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느냐 마느냐, 설탕이 문제다
- 김승종, 제민일보 논설실장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설탕에 부담금 부과 방안을 제안,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SNS 엑스(옛 트위터)에 국민의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한 뒤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데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었다.
▲설탕세는 영국이 1764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식민지에 부과했던
사례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영국은 1755년 시작된 프렌치-인디언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전쟁 비용으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13개 식민지에 설탕세를 부과하는 법률을 제정한 것이다.
영국은 이어 1765년에는 인지세 법률까지 제정했는데 식민지 주민들이 강력 반발
하며 대규모 폭력사태까지 일으키자 1766년 설탕세와 인지세 부과를 철회했다.
하지만 영국 의회는 정부의 부채가 너무 많다보니 식민지 주민들의 반발을 무릎쓰고
세수 확보 차원에서 1773년 홍차조례를 제정, 미국 독립전쟁의 단초를 제공하기에 이른다.
▲현대 사회에서 설탕세는 세수 확보보다는 과도한 당 섭취를 줄이고, 비만·당뇨·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되고 있다.
20세기 이후 설탕세는 1922년 노르웨이가 초콜릿 및 설탕이 함유된 제품에 대해
‘초콜릿 및 설탕제품세’를 부과한 것이 시초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회원국들에게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이후 영국,
프랑스, 헝가리, 태국 등 현재 120여개국 이상이 설탕세 또는 이와 유사한 정책들을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2021년 강병원 전 민주당 의원이 설탕세 부과 방안을 담은 국민건강
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으나 식품업계의 반대 등으로 폐기됐다.
▲이 대통령의 설탕세 제안에 여론은 분분하다.
찬성 측은 설탕 소비를 감소시켜 비만, 당뇨, 충치 등을 예방할 수 있고, 사회적
의료 비용 및 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식품업체들의 제품가격 인상으로 물가는 오르고, 저소득층일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간접세 형식의 부담금 부과에도 비판적이다.
결과야 어찌됐든 국민 공감대가 우선이다.
보도: 제주일보 2026 02. 0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