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브래드의 사돈과 친인척 십여분이 오신다.
브래드의 부탁으로 애플과 함께 손님을 맞으러 공항에 나갔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시라 영어가 안통하다는 귀띰에 다소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손짓 발짓으로 대충 가이드를 해보라하니
이심전심....일맥상통....바디랭귀지를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비행기가 도착할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입국장 문이 열리지 않는다.
30여분을 더 기다려 드디어 손님을 맞았다.
먼저 공항환전소에 가서 환전부터 하고
차로 중앙동 부산호텔까지 모셨다.
애플은 열심히 운전하고 나는 옆에서 열심히 설명하고
영어와 한국어가 통하지 않았지만 손짓과 표정으로 둘러대니
대충 알아들으신다.
부산호텔 로비에서 숙소배정 중~
방 배정이 끝나자마자 예약된 한정식 집으로 저녁으로 먹으러 갔다.
한국의 맛을 보여드리기 위해 브래드가 특별히 주문한 음식들이 차례대로 나왔다.
덕분에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손님들이 숙소에 들어가 쉬시는 동안 우리는 광복동 트리축제에 나섰다.
온 세상이 빛으로 가득찼다.
반짝반짝~ 반짝반짝~
여기저기 온통 불빛에 인파는 파도처럼 출렁인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손에 손잡고 거리로 나서서 빛의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어머 예쁘다, 정말 예쁘다.
사람에 휩쓸려 앞으로 앞으로 밀려나갔다.
추운 날씨였지만 가슴이 훈훈해졌다.
광복로가 온통 빛으로 물든 채 낭만을 쏟아냈다.
카드로 만든 트리
와우~~~~~~~ 넘 예쁘다.
어디까지 왔을까? 한참이나 걸었다.
뒤돌아보니 온통 찬란한 빛 천지다.
시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알 수도 없다.
축하공연도 이어지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며 좋아라 좋아라 아이들 웃음소리도 넘쳐나고.
어휴 추워~
걷다보니 국제시장까지 왔다.
뜨끈뜨끈한 오뎅국물이다.
뜨거운 김이 펄펄 난다.
손을 비비면서 사람들이 오뎅국물을 마신다.
-우리도 한개 묵어볼까나?
애플과 함께 언 손을 녹이며 오뎅을 먹고 국물도 한사발이나 퍼마셨다.
뱃속이 뜻뜻한것이 참 좋다.
아따. 예까지 걸어왔으니 그냥 갈수 있나?
영화 국제시장 촬영지나 한번 보고 가세나.
컴컴한 밤에 우리는 국제시장 촬영지를 찾아나섰다.
이미 문을 닫은 점포들 사이에서 드디어 찾았다.
꽃분이네집.
주인공 덕수(황정민)네 가게.
밤 10시가 다 된 밤에 꽃분이네 간판 찾느라고 애를 많이 썼다.
덕수가 간판위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덕수야, 니 참말로 고생 많이 했다아이가.
장남으로 참 잘 살았데이.
우리는 다시 국제시장을 지나 광복로 빛의 거리를 따라 걸으면서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이 길, 바로 이길, 우리가 고등학교 다닐때 수월찮게 다녔던
이 길에 대해서도 추억을 끄집어 내며 입방아를 찧었다.
그나저나 내일은 일본인 손님들과 함께 대구로 가야한다.
어서 가서 푹 자야 할텐데~ 속히 서둘러야겠다.
발길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