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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44년 일본강점기 일본에 속아 광주전남에서 138명, 충청남도에서 150명, 총 288명의 어린학생들이 12~13세의 어린나이에 미쓰비시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받고 후생연금 99엔을 지급하겠다는 것에 대해 분노한 여고생이 본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저는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광주지부’ 운영위원 이며 광주서진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안다솜(17)입니다.
▲ 광주서진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안다솜 학생, 처음 ‘1인 시위’를 하면서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고 미쓰비시 퇴출운동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박성순 수습기자
제가 처음 미쓰비시에 대한 사연을 접하게 되었을 때 우리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인’들과 함께 미쓰비시 자동차 광주전시장 앞에서 할머님 두 분이 하시는 ‘1인 시위’를 돕고자 시작한 것이 저희가 주말마다 ‘10만서명운동’에 동참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 ‘1인 시위’를 도와드리려 간곳에서 저는 마음이 너무 답답했었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통성명을 하던 중, 할머님들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습니다. 긴말 필요 없이 할머님들께서는 어린 저희들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고맙다는 말씀만 되풀이 하시는 것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희들이 할머님들을 도와드리겠다는 마음을 먹고 거리서명운동과 학교친구들에게서의 서명받기를 자체적으로 시행한 첫날…, 저는 많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 상위 1%만을 위한 교육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는 것을 깨달은 10대 청소년들, 하지만 다들 공부도 열심히 한다. 지난 4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1가 삼복서점 앞에서 ‘10만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박성순 수습기자
아직은 어린 저 조차도 할머님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픈데, 왜 현대인들, 지금의 ‘어른’이라 불리 우는 사람들이 무관심도 아닌 ‘비판’을 하시는 건지요….
서명운동을 하는 저희에게 “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이런 건 왜해?”, “이런 거 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대한민국이 힘이 없고 미련해서 그런 걸 어쩌겠어”, “나랑 아무 상관없어” 등의 말들….
저희가 공부는 안하고 이런 활동을 왜 하냐구요? 저는 공부를 아예 안하는 것이 아니라 상위 1% 만을 위한 입시 전쟁보다 더 소중하고 값진 것 들이 많다고 생각 하거든요, 그래서 힘들어도 둘 다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적어도 우리 시민들의 상처받은 역사를 감싸 안으려고 하거든요…, 과거의 일 일뿐이라 구요? 그 과거의 일 때문에 한평생 고통 받으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이 계세요.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거라는 보장도 없구요….
달라지는 게 없다 구요? 여러분은 여러분들의 손으로 바꾸려는 시도조차 안하시지 않았나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겁니다. 대한민국이 힘이 없고 미련해서 어쩔 수 없다구요?
그런 대한민국에서 태어 난 게 한국 국민입니다. 지금의 당신들과 아무 상관없다 구요? 우리들의 조상님들이, 지금도 살아계시고, 살아있으면서도 마음 편할 날 없이 일본과 맞서기만 하신 우리들의 한민족이, 대한민국이 당한 일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죠? 요즘 우리들의 삶이 이기주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한스럽고, 분노 스럽고, 슬픈 사실들을….
한편 저희에게 희망을 주신 시민 분들도 계십니다. “어린 학생들이 좋은 일 하네”, “추운데 수고가 많아요”, “화이팅 하세요!!”, “이런 활동들을 돕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요?”, “아직 어린데 이런 힘든 일 하는 게 너무 대견 하네”, “어린데 대단 하네” 등등 환한 미소로 덕담으로 더욱 열심히 할 수 있게 저희들의 마음에 힘을 실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나쁜 말이든 좋은 말이든 언제나 들어가는 ‘어린학생’ 그래서 전 저희들이 더욱 더 자랑스럽습니다. 사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런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마음을 가진 청소년들이 ‘없지는’ 않으니까요.
저희의 목표는 5월달까지 서명 3000명입니다. 현재 한달 간, 한 번에 약 10명씩 5번의 주말동안 만의 실적으론 1700명 정도 됩니다. 물론,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께도 받았습니다. 목표는 3000명이지만 저는 그 목표를 거뜬히 뛰어 넘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희망’회원 분들께서 목이 터져라 외치고 발로 뛰면서 할머님들을 위한 한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이명박 대통령님!! 힘없는 어린 여고생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실 수는 없을까요? 제발…, 한평생 고통 속에서 사실 수밖에 없었던 할머님들…, 가시는 길 편안할 수 있게 일본에게 제대로 된 사과만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일본물가 100엔…, 일본에서는 물건을 사기도 힘든 금액…, 하지만 할머님들께 드리는 보상금액 99엔…, 우리나라 돈으로 고작 붕어빵 세 개 값…, 대한민국 국민의 노동착취 값이 고작 이정도 입니까? 제발 간곡히 부탁드려요….
할머님들께서 남은 짧은 생…, 편안히 발 뻗고 주무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마지막으로 우리 한국 국민이라 하는 시민 분들!!
부탁드립니다. 저희들의 마음에, 할머님들의 가슴에, 대한민국의 심장에, 비수 같은 독설은 삼가 해 주세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겁니다. 서명운동 활동을 도와 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저희가 바라는 것은 시민 분들의 한 마음과 글자 몇 개…, 제발 할머님들과 저희, 모두의 희망의 나무를 꺽지만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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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참 눈물을 흘리고 갑니다. 학생 여러분 고맙습니다.ㅠㅜ
그 깊은 마음 씀씀이와 당당한 행동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