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서 폭탄테러로 한국인 4명 사망
한국인 사망자 남녀 각각 2명
외교통상부, 현지에 영사 급파..외신들 '자살폭탄테러' 추정
예멘 남동부 하드라마우트주(州)의 고대 도시 시밤에서 폭발물이 터져 한국인 관광객 4명과 예멘인 1명이 숨졌다.
예멘당국은 이 사고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현지에 영사를 급파해 현장조사에 나섰다.
한국인 사망자는 박봉간(70.서울 삼성동), 김인혜(64.여.서울 목동), 주용철(59.서울 암사동), 신혜윤(55.여.암사동)씨 등 4명이다. 이 가운데 주씨와 신씨는 부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상자는 홍선희(54.여.서울 상도동), 박정선(40.서울 홍제동), 손종희(암만 현지 거주) 씨 외에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명 등 모두 4명으로 알려졌다.
AP 통신은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자살폭탄 테러범 1명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공격해 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예멘 보안관리들은 이날 공격이 한국인 관광객들이 시밤 인근에서 사진을 찍던 중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지의 다른 관리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살폭탄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보안 관리는 AFP 통신에 "관광객들이 시밤 시가 내려다보이는 '카잔(Khazzan)' 언덕에서 일몰을 배경으로 건물들의 사진을 찍고 있을 때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한 관리는 매설된 폭탄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사건이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5시 50분경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한국 관광객단은 18명으로 구성됐고 폭발로 4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예멘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부상자들은 40-50대의 남녀인 것 같다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밤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역으로, 높이 솟은 진흙 벽돌 빌딩이 있어 '사막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집안이 대대로 살아온 예멘에서는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0년 10월에는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폭탄을 적재한 소형 보트를 타고 예멘 아덴항에 정박해 있던 미 해군 구축함 콜 호를 공격했다. 이로 인해 미 해군 17명이 숨졌으며, 2007년 7월에는 예멘 중부 고대 사원에서 자살폭탄테러로 스페인인 8명과 예멘인 2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하드라마우트주에서 벨기에 관광객 2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두달 뒤인 지난해 3월에는 미 대사관을 겨냥한 박격포 공격으로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알-카에다 예멘 지부는 올 1월 인터넷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및 예멘 지부를 '아라비아 반도 알-카에다'로 통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조직은 나세르 알-와하이시로 불리는 예멘인이 이끄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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