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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거장, 미카엘 하네케감독의 영화를 하나도 본적없었던 나는 [아무르]가 개봉할 즈음에 아무리봐도 이영화는 내 인생영화가 될것같다는 생각을 떨칠수가없었다. 그래서 개봉이 조금지난뒤 [아무르]라는 미카엘 하네케감독의 신작을 보려고 했다. 난 영화를 보는 내내도 그랬지만 영화를 보고난뒤 잠깐동안 차마 움직일수가 없었다. 그당시 완전히 영화에 빠져있지 않았던 나에게는 영화에 완전히 빠지게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렇게 엄청난 영화는 아직까지도 본적이 없었다. [아무르]는 내 인생영화중에서도 인생영화최고의 작품으로 꼽고싶은 영화중 하나이다. 그당시의 칸영화제와 아카데미를 봤지만 칸영화제는 결국 황금종려상을 타게되았고 아카데미는 외국어 영화상만 수상한체 벤 애플렉의[아르고]에게 밀리고말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나에게는 최고의 영화라는점에서는 변함이 없다. 영화얘기를 해보자
(노부부의 딸)
스토리는 노부부인 조르주와 안느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안느는 행동을 멈추는 일이 잦아진다. 불길함을 느낀 조르주는 그녀가 치매인지 의심하게되고 진단결과로 치매가 나오게된다. 조르주는 그래도 그녀를 돕기위해 계속 간호해주고, 나중에는 요양인을 불러 요양하기도 한다. 그렇게 행복한 나날이 사라진 힘든 나날이 진행되고 있을때 조르주는 무언가를 결심한듯 요양인을 내쫒고 결심한 행동을 하게된다. 영화는 사실 스토리가 아주 탄탄하다기 보다는 장면 하나하나가 나타내는 의미와 미쟝셴, 그리고 사실적 묘사가 영화의 전체를 아우른다.
영화는 노부부의 사랑을 그려낸다. 둘은 처음부터 아주 사랑하는 사이였고 자신에게 딸이있지만 따로산다. 그 둘은 사랑덕분에 둘이 함께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데, 안느가 치메가 걸린뒤에도 그사랑이라는 감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영화는 아주 많은 장치를 사용한다. 바로 장면배치인데, 조르주는 안느를 간호하면서도 가끔씩 피아노를 바라본다. 그리고 예전 안느가 연주하던 피아노테이프를 틀거나 피아노를 바라보며 그녀의 모습을 회상한다. 조르주는 사랑하는 감정은 바뀌지 않았지만 현재 자신의 힘듦을 이겨내기위해 그런 행동을 취하는데, 사실 조르주의 사랑의 대상은 치매로 불편해진 안느가 아닌 예전의 아름다운 안느임을 보여준다. 조르주는 딸과의 관계도 아주좋았고 더욱 좋게 비춰지는데 딸에게 안느의 예전모습이 비치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그렇게 치매라는 병때문에 노부부중 조르주가 어떤 감정을 가지게되고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를 보여주게된다. 하지만 나중에는 조르주는 회상을 하는행동은 거의 멈추게되고 안느를 간호하고 요양하고 돕는장면들을 보여준다. 그녀를 씻겨주고 휠체어에 태워주며 과거의 안느만을 사랑하는게 아닌 현재의 안느를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그를 보여준다. 그리고 중간중간 아름다운 음악과 집의 모습이 비춰지는데, 그들의 사랑이 항상 존재했건 장소를 보여주며, 나중에 그림 여러개가 화면을 가득채운다. 그 그림들에는 공통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함께보이거나 따로보이는 그림들인데, 그 그림이 현재의 조르주와 안느의 상태를 나타낸다. 예전에는 사랑으로 함께 사랑해왔지만 치매이후 조르주는 그녀를 간호하느라 바쁘고 안느는 치매라는 병에의해 사랑을 느끼기 힘든상황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중에 조르주는 창문으로 날아드는 비둘기를 쫒아낸다. 그리고 두번째로 들어오는 비둘기는 옷에 잡아두다가 마음을 먹었다는듯이 비둘기를 내보내준다. 이 비둘기 또한 의미가 있는데 이건 잠시후 얘기하자
(치매로 고달파진 조르주와 안느)
일단 영화가 시작할때 보여주는 장면은 흰침대위에 죽은안느와 그옆에 아주많은 꽃잎들, 집의 문을차고들어가는 경찰들이 보여진다. 그들은 조르주를 찾으며 창문밖을 내다보고는 다시 건물을 내려가는데, 이장면은 시간상 영화의 마지막장면이다. 즉 영화의 결말이 시작부터 공개되면서 영화의 전개는 '그들이 어떻게 사랑하는지'가 아닌 '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지'로 바뀌게된다. 그러면서 막상 사랑에 대한 의미를 전혀 다른방식으로 돌려 나타내게되고 영화는 더욱 풍부한 주제의식을 가지게된다. 방금말했던 비둘기가 바로 이것이다. 내쫒은 비둘기는 안느로 조르주는 나중에 요양인을 모욕적인 말을하면서 강제로 내쫒아낸다. 그이후 안느에게 다가가 사랑한다면서 키스한뒤 베개로 그녀의 얼굴을 막아 질식사하게 한다. 조르주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고통받고 힘들어하면서 자신을 잊어버린다는점이 너무 힘들기에 그런선택을 하게된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비둘기는 조르주로, 안느를 먼저 보냈지만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려하는 조르주는 비둘기를 잡고있다가 결국은 안느의 곁으로 가기위해 창문을 열고 자살을 택한다. 영화는 그렇게 결말을 맞이한다.둘은 영원한 사랑을 위해 서로 함께의 죽음을 택한것이다.
영화의 카메라는 항상 한장면을 오래 비추고있는다. 롱태이크라기보다는 아주 길게 한씬을 유지하는데 카메라가 비추는 모든장소는 바로 집밖에없다. 조르주와 안느가 집에있는 모습만 보여주는데 왜냐하면 집은 초반에는 그들의 추억의장소가, 후반에는 그들의 사랑의 장소로 나타내어지기때문이다. 그들의 사랑이 항상 유지되었던 집이기에 카메라는 집만을 비추며 아주 긴 씬들을 나열하게된다. 하지만 단 한장면 집을 나가는장면이있는데, 조르주의 꿈속에서 조르주는 물난리가난 복도로 나간다. 거기서 조르주는 마지막순간 푸른색의 손이 조르주의 입을 잡게되고, 조르주는 깨어난다. 그장면은 여러가지로 해석되는데 첫번째는 사랑을 나타내는 집이라는 제재의 바깥으로 나갈경우 사랑에서 벗어나는것이기 때문에 그 조르주 스스로 힘든상황에서 벗어나려한 모습을 보여줄수있다. 하지만 결국 안느의 존재때문에 다시 마음을 잡는 장면으로 볼수도있으며 그장면을 '복선'으로 사용하자면 안느가 죽기직언 조르주가 씻어준뒤인데 그 씻는장면이 물난리이며 그손은 조르주의손으로 조르주가 안느를 죽이는것을 조르주의 꿈속으로 투영해준것으로 볼수도있다. 왜냐하면 결국 그꿈에서 조르주가 안느였다는 것인데, 안느는 죽음을 통해 집을 나가게되기때문이다. 그리고 참고로 마지막 조르주는 집안에서가 아닌 집 바깥에서 죽게되는데, 그것은 이미 집을떠난 안느를 따라잡기위한 몸부림으로 사랑을 도피하려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반어적으로 사랑을 다시 되찾기위한 행동으로 볼수도있다.
(아까말한 회상씬)
그리고 화면에 비유적의미와 복선배치는 물론 미쟝셴까지 탁월한데, 집전체는 갈색으로 시작과 끝에는 회색으로 바뀐다. 그것은 회색은 차가운분위기유지를 위해, 갈색은 둘의 사랑을 보여주면수 따뜻한 분위기 유지를 위해 비춰진다. 그리고 특히 마지막은 온통 회색빛으로 도배되며 모든문이뚤리고 그중간에 딸혼자 서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말의 강렬하고 암담한 여운을 지속시켜주며 집이라는 사랑을 나타내는 제재가 이제 더이상은 아님을 보여주기도한다. 그리고 대부분 소품들이 현대적인 느낌보다는 고전적인 느낌을 추구하는데, 그들이 추구하는 사랑이 현대적인 사랑이 아닌 고전적인, 즉 영원하고 운명적인 사랑임을 그려내기에 탁월하게 보여주기위해 배치되었다. 게다가 영화의 거의모든장면이 아름답기때문에 영화를 보는내내 눈이 즐겁기도했으며 전혀 피로되지않았다.
나는 다른 놀랐던점이 바로 배우의 연기인데 사실 주인공인 조르주배우인 장-루이 트린티냥보다는 아카데미사상 가장많은 연세의 후보로 거론된 안느역의 엠마누엘 리바의 연기가 너무나도 완벽했다. 물론 그때아카데미에는 [비스트]의 최연소후보인 쿠왈리스가 있었음에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제니퍼 로랜스가 수상하기는 했지만 그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엠마누엘 리바가 압도적이였다 생각한다. 정말 치매로 오해할만큼의 엄청난 연기력과 공허한눈빛이 정말 영화를 보는내내 영화에 집중하는데에 아주많은 역할을 했기때문이다. 물론 트린티냥의 연기조차 아주좋았다. 정말로 그 배우를 사랑하는듯한 모습과 힘들수도있었지만 모든것을 소화하는모습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내가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인 [임모르텔]에서도 등장한적이 있는 배우인데, 거기서는 조연이라 제대로된 존재감을 느끼지못했다. 하지만 이제야 엄청난 배우라는걸 세삼 느끼게되었다. 다시한번 이 두 노년배우의 연기를 보고싶다.
영화제목인 amour는 오스트리아어로 '사랑'이라는 뜻이다. 제목부터 이미 모든것을 말한것이나 다름없다. 사랑을 영원히 하기위해 더욱 사랑해야만 한다는, 아주 자극적인 결말과 잔잔한 진행이 어우러지면서 엄청난 명작이 탄생한것같다. 나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보고싶다. 될수있으면 극장에서 다시보고싶다. 정말 이런 고전적인 사랑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가 현대에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이영화이후로 미카엘 하네케감독을 엄청나게 존경하게 되었는데, 다음작품으로는 [피아니스트]를 볼까 생각중이다. 나는 9점주고싶다. 사실 나같은 사람을 제외한다면 충분히 지루할수있는 스토리이기도하고, 스토리가 완전히 탄탄하다고 보기는 힘들기때문에 10점은 차마 못줄것같다. 그래도 내인생 최고의 영화임에는 변화가없다.
첫댓글 결말 충격;;
그렇죠 근데 그런결말로 이끌어가는게 감독의 능력이였던것같아요
제가 미쟝센을 잘활용한영화를 좋아하는데.. 한번보고싶기도 하네요
한번 보세요. 후회는 안하실거에요
스포 있대서 읽다 내렸지만...볼 영화 목록에 올려둬야겠네요ㅋㅋ
사실 이런영화는 해석을위해 어쩔수없는 스포를....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는 모습이 참 슬프네요 ㅠ
그리고 중간에 " 창문으로 날아드는 비둘기를 ?아낸다." 쫓이 ?로 나오는 부분이랑
글씨 크기를 조금만 키워주셨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모바일이라 글씨크기가 안커져요 ㅠ 아 그리고 오타는 나중에 다시 수정할께요
저희 부모님이 짠하게 보셨던 기억이 나네요... 잘 읽었슴돠^^
그러시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