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내 몸에도 사계절이 있단다
항상 설레이는 시인으로 살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찬미를 노래하는 나의 입은
봄인 것 같고
항상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나의 마음과 가슴은 여름인 것 같고
항상 단풍빛의 그리움을 안고 사는 나의 마음과
고독이 출렁이는 나의 눈은 가을인 것 같고
항상 참을성 있게 비워두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차디찬 손은 겨울인 것 같고
이렇게 말해도 말이 되는 걸까?
-『세계일보/詩의 뜨락』2023.10.26. -
〈이해인 시인〉
△1945년 양구 출생.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출간하면서 작품 활동. 시집으로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엄마와 분꽃’ 등 다수. 새싹문학상, 여성동아 대상, 부산여성문학상, 천상병문학상 등 수상.
Steve Raiman - After The Rain / Piano Cover By Shuy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