 나는 타인들을 조심하라는 친구의 귀뜸에 고개를 저었다.
<정답> 귀뜸 ⇨ 귀띔
11. 그는 친구를 오랫만에 만나서 참 기뻤다.
<정답> 오랫만에 ⇨ 오랜만에
12. 오랜동안 그는 그녀를 잊고 지냈다.
<정답> 오랜동안 ⇨ 오랫동안
13. 어린 시절에는 우물에서 물을 퍼기도 했다.
<정답> 퍼기도 ⇨ 푸기도 (기본형은 ‘푸다’이므로 어간 ‘푸-’에 어미 ‘-기’, 조사 ‘도’가 붙는다.)
14. 그런 말은 이런 자리에서 삼가하는 것이 좋지 않겠니?
<정답> 삼가하는 ⇨ 삼가는 (‘삼가다’가 기본형이다. ‘삼가하다’는 잘못이다. ‘삼가하자’는 말을 삼갑시다. 이렇게 외워두면 편하다.)
15. 금세 어둑해진 걸 보니 햇님이 숨고 눈발이 치는가 봐요.
<정답> 햇님 ⇨ 해님 (‘님’은 접미사이므로 ‘해님’은 파생어이다. 그러므로 사이시옷이 붙을 수 없다.)
16. 화살을 쏴 적장의 어깨를 맞추었다.
<정답> 맞추었다 ⇨ 맞혔다 (‘물음에 옳은 답을 하다’는 ‘맞히다’라고 한다. 과녁이나 표적을 맞게 하는 것도 ‘맞히다’이다. “답을 맞히다.” “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맞혀보세요” “양궁 선수가 화살로 과녁을 맞히다.”처럼 쓰인다.
17. 이번 백일장 소설 부분에서 우리 반 철수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정답> 부분 ⇨ 부문 (‘부문’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거나 나누어 놓은 낱낱의 범위’를 뜻하며, ‘부분’은 ‘전체를 이루는 작은 범위 또는 전체를 몇 개로 나눈 것의 하나’를 뜻한다.)
18. 술을 벌컥벌컥 몇 잔 거푸 들이키고 나니 취해 버렸다.
<정답> 들이키고 ⇨ 들이켜고 (‘물이나 술 따위의 액체를 단숨에 마구 마시다.’는 ‘들이켜다’이다. ‘들이키다’는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는 뜻이다.)
19. 나는 편지를 읽고 나서 갈갈이 찢어 휴지통에 넣었다.
<정답> 갈갈이 ⇨ 갈가리 (‘갈갈이’는 ‘가을갈이’의 준말. ‘여러 가닥으로 갈라지거나 찢어진 모양’을 뜻하는 말은 ‘갈가리이다. )
20. 어린 조카가 얼만큼 자랐을까.
<정답> 얼만큼 ⇨ 얼마큼 (‘얼마만큼’이 줄어든 말은 ‘얼마큼’이다. ‘얼마만큼’ 또는 ‘얼마큼’과 같이 써야 하며 ‘얼만큼’은 잘못이다. 예> 얼마큼 더 가야 고향이 다다를까.)
- harri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