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루스 : 13살 초등학교 6학년이에요 ^ ^
★새싹소설 3번방에서 [내가 반한 연상의 그녀] 연재했어요.
30편 넘었구요.
★패러디 작품은 문근영과 김래원 주연인 [어린신부] 이에요.
★우수작가 되면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인소닷에서 활동할게요! 아자!!
[어린신부]
++실연당한 정우와 그를 남몰래 좋아한 보은의 친구 혜원 이야기++
-잠깐 앞장면 설명-
결혼한 상민을 놔두고 같은 학교 선배인 정우와 사귄 보은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정우가 아닌 상민인 것을 알고, 학교 축제날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상민에게 고백한다.
보은은 무대 안 사람들이 모두 축하하는 가운데 상민에게 안겨 행복한 표정을 짓고,
그런 둘을 정우가 뒤쪽에서 바라본다.
보은의 친한 친구 혜원은 남몰래 좋아해오던 정우가 자신의 친구로 인해 슬퍼하는 것을 보고 위로한다.
"저…정우 선배. 괜찮으세요?"
무대 위에서 행복해하는 보은과 상민을 보는 정우의 얼굴은 비록 웃음을 걸고 있었지만 눈동자는 슬퍼 보였다.
그런 정우가 안돼보여 옆에 있던 혜원이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어? 응…괜찮아."
"힘내세요. 보은이도 교생선생님, 아니 상민 씨랑 행복해할테니까 그만 잊으시구요.
다음에 만났을 때는 웃는 얼굴로 대해야죠."
혜원은 그래놓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느꼈다.
혹시나 정우 선배가 자신이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채면 어쩌나, 하고.
"하하. 내가 그렇게 동정할 정도로 안돼 보였나? 이런."
"네? 아,아니에요, 선배…. 기분나쁘셨다면 죄송하구요."
"괜찮아. 그런 뜻으로 한 게 아니니까. 아, 그러고 보니까 너 보은이랑 친한 친구지?
2학년 1반 이혜원. 맞지?"
"아…네."
비록 '보은이의 친한 친구' 라는 수식어가 뒤따랐지만 그래도 혜원은 기뻤다.
당장이라도 아무나 붙잡고 떠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 이름을 기억해주다니….
"어라? 어디 아파? 얼굴이 빨개졌는데."
"아,아니요…."
시원하게 웃으면서 혜원의 이마를 짚어보는 정우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평소 자신이 좋다고 고백해오는 남자애들과는 다르게,
이 사람 앞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심장이 어디 갈 것처럼 세차게 뛰어대었다.
"자, 가자! 저 닭살 커플 언제까지나 안고 있으려나. 보내줄려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보니까 눈꼴 시려서 못봐주겠네. 우리끼리 가서 맛있는거 먹자!"
"좋아요!"
상민에게 안겨 무대 사람들에게 V자를 그려보이는 보은에게 살짝 웃어준 뒤, 속으로 빌었다.
'보은아…. 이제 너 상민 씨랑 잘 되었으니까, 나도 잘 되게 빌어주라. 나 정우 선배 진짜로 좋아한단 말야….'
"우와~ 맛있다. 그치?"
정우가 맵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면서 후루룩 물 한 컵을 급하게 들이켰다.
"천천히 드세요. 그러다 체해요."
"어? 지금 나 걱정해주는거야?"
"네?"
"와. 혜원이 남자애들한테 인기 많은 퀸카라고 들었는데. 그런 사람한테 걱정하는 소리 들으니까 기분 좋은걸~"
"…."
이번에도 혜원은 슬그머니 고개를 숙였다. 두 볼이 또 빨개진 것 같았다.
"어서 먹어. 그렇게 깨작대니까 살이 안 찌지.
내가 널 업거나 안아본 적은 없지만 그냥 척 보기에도 너무 말라보인단 말야.
날씬한 게 좋긴 하지만, 너무 비쩍해도 보기 안 좋아."
"알았어요, 정우 선배."
위로받기 보다는 도리어 남을 걱정해주는 정우를 보고 참 착한 사람이라고 새삼 느끼며 혜원은 신나게 떡볶이를 입 안으로 가져갔다.
"어디 갈래?"
"음…놀이공원! 어때요?"
혜원이 밝게 웃으며 정우의 팔을 잡아끌었다. 정우도 환한 웃음을 걸며 대답했다.
"하핫. 놀이공원은 초등학교 이후로 안 와봤는데…뭐, 나름대로 좋겠지!"
놀이공원에서 간식을 먹고, 놀이기구를 타고, 혜원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정우는 단 한번도 침울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늘 보기 좋은 웃음을 띠고 있었지만, 혜원은 그런 정우의 모습이 자기 나름대로의 슬픔을 표출하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세상에는 아픔을 펑펑 울어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악물고 꾹 견디는 사람도 있고,
겉으론 강한 척 하지만 속으로 모든 걸 내뱉는 사람,
친구에게 모든 걸 속시원히 털어놓는 사람,
혹은 정우처럼 아플 때 웃음으로써 치료하려는 사람도 있다.
그녀는 이 악물고 꾹 견디는 타입에 속하지만,
정우는 웃음으로써 현재의 실연을 덮으려 한다. 그게…가장 고통스러울 거다.
실은 울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 정우는 지금 그런 상황이다.
"이혜원!"
"네…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해? 공부 잘한다고 소문났더니, 여기 와서도 설마 전날 배운 거 머릿속으로 읊어대고 있는건 아니겠지?"
"아,아뇨!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 정우 선배와 신나게 확 스트레스 풀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이었어요."
"어라. 이제보니 공부만 잘하는 게 아니라 노는 것도 화끈하게 하는구나! 완벽하네, 이혜원."
"선배도 완벽해요. 성적도 상위권이라고 들었고, 무엇보다 야구를…잘하잖아요."
"야구?"
"네."
"훗. 뭐, 그렇긴 하지. 야구는 내가 기쁨이나 슬픔, 그 어느 거라도 한꺼번에 날려보낼 수 있는 거거든.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저기 저, 푸른 하늘에 말야. 마음껏."
"네에."
"자, 가자! 어째 이야기가 철학 쪽으로 흘러가 버린 것 같다.
바이킹! 맨 끝에 자리 비었네! 빨리 가자~"
토끼 모양 머리띠를 쓴 혜원에게 재촉하며 바이킹 쪽으로 뛰어가는 정우의 뒷모습을 보면서,
혜원은 이 순간만은 보은 못지 않게, 아니 그것보다 더 행복했다.
"다왔어요. 여기가 제 집이에요."
"2층 주택이네."
"네. 제 방이 2층에 있어요."
"좋겠다. 자, 그럼 들어가고! 부모님이 걱정하시겠다. 너무 늦게 들어가서."
"괜찮아요. 부모님 지금 외국에 나가시고 안 계셔요."
"하하. 그래. 그럼 잘 들어가라! 나 이만 갈게!"
정우가 혜원의 흑단 같은 머리 위에서 달랑거리는 토끼 머리띠를 제대로 고쳐씌워준 다음,
돌아서려고 할 때…
"저, 선배."
"어?"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이혜원, 넌 할 수 있어.
지금 고백하지 못하면 언제 또 기회가 생기겠어.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돼.
몇 년 동안 좋아해왔잖아. 이혜원, 넌 할 수 있어!
혜원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눈을 꼭 감고 소리쳤다.
"선배, 좋아해요! 저랑 사겨요!"
"……."
'치…실패했나. 하긴, 오늘 실연당했는데 다른 애로부터, 그것도 차인 애의 친구한테 고백받는 거, 기분 나쁘겠지.'
혜원은 실패했다는 생가에 풀이 죽어 뒤돌아 서려 했다.
"야! 이혜원! 나 아직 대답 안했다. 왜 먼저 가려 해?"
정우였다. 그는 멍한 혜원에게 다가와서 이마에 베이비키스를 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좋아. 내가 아직 보은이를 잊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귀자. 너를 좋아하도록 노력할게."
"네…네?!"
"뭐야. 반응이 왜 그래? 다시 한번 말한다. 사귀자.
보은이, 이젠 가슴 속에 묻을 거니까 걱정 안해도 돼."
"…."
"좋,좋아요!"
혜원이 별안간 눈물을 흘리며 정우에게 폭 안겼다.
"에~ 그렇게 좋아? 눈물을 흘릴 정도로?"
"네! 너무너무 좋아요!"
"자, 보은아, 아~ 해. 오빠가 먹여줄게."
"으이구. 닭살이다, 이상민!"
"치. 야! 쟤네들 좀 봐! 혜원이 잘 받아먹잖아! 쟤처럼 좀 다소곳이 받아먹으면 어디가 덧나냐?"
"아, 몰라 몰라!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커플이겠지!
어쨌든, 난 그렇게 온몸에 소름이 줄줄 돋는 짓은 못해!"
혜원은 정우가 집어준 감자칩을 아그작 씹어먹으며 정우와 마주보고 웃었다.
…쟤네들은 우리가 전에 '닭살커플' 이라 칭한 걸 모를테지!
"우씨. 야! 니네, 그렇게 티내면 좋냐?! "
보은이 자기 뜻대로 따라주지 않자 괜히 심술이 난 상민이 맞은편에 앉아있는
정우, 혜원 커플을 노려보며 퉁명스럽게 소리쳤다.
"당연히 좋죠, 교생선생님!"
"당연한 거 아니에요, 상민 오빠?"
똑같이 소리친 그들은 즐거운 듯 V자를 그려보였다.
앞에서 보은과 상민이 그들을 보는 시선이 매우 따가웠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이제 더 이상 사랑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먼 길을 돌아 만난 보은과 상민, 그런 보은에게 잠시 휴식처가 되어주었던 정우.
그래서 그녀가 떠난 뒤에 아파했던 그.
그런 휴식처에서 쉬고 싶어 늘 주위를 맴돌았던 혜원.
넷은 모두 행복을 찾았습니다.
Happy Ending─────────━♡、
-The End-
헤헤^^ 단편이라고 하기엔 좀 긴 듯 싶네요.
어쨌든 잘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