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아실 이
시/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볼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 (詩) 해설 나태주 시인
시에서 첫 문장은 신이 주시는 선물이다. 라는 말이 있다. 어찌 그
런 문장이 누구에게나 항용 허락되겠는가. 하지만 시를 읽다가 문
득 그런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해 본다. 왜 내가 생각하고 있던 문장이 여
기 와있는 거지? 이걸 내가 썼어야 하는데 이미 누군가 써버렸네!
그것은 실망이고 쾌재이고 또 야릇한 기쁨, 감동이다. ‘내 마음을
아실 이’가 그렇고 중간에 이르러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는
더욱 그렇다.
(해설자 약력)
*1945년 충남 서천군에서 태어났다.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71(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50년간 끊임없는 창작 활동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 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국민 시인
시집, 산문집, 동화집, 시화집 등 100여권
공주 문화원장, 소월시 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박용래 문학상.
유심 작품상 등외 다수
첫댓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새봄은 만산에 억척스럽게 꽃 피어 만발하고
내 마음에도 억척스럽게 피어나는 꽃 사태... 그 물결짐에 마음만 무거워
봄날엔 나두 잠못들어 하노라.
지금도 내 그리운 이는 어디메 꽃같이 피어서 날 그립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