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 갑질 1
담임선생님이 이례적으로 나 한 사람만을 따로 불러서 뭐라고 $#$%^%$# 진지하게 설명을 해 주셨다.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던 나는 한참을 듣고도 모르겠지만, 알겠다고 "네" 라고 밝고 기쁘게 대답해 드렸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졸업식 때 '학교장'상을 내게 줄 수 없다는 말씀을 완곡하게 몇 번이고 설명해주신 거였다.
대신에 가을철 김제교육청 주최 글짓기로 받았던 '색동회 장학금' 상장을 졸업식날 받을 거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던 거 같다.
50여년이 지나 몇 달 전 우연히, 우연히 일화기억이 기적처럼 재생된 거다.
초등학교 졸업식 때 내가 공공기관으로 부터 당한 불평등과 부조리였지만, 당시 나는 알지 못했고 따라서 상처도 없었다.
이렇게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면 양태* 담임선생님에 대한 고마움과 선생님이 느끼셨을 무력감도 전혀 모르고 지났으리라.
그때 담임 양태* 선생님께서는 참으로 속상하셨던 거 같다.
학교장과 학부모회 결탁에 의한 졸업상장 배분에 자신의 반 아이를 지킬 수 없다는 무력감은 엄청 크셨나보다.
무한한 신뢰와 기대에 찬 어린 여학생의 초롱초롱 눈망울 앞에서 굳이 안하셔도 되는 이야기를 몇 번이고 하셨으니 말이다.
당시에 나는 내막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지만, 수 십년의 세월이 흘러서 이제서야 선생님의 진심을 느껴지고 감사함이 차오른다.
이를 지난 7월 동창회에서 오다가다 추억삼아 이야기를 꺼냈더니, 동창녀석들이 분개를 하는 거였다.
(추억이지 않는가!)
우리 때 6학년은 2반으로 반당 25~6명이었는데(여학생 10명 정도) 나는 2반이었다.
상을 휩쓸어 간 친구들은 당근, 학교교육열이 높은 '불로리야' 동네 친구들로 1반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 동네 그 반은 3명이 5학년 때 이미 도회지로 전학을 갔었고, 졸업식을 마친 지영이도 상을 휩쓸고는 따라갔다.
한 남자 애는 지영이가 불로리아 같은 동네 친구 ' 명선'이를 심하게 왕따 시킨 사실을 자신은 안다며 3번이나 힘주어 반복했다.
(어머나 머스마들은 뭔 기억이 이렇게 좋다냐... @!~ )
피부 곱고 키크고 말수 적고 성적까지 좋았던 명선이는 지영이에게 왕따와 괴롭힘을 지긋하게 견디었었나보다.
명선이는 30대 후반에 무슨 암으로 일찌기 세상을 떳고, 인근동 부잣집 딸인 지영이는 서울에서 대학나오고 지금은 미쿡에 산다.
학교를 중심으로 서쪽 불로리야 동네 친구들과 사방물이 동쪽 우리 동네 친구들은 초등생 걸음새로 먼 거리이다.
한 번도 같은 반이 아니어서 3학년 말에 전입생이었던 나는 그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서 논 기억은 없다.
뙤약볕 장장한 여름날, 지영이파 공주-시녀놀음은 지영이가 벽장속에서 꺼내온 사탕 하나씩을 입속에 오물거리며 시냇가에 나가 멱을 감고 더위를 삭히었다. 3학년 말에 전학을 간 나도 한 때, 견디다가 말고, 이윽고, 끼여들고 싶어 신호를 주었는데 지영이가 받아주지 않았었다. 작년, 미국에서 고향마을을 찾아온 지영이는, '나'를 찾았다는데, 내가 그때 전화를 받지 못했었다. 어찌나 아쉽던지. 이 생에 볼 수 있으려나, 아~ 보고싶다.
# 학부모 갑질 2
어제 찾아간 기사님은 눈에 쌍꺼풀도 생겼고, 얼굴이 홀쭉해졌고, 흰머리칼로 뒤덮여 있었다.
세월이 야속하고, 실장님 괴롭힘과 왕따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 바로 느껴졌다.
오죽할까? 인생 반백년 오롯한 신앙생활에 누군가를 그새*로 호칭하게 되는 그 마음이 오죽할까?.
이야기하다가 위의 이야기를 했더니 그도 학부모 갑질 이야기를 꺼내었다.
우린 만나면 대화가 물 흐르듯 하다.
그는 정말이지 마초적 술담배 문화와 거리를 두고 화법에 집중되어서인지, 풍부하고 깊고 속이 후련해지곤 하다.
그는 지금 33살 된 딸이 초등 2학년때 학부모회장을 했었다고 한다.
봄철 학교장감 부장, 학부모들일랑 야유회를 갔다고 한다.
차량 앞에 나아가 마이크를 잡고 어쩌고 저쩌고 감사인사를 마치고 오는데, 술 취한 한 여자 학부모가 중요부위를 훑었다고 한다.
이후, 가을 철 야유회를 겪고는 이후 다시는 학부모회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신다.
학부모운영위원이 학교운영에 참여하지 않았던 학부모회 시절이다.
일차 식사후 맥주 집엘 갔는데, 술 취한 여자 학부모를 술 적게 취한 한 남자교사가 더듬고 있었다 한다.
하필 그때 여자 학부모는 나이도 그렇고, 생김새가 아내와 비슷하게 생겼었다고 한다.
아주 분위기를 망가지게 할 수 없고 해서, 클럽으로 자리를 옮겨 위스키를 한잔 씩 테이블에 마련해주었다 한다.
3년 후배인 남교사보고, 그러지 말라고 경고에도 불구하고, "내가 뭘~ :하면서, 계속 학부모와 그짓을 계속해갔다 한다.
그때만 해도 젊었었던 지라, 그 남자 교사를 뒤로 불러 패버렸다고 한다.
그 다음 날 아침에 아버지와 친구인 교감에게 전화왔는데, 왜 때렸냐고 화를 내더라는 것이다.
전화를 바꿔 받아서 성추행 팩트를 짚어주고, 외려 사과하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했더니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고 저녁 때 나타났다고 한다. 사과는 하긴 하는데, 전혀 그런 사실은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고 한다.
그 후배는 그때 회심했으면 좋았을 것을, 몇 해 전 또 성추행으로 실무사에게 고소 당해 직위해제 당했다고 한다.
나는 사립학교에서 온 10년 선배를 아는데, 이 분 다 좋고 열정적인데 술 취해 껴안고 블르스를 꼭 하려들어 분위기가 요상했다.
오늘 이야기는 거의 박물관급이다.
그때 그 시절 개판사판 학부모회 운영을 추억해보고, 학교문화를 밥줄 끊어 바꿔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박수를 보낸다.
첫댓글 동급생 던진 돌 이마 맞은 아들…父 "선생님께 알릴 이유 없어, 그만 괴롭히자"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