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SA Eclipse 2017
▶ 이번 주 월요일에는 일식이 일어나는데, 미국의 넓은 지역에서 관측할 수 있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로 하여금 개기일식통과선(path of totality)을 여행하려는 꿈을 품게 하고 있다. 개기일식통과선이란 달과 태양이 일직선에 놓임으로써 최대 2분 40초 동안 땅이 어둠 속에 잠기는 곳을 말한다.
【참고】 2017년 8월 21일의 개기일식통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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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일식이라는 천체현상을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 왜냐하면 개기일식은 약 18개월마다 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식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천문학자들은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 (태양 표면의 글레어를 희미하게 만드는) 망원경 부속장치 등을 이용하여 태양의 성긴 대기(wispy atmosphere)를 연구할 수 있다(참고 1).
그러나 그런 하이테크 장비가 개발되기 한참 전, 일식은 일부 핵심적인 과학발견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늘 성공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일식 관측과 관련된 세 가지 성공과, 세 번의 실패 사례를 살펴보자. 세 번의 실패 사례 중 하나는 헛물 켠 사례이며, 나머지 두 개는 거짓 정보로 밝혀진 발견이다. 1. 지구와 달의 거리 계산 지구와 달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사모스의 아리스타르코스(Aristarchus of Samos)를 필두로 하여(참고 2), 천문학자들은 서력기원이 시작되기 4세기 전부터 줄곧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기원전 150년 경, 그리스의 또 다른 천문학자 니케아의 히파르코스(Hipparchus of Nicaea)는 일식을 이용하여 독자적으로 거리를 계산했다. 그는 터키의 북서부에서 달과 태양이 정확히 일직선을 이룬 것을 볼 수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1,000킬로미터 떨어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는 태양의 약 80퍼센트가 가려졌다. 그는 이 정보와 간단한 삼각법(trigonometry)을 이용하여 지구와 달의 거리를 계산해냈는데, 오차율이 약 20퍼센트였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와 달의 거리가 약 385,000킬로미터임을 알고 있는데, 이는 지구 둘레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히파르코스가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자신의 천문대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한복판에, 고대 학자들의 우주모델인 혼천의(armillary sphere)가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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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태양의 대기 발견
1605년,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일식 때 태양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밝은 아우라'는 '달의 대기에서 발사된 햇빛'이다"라고 제안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지구나 태양과 비교할 때, 달은 대기를 사실상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724년 프랑스계 이탈리아 천문학자 자코모 필리포 마랄디는, 그 아우라가 달이 아니라 태양을 둘러싼 것임을 이해했다. 그리고 1806년, 스페인의 천문학자 호세 호아킨 데 페레르는 그 아우라(태양의 대기)에 코로나(corona)라는 이름을 붙였다. 코로나는 '왕관'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다.
NASA의 태양활동관측위성(SDO: Solar Dynamics Observatory)이 촬영한 부분일식. SDO는 2010년 이후 태양을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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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새로운 원소, 헬륨 발견
과학자들이 햇빛을 차단하는 망원경 부속장치를 개발한 1930년대까지, 태양의 대기 바깥층은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에만 관찰할 수 있었다. 태양의 앞으로 지나가는 달이 눈부신 햇빛을 차단해 주기 때문이다. 1868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피에르 쥘 세자르 장센은 태양의 대기를 분광기(spectroscope)로 들여다봄으로써 스펙트럼의 노란색 부분에서 미지의 선(unknown line)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나중에 새로운 원소, 즉 헬륨으로 밝혀졌다.
프랑스의 천문학자 피에르 쥘 세자르 장센이 1893년 프랑스의 뫼동 천문대에서 망원경의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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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짜 원소, 코로늄(coronium) 발견
1869년 미국의 천문학자 찰스 오거스터스 영과 윌리엄 하크니스는 태양의 스펙트럼을 각각 분광기로 분석하다, 녹색 부분에서 그때까지 알려진 원소와 다른 선(線)을 하나 발견했다. 그들은 새로운 물질을 코로늄(coronium)이라고 불렀지만, 1930년대에 그들의 노력은 헛수고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 코로늄의 선 스펙트럼은 극고온(extremely high temperature)의 철(Fe)이 생성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1860년대에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사용된 분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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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존재하지도 않는 행성 추적
미국의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과 제인스 크레이그 왓슨은 발명가이자 《Science》의 창간자인 토머스 에디슨과 함께, 1879년의 개기일식을 이용하여 벌컨(Vulcan)을 일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참고 3). 벌컨은 그때까지 관측되지 않았던 행성으로, 과학자들에 의해 '수성의 불규칙한 공전궤도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었다. 세 사람은 벌컨을 찾는 데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간단했다. '불가사의한 행성' 벌컨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191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면서, '수성의 불규칙한 경로는 뒤틀린 시공간(warped space-time)으로 충분히 설명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6.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검증 1919년 전까지만 해도, 아인슈타인은 아직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아니었다. 그는 상대성이론을 통해 '한 물체의 중력장은 다가오는 빛의 경로를 뉴턴의 중력법칙에 의한 예측보다 2배 더 뒤틀 것'이라고 예측했다(참고 4). 빛이 중력장에 의해 뒤틀리는 효과는 미세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예측은 '태양 근처를 지나는 별빛은 그 이전까지 생각됐던 것보다 약간 더 큰 각도로 휘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아서 에딩턴은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검증하기 위해 태양의 주변지역에 존재하는 일군(一群)의 별들을 촬영했는데, 이는 일식으로 인한 어둠 때문에 가능했다. 에딩턴의 관측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고, 그 소식은 삽시간에 전세계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리하여 독일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세계적 스타로 등극했다.
1919년 에딩턴이 촬영한 개기일식 사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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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일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하다. 왜냐하면 일식은 과학자들이 지구의 형태와 운동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참고 5). 심지어 이번 일식에서도, 과학자들은 귀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잇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참고 6). 예컨대 대기과학자들은 대기 중력파(gravity wave)에 대해 좀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 중력파란 달의 그림자가 개기일식통과선의 대기를 냉각시킴으로써 발생하는 대기의 파문을 말하며, 블랙홀과 같은 두 개의 거대 질량체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중력파(gravitational wave)와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NASA의 과학자들은 코로나가 (태양 표면보다 수백 배로) 뜨거워지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미주리, 일리노이, 테네시 주의 상공에 두 대의 제트기를 띄우고 코로나에서 발사되는 밝은 불빛의 움직임을 포착할 예정이다. 콜게이트 대학교의 앤터니 아베니 박사(역사천문학)와 같은 과학자들은 하늘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것이다. "일식은 비범한 현상이다. 당신은 숭고한 장면을 목격하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참고】 일식과 동물이 뭔 상관?
모든 사람들이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하늘만 쳐다보는 건 아니다. 라이프 리스폰즈(Life Responds)라는 프로젝트에서는 시민들에게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동물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기록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은 iNaturalist라는 앱을 통해 자신들이 관찰한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라이프 리스폰즈는 엘리스 리처드의 아이디어인데,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의 대중프로그램 책임자로서, 2010년 호주에서 일식이 일어날 때 새들이 노래하기를 멈췄음을 목격했다. "일식을 즐긴 건 해변에 있는 사람들뿐만이 아니었다. 새들도 일식에 반응을 보였다"라고 그는 술회했다.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동물들이 기행(奇行)을 보인다는 일화적 증거가 많다. 예컨대 닭들은 횃대로 돌아가고, 라마(llama)는 사람들을 에워싸며, 고래와 돌고래들은 개기일식이 일어나기 몇 분 전에 보트 주변의 수면으로 부상하지만, 그에 관한 연구는 거의 행해지지 않았다"라고 풋힐 칼리지에서 퇴직한 천문학 교수로서 라이프 리스폰즈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앤드루 프라크노이 박사는 말했다.
라이프 리스폰즈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과학연구에 당장 사용될 가능성은 없지만, 리처드는 미래의 동물행동 연구에 영감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다.
※ 출처: http://www.nature.com/news/citizen-scientists-chase-total-solar-eclipse-1.22415 |
※ 참고문헌 1. http://www.sciencemag.org/news/2017/08/how-world-s-largest-solar-telescope-rose-maui-while-nearby-protests-derailed-larger 2. https://en.wikipedia.org/wiki/Aristarchus_of_Samos 3. http://blogs.sciencemag.org/books/2017/07/10/an-1878-eclipse-offered-american-scientists-the-chance-to-prove-their-scientific-chops-did-they-deliver/ 4. http://spark.sciencemag.org/generalrelativity/?intcmp=collection-generalrelativity 5. http://www.sciencemag.org/news/2016/12/ancient-eclipses-show-earth-s-rotation-slowing 6. http://www.nature.com/news/mysteries-of-sun-s-corona-on-view-during-upcoming-eclipse-1.22434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7/08/three-times-scientists-learned-something-solar-eclipses-and-three-times-they-w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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