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신당神堂 ․ 지 정 번 호 : 민속문화재 제9호 ․ 지 정 년 월 일 : 2005년 4월 6일 ․ 소 재 지 : 도 일원 신당은 무속신앙의 성소聖所이다. 찾는 이의 정성이 살아 있고, 깊은 신앙심이 유지되는 성스럽고 거룩한 곳이라는 것이다. 흔히 ‘당 오백 절 오백’이라 하듯이, 제주는 예부터 무속신앙이 매우 성행했다. 현재도 자연마을 중심으로 약 300여 개 정도의 당들이 남아 있어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의 당은 형태와 성격 · 직능, 제일祭日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형태에 따라 궤형, 돌담형, 당집형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궤형은 보통 바위그늘이 드리운 곳에 자리 잡은 경우이다.
돌담형은 당 주위를 돌담으로 일정하게 둘러싼 모습의 것을 말한다. 당집형은 건물을 지어 놓은 상태이다. 이들은 서로 이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신목神木이 더해져 더욱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성격과 직능에 따라서는 마을 토주관土主官인 본향당이나 산육産育 ․ 치병治病을 담당하는 일뤠당, 주로 뱀신인 사신蛇神과 관련 있는 여드렛당, 어부와 해녀의 해상 안전과 풍요를 관장하는 해신당, 수렵 ․ 목축을 담당하는 산신당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제일을 기준해서는 축일당丑日堂, 술일당戌日堂, 오일당午日堂 등으로도 파악된다.
당에서는 당굿이 행해진다. 해당 마을의 당을 전속으로 담당하는 메인심방이 당굿을 맡고, 당신의 자손인 단골(상단골, 중단골, 하단골)이 참여한다. 단골들은 매해 당굿에 참여함으로써 일 년 동안 무사안녕과 생업의 풍요를 기원한다.
당굿의 정기적인 제의는 본향당을 기준으로 해서 음력 1월 신과세제新過歲祭, 2월 영등굿(영등환영제, 영등송별제), 7월 마불림제, 10월 시만국대제新萬穀大祭이다. 신과세제는 본향신에게 새해를 맞아 인사를 드리는 굿을 말한다.
1년 동안 당에서 행해지는 굿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단골들은 가능하면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영등굿은 2월에 제주도로 찾아오는 영등신을 맞아 농업과 어업 등 생업의 풍요를 기원하는 굿이다. 지난날에는 제주 전역에서 행해지던 굿이었으나, 지금은 주로 해안마을 중심으로 남아 있는 편이다.
마불림제는 매해 음력 7월 중순 경(13~15일)에 행해진다. 장마 기운을 날려 보내고 곡식 풍요를 기원하는 일기 조절적 성격의 무속의례이다. 하지만 성격 규정이 모호한 점도 있다. 신의청소제神衣淸掃祭와 우마증식제牛馬增殖祭로서의 성격도 겹쳐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시만국대제는 보통 10월에 곡식 수확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열리는 제의이다.
현재 4대 제일이 모두 행해지는 당은 많지 않다. 대부분 신과세제를 중심으로 의례가 남아 있는 편이다. 당에 따라서는 영등굿이나 마불림제 등이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제일은 당의 성격과 직능에 따라 달라진다. 당굿이 여태 활발히 전승되는 곳도 있는 한편, 간단히 앉아서 하는 비념으로만 행해지는 경우도 많다. 또 심방 없이 아예 단골 스스로 간단한 비념만 하고 돌아가는 곳도 있다.
당굿이 행해질 때는 당신의 내력을 말하는 ‘당신본풀이’가 구송된다. 당신본풀이는 제주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는 본풀이다. 마을의 설촌 역사와 삶의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구비전승물이다. 제주에 풍부하게 전승되는 본풀이는 소위 ‘살아있는 신화神話’로서, 현재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의 신당 중 민속자료로 지정된 곳은 송당본향당, 새미하로산당, 와흘본향당, 수산본향당, 월평다라쿳당 등 5곳이며, 모두 본향당이다. 본향당은 마을의 생산生産, 물고物故, 호적戶籍, 장적帳籍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당이다. 마을 주민들은 모두 본향당신의 자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역사성, 의례, 본풀이, 신앙민, 형태 등과 관련해 제주를 대표할 만한 당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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