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거제시 ‘2030 중장기 발전계획’ 유감
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장내년 하반기부터 조선업의 호황세가 향후 10여 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거제는 조선업의 호황 때에 불황을 대비하지 못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불황의 늪은 우리 거제에 가족해체와 구조조정, 집값 반 토막, 실업과 자영업 몰락이라는 깊고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러나 이제 조선업의 부활과 함께 거제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기회의 순간이 다시 찾아오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앞으로의 10년은 우리 거제가 글로벌 산업 · 관광도시로 성장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느냐? 아니면 인구가 줄고, 사람들이 떠나는 몰락한 산업도시로 전락하느냐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향후 10년, 거제의 100년 미래가 결정될 것 내년부터 지속할 향후 10년은 거제의 100년 미래를 결정할 엄청난 일들이 생길 것이다. 첫 번째로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광역접근 교통망의 확충이 이루어질 것이다. 2029년 가덕도 신공항의 개통, 2028년 거제-김천 간 남부내륙고속철도(KTX)의 개통, 2028년 전후 완공될 국도 5호선 해상구간(마산-거제 간 연륙교)과 통영에서 거제까지 연장될 고속도로(대전-거제 간 고속국도)의 완공 등의 역사가 향후 10년 안에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광역접근 교통망의 확충은 우리 거제의 100년 미래를 송두리째 바꿀 실로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부산, 통영, 창원 등 3방향 교통망의 완성과 항공, 철도, 도로 등 3개 교통수단의 동시 연결은 우리 거제를 부산과 함께 남해안 최대의 글로벌 물류와 관광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드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조선산업의 부활이다. 조선업은 약 10년의 주기적 경기순환 산업이다. 지난 10년 우리는 조선업의 불황과 그에 따른 지역경제의 몰락을 경험하며 참으로 힘든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불황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제 조금씩 끝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 길 끝에는 현장과 전문가들이 예측한 향후 십 년의 조선업 호황이 있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조선업의 부활은 외부로부터의 자본유입을 용이하게 만들어 거제 지역경제의 부흥과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의 발굴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그동안 여러 이유로 진행되지 못했던 많은 지역 과제와 사업들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이루어질 것이다. 세 번째로는 관광의 산업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관광산업은 모두가 인정하는 거제의 가장 확실한 미래 성장 동력이다. 거제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따뜻한 기후를 가진 최적의 관광도시이다. 이러한 기후와 자연환경을 우리는 그동안 산업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찾아오는 기회의 10년은 거제에서 관광의 산업화가 이루어질 많은 공간과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조선업의 부활에서 이어질 자본의 도입과 지난 10년간 혹독하게 경험하며 쌓아 올린 인적·물적 자산들을 통해 관광의 산업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제 이러한 큰 틀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거제의 50년, 100년 미래를 견인할 중·장기 발전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이 오고 있다. 거제시 2030 중장기 발전계획 유감 거제시는 오는 10월까지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 초부터 약 3억 원에 가까운 용역비를 들여 2030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왔고, 최근 주민참여연구단 회의를 개최하면서 그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공개된 2030 중장기 발전계획은 거제시의회가 지적한 것처럼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를 배제한 집행부의 독단적 발전계획 수립은 거제의 미래를 위한 긴 안목의 중장기 발전전략이라기보다는 현 시장의 재선 출마를 위한 공약 발굴에 다름 아니다”는 시의회의 지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 시켜 주었다. 시민 참여단을 구성하는 등의 겉치레는 요란했지만, 용역 내용이나 기간, 시기, 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은 부족함이 드러났다. 거제시는 이미 올 초에 2030 거제시 도시기본계획을 완료했다. 그것과 별개로 거제의 100년 미래에 대한 중·장기 발전전략을 도모하기 위해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것이 이번 ‘거제시 2030 중장기 발전계획’이다. 말 그대로 30년, 50년, 100년의 중·장기를 바라본 발전계획이어야 하는데, 거제시는 단지 10년 뒤를 예정하고 용역을 맡기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했다. 그러다 보니 결국 50년, 100년의 미래비전 없이 그동안 진행하거나 거론돼 던 내용을 나열하는 수준의 선거 출마자의 ‘공약집’에 불과한 자료가 되고 말았다. 진정 거제의 미래를 고민하는 진정성보다는 시민참여라는 미명 하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선택적 결정을 용역사를 앞세워 반복하고 있다. 지역의 모 언론에서 지적한 것처럼 전남 여수시의 ‘2040 중장기 발전계획’과 비교해 보면 거제시의 ‘2030 중장기 발전전략’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허울뿐인 계획이라는 것이 여실히 증명된다. 모든 사람이 다 거제시의 100년 미래전략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다. 각자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에 매진하면 되는 것이다. 거제의 30년, 50년, 100년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은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복들과 위정자들의 의무이다. 거제의 발전과 미래를 지향할 제대로 된 공적 임무를 해태하고 개인의 안위와 허황된 목적을 위해 시민의 세금으로 사리사욕을 추구하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담대한 비전을 담아야 앞으로 다가올 10년은 우리 거제의 30년, 50년, 100년의 미래가 결정될 실로 중요한 기간이다. 거제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감안하면 우리 거제가 울산이나 여수, 창원을 뒤로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거제시가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발전계획에는 미래 100년의 큰 틀을 만드는 담대한 비전을 담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상황은 어쩔 수 없지만, 예산을 증액해서라도 제대로 된 중장기 발전계획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준비하자. *기고는 경남뉴스talk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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