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가 꽃망울을 여는 시기, 정선 함백산의 만항재는 야생화의 천국으로 변신한다. '산상(山上)의 화원'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만항재는 다양한 토종 야생화들이 울창한 숲 아래 고개를 내밀어 구름 속을 걷듯 황홀한 느낌을 선물한다.
만항재(1,330m)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포장도로로 알려져 있다. 태백시와 영월군 상동읍, 정선군 고한읍을 잇는 고개로, 위쪽의 함백산 줄기와 만나 제법 너른 공간을 가지고 있다. 쭉쭉 뻗은 침엽수림 아래 자리한 만항소공원과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의 정상 부근에 숲이 펼쳐져 드라이브를 즐기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고한 함백산 야생화축제는 매년 여름 만항재와 야생화마을에서 열리는 축제다. 특히 여름에 장관을 이루는 만항재의 야생화들은 야생화도감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꽃들이다. 만항재에 서식하는 70여 종의 야생화 중 대부분이 여름에 만개하니, 축제 기간 동안 만항재는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다.
원시 숲이 그대로 보존된 탐방로를 걸으며 싱그러운 숲의 합창을 들으면 한여름 더위는 멀리 달아나고 온몸이 초록으로 물든다. 노루오줌, 둥근이질풀, 터리풀, 구릿대 등 여름을 기다려온 야생화들이 끊임없이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이게 만든다. 인간의 생각으로 멋을 부려 식재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절로 만들어낸 산상의 화원이다.
만항재 정상 숲에서 야생화를 만나며 산책을 즐겼다면, 이제 만항마을의 야생화공원으로 내려가 다양한 체험 행사를 만나보자. 산속 족욕 체험, 야생화 페이스페인팅, 야생화분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야생화가 피어난 산책로에는 원두막 등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가족과 함께 소풍 삼아 즐기기에 좋다.
고한 함백산 야생화축제는 7월 26일 토요일부터 8월 3일 일요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