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
오, 주님!
하늘에 닿을 듯 보초병처럼 공원에 외롭게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를 보았습니다
언제 산에서 걸어 내려와 ㅏ이곳에 있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가끔씩 찾아와 보면 전혀 돌아갈 생각이 없는 표정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다 싫증이 나면
언제고 다시 산속으로 돌아가지 않을까요?
오늘은 소나무를 바라보며 별생각을 다 해보았습니다
소나무는 이야기하고 싶을 때 누구와 할까?
몸이 아프거나 다리가 아플 때 어떻게 할까?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있을까?
소나무에 기대어 한숨 쉬던 그 사람의 마음을 알까?
둘이서 좋아라 속삭이던 연인들의 사랑을 알까?
홀로 서 있어도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는
멋진 모습을 나도 배우기를 원합니다
홀로 있으면 그리움에 몸살이 날 만도 한데
늘 꼿꼿하게 서 있는 것을 보면 인내심이 대단합니다
아침에 푸름이 더 짙어지는 걸 보면
밤새도록 별들과 사랑 이야기를 나누었던 모양입니다
오, 주님!
공원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에게
기다림과 인내심을 배워야겠습니다
우리는 순간순간 흥분하고 좌절하고
기뻐할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지극히 작은 일에도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 떠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삶의 한 자락에서 마음이 큰 소나무를 만나게 해주신
주님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삶 속에 깨달음이 있어야 진정 거듭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내 생애 가운데 주님을 만난 것은 축복 중의 큰 축복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위한 기도 / 용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