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형(30) 씨는 2008년 1월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답답함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를 여의고 음식점 주방 일을 하며 어린 삼남매를 키워온 어머니. 어느 날
피부병인 줄 알고 병원에 갔는데, 그 길로 입원실로 직행하게 됐습니다. 진단 결과 '길랑바레 증후군'이었습니다.
입원할 때 병원 문을 걸어 들어갔던 어머니는 일주일 만에 거동조차 힘든 상태가 됐습니다. 팔에 힘이 없어져 물건을 들 수도 없게 됐죠. 급기야 음식도 못 삼킵니다. 배에 꽂은 튜브가 대신하죠.
주방일 하다 갑자기 발병
병원비 5개월째 밀려 진퇴양난
'길랑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의 신경막이 벗어지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치료만 잘하면 회복률이 높다고 해 처음에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상황은 자꾸 악화됐습니다. 어머니는 점점 기력을 잃었죠. 3년이 지나면서 진형 씨도 많이 지쳐 있습니다.
어머니가 발병하기 전까지 진형 씨는 조그만 가게를 차릴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삼남매의 장남인 진형 씨는 사업에 몇 번 실패했던 터라 기대가 더 컸죠. 비록 작지만 내 가게를 가진다는 설렘으로 한창 준비를 하고 있던 그 때, 꿈은 이내 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
피부에 뭔가가 자꾸 돋아 병원에 갔는데 '길랑바레 증후군' 진단이 떨어진 거죠.
어머니가 입원하면서 사업 준비는 잠시 뒤로 미뤘습니다. 그런데 그 게 가볍게 끝날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의 치료비로 사업 밑천을 다 쏟아 넣었고, 심지어 지인들에게 손을 벌려 충당을 하는 상황까지 간 것입니다.
지금 진형 씨는 막노동을 하며, 근근이 병원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손을 내밀 지인도 없는 상황. 병원비는 5개월째 밀려 병원의 최후통첩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어머니는
당뇨까지 앓아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지체장애 1급, 호전될
기미가 없는 길랑바레증후군, 당뇨 등 어머니의 질환은 진형 씨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수차례의 사업 실패로 1억 가까이 빚도 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진형 씨는 어머니 앞에서는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신경이 자극돼 고통이 심한 어머니, 그래서 그 고통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다 아랫니가 다 빠진 어머니. 그 어머니 앞에서 어찌 삶의 버거움을 드러낼 수 있겠습니까.
진형 씨는 자기가 웃어야 어머니가 힘을
내신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희망 찬 말들이 어머니의 신경 곳곳을 자극해 치료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가끔 진형 씨의 손을 쓰다듬으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어릴 때 뭐 하나 잘해준 것도 없는데, 나이 들어서까지 내가 이리 너를 힘들게 하는구나…." 얼굴 오른쪽이 마비된 어머니는 어눌하십니다. 하지만 그 말은 그 어떤 것보다 진형 씨의 가슴을 깊이 울립니다.
진형 씨와 어머니가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기고 훗날 "그 때 우리가 잘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이다"고 추억하는 날이 올까요?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이 이웃이 힘든 시기를 이기는 힘이 됩니다. 여러분의 사랑을 조금씩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15분에 방송됩니다.
△박준희 부산진구청 당감4동주민센터 051-605-6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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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자 희진 씨 이야기 62명의 후원자 298만 5천 원.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달 30일자 해남 씨 이야기
지난달 30일 소개된 해남 씨의 사연에 51분이
후원금 223만 9천9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해남 씨는 "암담했던 현실에서 따뜻한 빛을 찾은 것 같다. 후원자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후원하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고, 도와주신 고마운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습니다. 후원금은
보일러를 교체하고, 비가 새
곰팡이 핀 벽지·장판을 바꾸는 데 쓸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책상을 사줄 수 있어 아버지로서 흐뭇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막내의 약값에도 보탬이 돼 한시름 놓았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캄캄했던 해남 씨의 집에도 빛이 환하게 비치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