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KBS와 사전 녹화한 대담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가 어제 밤 공개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두고 많은 평가가 오가는 동시에, KBS 앵커의 질문이나 진행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면1. 명품백 대신 조그마한 백
KBS 박장범 앵커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간 언론에 오르내린 '디올백' 또는 '명품백'이라는 표현 대신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 이라고 했습니다. '디올'이라는 특정 브랜드명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해가 가지만 '명품백' 대신 '조그마한 백'이라고 한 것에 대해선 의문이 남습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도 명품 가방이라는 용어 대신 외국 회사, 파우치로 의미를 축소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장면2. 부부싸움 하셨어요?
7분가량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해 질문과 답변이 오간 후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 전 박장범 앵커는 윤 대통령에게 이런 마무리 질문을 합니다. “부부싸움 하셨어요?” “전혀 안 했습니다. 하하하.” 한 주제를 마무리하면서 무거운 분위기를 가볍게 전환하기 위한 인터뷰 기술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만 그 기술이 적절했는지는 따져볼 일입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에 대해 '아쉽다'만 두 번 반복해 들은 시청자 입장에선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장면3. 대통령 의자 앉아본 앵커
어제 대담은 중간 중간 대통령 집무실이나 회의장 곳곳을 대통령이 직접 소개하는 볼거리도 있었습니다. 심도 있는 대담에 방해된다는 평가도 있지만 반대로 평소 대통령의 공간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불쑥 박 앵커에게 대통령 자리에 한번 앉아보라고 하자 알겠다고 하면서 자리에 앉는 장면이 나옵니다.
재미를 위한 요소로써 그럴 수 있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시청자의 비판을 받는 이유는 정작 '꼭 있어야 할 것'은 빠진 채 저런 '부차적인 요소'만 들어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답변은 시원하지 않은데, 질문자인 앵커는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잠시나마 대통령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라며 '의자 앉기 체험'을 하고 있으니 아쉽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