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 영묘향(靈猫香), 해리향(海狸香), 용연향(龍涎香)을 4 대 동물향료라고 부르는데 그 중 제일은 사향이다. 사향은 세상 사람들로 부터 제향지관(諸香之冠)이란 영예를 얻었다. 일본에서는 사향을 사미취(四味臭)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사향은 향기가 농축되어 있으므로 몇 배를 희석해도 짙은 향기가 그대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현대 화학 분석 결과 사향의 향기의 주요 성분은 사향키톤사향동(麝香 : Ketone : C16 H30 O)이다. 이것은 일종의 명귀한 향료임과 동시에 인체내에서 개규(開竅), 활혈(活血), 통경락(通經絡)작용을 하는 주요 성분이다.
동한(東漢) 때 명의 화타는 사향과 정향(丁香)과 단향(檀香) 등으로 향대(香袋)를 만들어 폐로토혈(肺吐血)을 치료하기 위하여 환자의 병실내에 걸어 두었다. 당나라 때 사향을 먹(墨)의 원료와 섞어 사향먹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송나라 때 홍추재(洪芻在)는 그의 저서 향보(香譜)중에 보면 사향을 여러 종류의 식물성 방향과 혼합하면 여러 종류의 향료를 만들 수 있다고 기록해 놓았다. 예를 들면 옷감 속에 넣어도 되고 벽에 칠해도 좋고 술과 식품 속에 첨가제로 사용해도 된다고 기술되어 있다.
외국에서도 사향을 벽에 칠한다. 아프리카주 서북부 지중해와 대서양 연안에 자리잡고 있는 회교국 모로코(Morocco)의 고성(古城) 마라커시(Marrakesh)에 우뚝 솟아 있는 높이 67 미터의 이슬람교 사원(寺院 : Mosque) 탑(塔)은 이슬람 국가의 최고 통치자인 술탄(Sultan)의 명령에 의하여 서기 1195 년에 건조되었다. 지금 까지 815 년 동안 사향의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 왜냐하면 960 개 주머니의 사향을 혼합한 각종 명귀 향료가 탑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복건성(福建省) 천주(泉州)에 회교도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서기 1009 년 송나라 때 이곳에 이슬람교의 성원(聖院 : Mosque)을 건립하고 청진사(淸眞寺)라고 불렀다.
사향은 2 천년 전 부터 중국에서 한약으로 사용되었다.
본초경소(本草經疏)에 보면 "사향(麝香), 기향방열(其香芳烈), 위통관리규지상약(爲通關利竅之上藥)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사향은 그 향기가 진하며 개규의 상품약이다." 는 뜻이다.
명청(明淸) 년간에 유약금(劉若金)의 본초술(本草述)에 보면 "사향지용(麝香之用), 기요재능통제규일어(其要在能通諸竅一語)"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사향의 용도는 우리 인체에 있는 7 규(七竅 : 일곱 개의 구멍)를 통해 준다고 한 마디로 요약해서 말할 수 있다." 는 뜻이다.
옛날부터 많은 명방(名方) 중에 주약(主藥)은 모두 사향이 들어있다. 임상에 사용되는 사향의 다섯 가지 작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규성뇌(開竅醒腦) 작용이다. 중풍과 경간(驚癎)과 졸연도지(猝然倒地)와 신지혼미(神志昏迷)와 지궐담용(肢厥痰涌)시 사용되는 지보단(至寶丹) 등에 사용된다.
둘째 거어료상(祛瘀療傷) 작용이다. 질타내상(跌打內傷)과 풍습골통에 사용되는 칠리산(七厘散)과 사향지통고(止痛膏) 등이다.
셋째 소옹배농(消癰排膿) 작용이 있다. 예를들면 옹저종독(癰疽腫毒)에 사용되는 육신환(六神丸) 등이다.
넷째 최산하태(催産下胎) 작용이다. 예를들면 태사복중(胎死腹中)과 포의불하(胞衣不下)에 사용되는 향계산(香桂散) 등에 사향이 들어 있다.
다섯째 선비통양(宣痺通陽) 작용이다. 예를들면 흉비진심통(胸痺眞心痛)에 사용되는 소합향환(蘇合香丸)과 사향보심환(保心丸) 등에 들어 있다.
<신비한 사향 주머니>
한국, 몽고, 인도, 러시아 등지에서 사향이 생산된다. 중국은 세계에서 제일 사향 생산량이 많은 국가이다. 중국내에 서식하는 사향노루는 원사(原麝)와 임사(林麝)와 마사(馬麝)의 3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원사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원사의 몸의 길이는 85cm 좌우이며 체중은 12kg 좌우된다. 꼬리는 짧고 뒷발이 앞발보다 길다. 눈은 크고 둥그렇게 생겼으며 귀는 토끼의 귀처럼 크다.
사향은 중국내의 동북지방, 화북, 섬서, 감숙, 청해, 신강, 사천, 서장, 운남, 귀주, 광서, 호북, 하남, 안휘 등지에서 생산된다. 그중 서남지방과 섬서와 감숙지방에서 제일 많이 생산된다. 사향노루는 바위가 많고 침엽수가 많은 곳과 활엽수가 많은 곳에 서식하며 홀로 사는 것을 즐긴다. 하루 중 새벽과 황혼 때만 활동한다. 사향노루는 겁이 많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달리기를 좋아하고 솔나무, 전나무, 히말라야삼목(杉木 :Cedrus deodara)의 어린 가지와 잎을 먹고 땅에 서식하는 이끼류를 먹으며 잡초도 먹고 각종 야생 열매도 따먹는다.
당나라 때 시인 두보(杜甫)는 안사지란(安史之亂) 후 감숙성 천수(天水)에서 유랑생활할 때 산사(山寺)라는 시를 썼다. 이 시속에 "사향면석죽(麝香眠石竹)" 이라는 시구가 나온다. 다시 말하면 "사향이 석죽 사이에서 잠을 자누나!" 라는 뜻이다. 두보는 그 당시 맥적산(麥積山)에서 사향노루를 많이 본 것이 틀림없다.
현재 운남성과 귀주성과 사천성에 야생 사향노루가 많이 증식되어있다. 사향의 값이 금값과 비슷하므로 사람들은 사향노루 사냥을 많이하여 지금은 사향노루의 숫자가 경감되었으므로 국가에서 2 급 보호 동물로 지정하고 수렵을 금지시켰다.
이시진은 본초강목에 "사지향기원사(麝之香氣遠射), 고위지사(故謂之麝)" 라고 기록해 놓았다. 다시 말하면 "사향의 향기는 멀리 발산한다. 그래서 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는 뜻이다. 사(射)와 사(麝)는 똑 같은 발음이다. 사향은 수 사향노루의 향주머니 속에서 취한 것이다. 수 사향노루의 배꼽과 음경(陰莖) 사이에 한 개의 선낭(腺囊)이 있다. 이것을 사향낭이라고 부르는데 난원형(卵圓形)이다. 이 선낭 속에서 짙은 갈색의 향기가 강열한 유지(油脂)가 분비된다.
수 사향노루가 생후 1 년 3 개월 되었을 때 부터 사향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이때 분비된 사향은 유백색이며 향기가 없다. 두 살 반 부터 향기가 나기 시작한다. 이때 분비물의 색깔은 얕은 커피색깔이다. 세 살때 사향노루는 완전 성숙한다. 그때 분비물은 향기가 짙으며 커피 색깔과 똑같다. 일반적으로 세 살 때 부터 열 세살 사이가 사향 생산이 왕성한 시기이다. 한 마리의 수 사향노루에서 매년 10 그램 좌우 사향이 생산된다. 15 세 이후 부터는 사향생산이 대폭 감소된다.
한(漢) 나라 때 고적에 보면 사향은 수 사항노루의 정액과 요액(尿液)이 혼합되어 형성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양(梁)나라 때 도홍경(陶弘景)의 본초경집주(本草經集注)에 보면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청나라 때 조병장(曹炳章)은 정초암(鄭肖岩)의 저서 "위약조변(僞藥條辨)을 정정할 때 "충의입제성사(蟲蟻入臍成麝)" 라고 기록해 놓았다. 다시 말하면 "벌레와 개미들이 사록의 배꼽 속에 들어가 사(麝)가 된다."는 뜻이다.
수 사향노루는 때때로 네 발굽을 하늘을 향하여 번쩍 쳐들고 풀밭에 누어있는 습관이 있다. 그러므로 사록의 배꼽은 태양을 흠뻑 쪼인다. 이때 문(蚊 : 모기), 예(蚋 : 파리 매), 승(蠅 : 파리), 의(蟻 : 개미) 등과 같은 곤충들이 배꼽 속에 꽉 차면 곤충에 물려서 배꼽이 가렵고 아프기 시작한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배꼽이 오무러 들어 수축된다. 배꼽 속에 들어있는 수 많은 종류의 곤충들은 사향주머니 속에서 같여 사향노루의 배꼽이 자꾸만 조여짐으로 결국 질식하여 죽고 만다. 배꼽 속에서 유지상 물질은 점점 더 많이 분비되어 배꼽 속에 축적된다. 이때 분비되는 향지(香脂)를 초두사향(草頭麝香)이라고 부르며 품질은 3 등급(等級)이다.
사록의 배꼽 속에 벌과 갈(蝎 : 전갈)과 오공(蜈蚣 : 지네) 등이 들어가 분비되는 향지는 홍두(紅頭)사향이라고 부르고 그 품질은 2 등급이다.
만일 독사가 사향노루의 배꼽 속에 머리를 들이박고 배꼽속의 분비물을 빨아 먹을 때 사록이 깜짝놀라 배꼽을 수축함과 동시에 벌떡 일어나 광분(狂奮)하여 도망가면 독사의 머리는 점점 더 배꼽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사록이 계속 달리며 산을 넘고 고개를 넘을 때 가시에 찔리고 나뭇가지에 스쳐 달리는 도중 독사의 몸뚱이는 끊어지고 독사의 머리 부분 만 사록의 배꼽 안에 남아 배꼽이 계속 수축되므로 독사의 머리는 부서져 버린다. 이때 분비되는 향지는 사두(蛇頭)사향이라고 부르며 향기가 제일 짙으며 오래도록 흩어지지 않는다. 사두사향은 북채로 북을 치면 북이 곧 울리는 것 처럼 사용하자 마자 효과가 있다. 사두사향의 품질은 1 등급이다.
현대 연구에 의하면 수 사향노루가 향유지(香油脂)를 분비하는 것은 암 사향노루를 유인하기 위한 것이다고 한다. 매년 가을이 지나면 암 사향노루는 발정(發精)을 한다. 수 사향노루는 이때 대량으로 향지를 분비한다. 암 사향노루가 산속을 헤매다가 이 냄새를 맡고 졸졸 따라가서 수 사향노루를 만나 즐겁게 교배한다. 그러므로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돌아 올 무렵이 사향을 채취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이다.
그러나 옛날 사향노루 포수들은 매년 3, 4 월과 7, 8 월이 사향노루 채취 시기라고 말했다. 수 사록은 견치(犬齒)가 입술 밖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안쪽을 향하여 굽어 있다. 료아(牙)라고 부르는데 흉악한 이빨이라는 뜻이다. 암 사향노루는 견치가 입술 밖으로 튀어 나오지 않았다.
견치로써 암 수 사향노루를 구별한다.
사향 주머니가 있는 곳의 뱃가죽을 칼로 도려내어 사향 주머니를 떼어낸다. 반드시 그늘에서 말려야 되며 긴 털은 깍아 버린다. 이것이 정사향(整麝香)인데 모향(毛香)이라고도 부른다. 사향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작은 알맹이를 끄집어 낸 것을 사향인(麝香仁) 혹은 산향(散香)이라고 칭한다. 작은 사향 알맹이들이 서로 뭉쳐 있는 것은 당문자(當門子)라고 부른다.
사향은 귀한 약재일 뿐만 아니라 고급 향료로 쓰며 가격이 높음으로 폭리하기 위한 상인들이 많음으로 가짜가 매우 많으니 주의를 요한다.
사향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를 구별하는 간단한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손가락으로 비벼본다. 유연감이 있으며 손가락에 아무 것도 묻는 것이 없어야 한다.그리고 서로 엉켜 붙지 않아야 한다. 손가락으로 비비고 난 후 색깔이 손가락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
둘째 벼루에 있는 먹물 속에 사향가루를 조금 넣으면 먹물이 홍해(紅海) 갈라지듯 나누어 진다.
셋째 파줄기를 사향 주머니 속에 몇 차례 집어넣었다 뺐다 했을 때 파냄새가 전혀 나지 않으면 진품(眞品)이다.
넷째 대접에 물을 붓고 수면위에 재를 조금 뿌린다. 그 위에 사향을 조금 떨어뜨렸을 때 진품일 경우 재가 흩어지지 않고 처음 상태 그대로 있다.
다섯째 사향을 조금 입속에 넣고 씹을 때 자극이 강하다. 쓰면서 약간 매운맛이 돌며 설근(舌根)까지 짙은 향기가 도달되며 목구멍 까지 톡톡 쏘며 아리다.
여섯째 향기가 짙으므로 오래 냄새를 맡아도 똑 같은 냄새가 나야한다.
일곱째 유발(乳鉢 : 막자사발) 속에 산향(散香)을 넣고 갈때 모래 갈리는 소리가 나거나 연하지 않고 딱딱한 감이 들면 가짜다.
여덟째 사향인을 물속에 조금 집어 넣었을 때 물위에 둥둥 뜨면 진품이다. 물 밑으로 가라앉는 것이 있으면 잡것이 섞여 있는 것이다. 진품은 물 색깔이 옅은 황색이며 향기가 짙다.
아홉째 후라이 팬 위에 놓고 열을 가하면 처음엔 갈라지며 툭툭 뛴다. 녹아서 팽창되면 거품이 일어나고 물방울이 올라와 흡사 진주 알맹이와 똑 같다. 한편 향기는 사방에 퍼진다. 타고 남은 재는 백색이거나 회백색이며 탈 때 털이나 고기 타는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 불꽃을 내지않고 타는 것이 진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