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이니까』(나훈아 작사/작곡)는 「심수봉」이 'MBC 대학가요제'에
나오기 2년 전인 1976년 《나훈아》에게 받아 부른 곡입니다.
「심수봉」(본명 심민경)의 데뷔 음반이었지만, 레코드사 지하 창고에
묻혀있었던 곡이었습니다.
1977년 'MBC 제1회 대학 가요제'가 크게 성공하자, 기회를 엿보던
어떤 여대생이 출사표를 던집니다. 1978년 2회 대학 가요제에
"그때 그 사람"을 들고 노크한 "심민경"은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수상곡을 뛰어넘는 큰 반향과 인기를 몰아 MBC "금주의 인기가요"와
TBC "가요 Best 7" 정상에 올랐고, KBS, MBC, TBC 신인 가수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엄청난 음반 판매에 "지구 레코드"는 「심수봉」에게
'제미니 승용차'를 선물합니다.
그러자 3년 전 곡을 만들어 음반까지 만들었지만, 흥행 성공을 확신
하지 못해 창고에서 먼지를 쓰고 있던 음반이 아쉽게 만 느꼈던
"신세계 레코드사"에서는 다시 음반을 찾아 발매합니다.
'대학 가요제'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나긋 나긋하게 부르는 「심민경」의
트롯 향기는 이미 이 『여자이니까』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여자의 감질나는 듯한 마음을 잘 표현한 가사"에
그녀의 콧 소리가 적절하게 배합 되어 귀여우면서도 성숙한 매력까지
느낄 수 있는 곡 입니다.
「심민경」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남산 '도뀨 호텔 스카이 라운지'
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1975년 여름
《나훈아》가 방문한 것을 알고 즉석에서 《나훈아》의 히트곡을 부르는
재치를 발휘합니다.
《나훈아》는 「심민경」의 재능과 가능성을 단박에 알아채고, 《나훈아》
주선으로 1976년 "신세계 레코드"에서 음반 제작에 들어가게 되고,
그 첫 곡으로 《나훈아》가 만들어 준 '혼성 듀엣곡'이 『여자이니까』였죠.
'혼성 듀엣'이라고는 하지만, 「심수봉」이 거의 혼자 부르는 곡입니다.
녹음은 마쳤지만, 무명 가수의 노래가 흥행에 성공할지 의구심을 갖고
발매는 미루어집니다.
「심민경」의 대학 가요제 성공을 본 "신세계 레코드"에서는
"대어 (大魚)"를 놓쳤다는 후회와 함께 바로 1976년 만들었던 음반을
생각해내고는, 창고에서 음반을 찾아 다른 가수의 기존 히트곡을 포함
해서 제작합니다.
표지는 「심수봉」의 『여자이니까』를 타이틀로 크게 써서 올리고.....
이 곡에서 「심수봉」("심민경"이란 본명은 '대학 가요제'에서만 쓰고는
이내 "심수봉"으로 고쳐 쓴다)은 《나훈아》와 함께 노래하는데, 남자의
목소리가 《나훈아》라는 것이 알려지자, 그녀가 부른 "그때 그 사람"이
《나훈아》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었습니다.
이후에 여러 가수들이 이 곡을 '커버'했고, 「심수봉」과 《나훈아》는
각자 이 노래를 다시 녹음하기를 여러 차례 하였습니다.
초기와 달리 중 후반기로 갈수록 「심수봉」의 소리는 비음(鼻音)이
강해지고 끙끙 앓는 소리가 되면서 더욱 뇌쇄적(惱殺的)이고, 끈적해
지는데 호불호 (好不好)가 있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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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말할까 좋아한다 말할까
아니야 아니야 난 싫어 나는 여자이니까
만나자고 말할까 조용한 찻집에서
아니야 아니야 말 못해 나는 여자이니까
사랑한단 말 대신에 웃음을 보였는데 음~
모르는 체 하는 당신 미워 정말 미워 음~
미워한다 말할까 싫어한다 말할까
아니야 아니야 말 못해 당신을 사랑하니까
사랑한다 말해요 좋아한다 말해요
아니야 아니야 난 싫어 나는 여자이니까
만나자고 말해요 조용한 찻집에서
아니야 아니야 말 못해 나는 여자이니까
사랑한단 말 대신 웃음을 보였는데
모르는 체 하는 당신 미워 정말 미워
미워한다 말할까 싫어한다 말할까
아니야 아니야 말 못해 당신을 사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