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40분,
코네티컷 노안크에 있는 에보트 랍스터에 도착하니..
평일[6.27, 금] 임에도 주차장에는 차들이 꽉 차있다.
마침 차 한 대가 자리를 움직여서 잠깐 기다리니 이 자리는 그늘이 진 명당이라고 엄치 척하며 떠난다.^^.
생큐.^^.
그런데 내 차는 조금 높아 그늘을 만들고 있는 소나무 가지가 차 지붕에 걸린다.
같은 자리라도 명당이 아닐 수도 있구나.ㅜㅜ^^..
아침 9시 짝님과 집을 나선다.
오늘은 보리소리 합창단 플러싱 팀 단합대회(^^)로 코네티컷 미스틱으로 가는 날이다.
미스틱 Mystic은 과거 고래잡이 출항 항구로 유명한 곳으로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그런데 수 년전 부터 뉴욕에서 이곳을 연결하는 95번 트래픽이 너무 심해 이제는 선뜩 가자는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여름이 오면 아직 이곳을 간 적이 없는 이들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가자고 말을 꺼낸다. 왜?..
하늘은 맑고 공기는 선선한 여행하기 참 좋은 날이다.
무슨 속샘인지.. 이상 기후라는 말이 매일 입에 오르듯.. 요새는 좋은 날씨가 드물어졌다.
인심이 흉흉해서인가 아니면 천심이 인간을 괘씸하게 보기 때문인가..
ㅇㅈ보살님과 ㅎㄷㅁ보살님을 만나 플러싱과 브롱스를 연결하는 화이스톤 다리를 건너 95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한다.
ㄹㄷㅁ보살님 왈
"단톡방에 미주 불자가 참가할 수 있는 한국에서 하는 3박 4일 템플 스테이 안내가 떴더라구요."
"여름에요?"
"네, 8월 26일부터인가?.."
"여름에 비행기 요금은 제일 비싼 때인데.. 봄이나 가을에 하지.. 하긴 가족이 함께 한국에 가려면 방학 기관에 가야 하니.."
여름 방학에는 학생들이 고국을 많이 가기에 비행기 요금이 비싸다. ㅎㄷㅁ보살님이..
"얼마 전 원각사에서 템플 스테이가 있어 참가했는데.. 참 좋았어요.^^"
그러자 ㅇㅈ보살님이
"지난주 혼자 보리사에서 수행을 했는데.. 좋아요. 보리사에서 템플 스테이해도 괜찮은 것 같아요."
마음이 환경에 많이 지배당하지 않으면.. 뉴저지 보리사이든 강원도 월정사이든 차이가 별로 없겠지.
그런데 우리 마음은 예민하다.
불교는 관찰을 예민하게 하며 마음은 오히려 부드럽게 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불교는 어렵다.
불교에서 말하듯 삶은 고난이 항상 하지만..
우리는 그 사이사이에 있는 즐거움을 따라 웃고 떠들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분위기 좋은 데서 맛있는 랍스터 먹자고 돌아올 적에 짜증을 일으키는 극심한 트래픽이 있음을 알면서도
지금 웃으면서 가고 있지 않은가^^..
지금 이 순간 잠깐이지만 훌훌 털고 어디로 떠난다는 이 기분.. 이것을 즐길 수 있으면 잘 사는 삶이 아닐까..
"대통령 디베이트 보았어요?. 야.. 트럼프 그 뻔뻔함.. 바이든의 어벙벙.. 진짜 둘 다 싫어요. 특히 트럼프는.."
"안 봤는데.. 민주당은 바이든 후보를 지금이라도 바꾸어야만 해요. 설사 트럼프에게 진다 해도 다음을 기다리며 바이든이 아닌 젊은 후보를 내 보내야 합니다."
"푸틴, 시진핑, 네타야후, 김정은.. 왜 이렇게 뻔뻔한 지도자들이 많은지.."
세상 사람들이 뻔뻔한 사람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어떻데 저런 자가 한 나라의 리더가 될 수 있지?.
하지만 그런 자들이 리더가 되고 있다.
ㅇㄷㅁ보살님이 "뉴포트에 있는 맨션 멋있잖아요?"
ㅂㅇㅎ보살님이 "멋있지요. 그런데 입장료가 싸지 않던데.. 요새는 얼마하는지.^^.."
미스틱에서 한 시간가량 더 올라가면 뉴포트의 맨션이 있는 곳이 나온다.
만일 일박이일 시간에 되면 뉴 포트에서 일박하며 유럽식 맨션 Newport Mansions을 보며 여행을 즐기고
다음 날 내려오면서 미스틱에서 랍스터를 먹는 여행도 나쁘지 않은데.. 오늘처럼 하루 여행으로는 시간이 부족하다.
여성분들이 많으니 참새가 방앗간에 들르듯..
Clinton Premium Outlets에 들렀다. 그런데 마땅하게 살 물건이 보이지 않았는데..
별안간 ㅂㄴㅎ보살님 샌들의 바닥이 하마입처럼 벌어졌다.
해서 당장 신발을 샀으니.. 만일 다른 곳에서 신발이 그렇게 되었다면?^^
낭패일 뻔했다. 부처님 보우하사 아웃렛에 들른 건 총기가 아니었는지.. ㅎㅎㅎ
이윽고 오늘의 목적지인 노안크에 있는 랍스터 하우스에 도착했다.
잔잔한 바다에는 많은 보트가 떠 있고.. 간간히 움직이는 보트가 눈에 띈다.
바닷가에서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바닷가에서' 일부 / 시인 오세영
작년 까지는 몰랐는데..
올해는 랍스터 롤이 눈에 띈다.
랍스터 롤은 껍질 없이 살만 발라 놓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는 껍데기에 싸인 순수한 랍스터를 주문했는데.. 사이즈가 작아 네 사람이지만 다섯을 오더 했다.^^
세 사람은 하나로 충분하다고 하는 데.. 한 사람은 둘을 입에 담으니 충분하다고 한다. ㅎㅎㅎ^^
돌아오는 길은 트래픽이 장난이 아니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있으니 나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러싱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배가 꺼지지 않아 저녁을 건너뛰었다.
오늘을 돌아보니..
그래.. 오늘은 참 좋은 날이었구나^^.
미소녀, 미소년은 예쁘다.
미소 녀, 미소 남은 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