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단편] 더운 여름 어느 날 [1]

[DIARIN]

"더워어~!!!"



복도 창가에 위치하고 있는 줄에서 가장 끝, 책상에 얼굴을 푹 묻고 있던 소율이 징징거리는 목소리로 거의 비명에 가깝게 외쳤다. 그러나 아무도 소율을 보지 않았다. 지금은 점심시간. 점심시간 중에서도 예비종이 울리기 6분 전 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살인적인 더위에 이 반에 앉아 있는 아이들 모두 녹초가 되어 소율과 똑같이 책상에 엎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움직였다 하면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습도도 많고 덥기도 더운 날씨.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7월. 방학보다 시험을 앞두고 있건만, 아이들은 시험보다 지금 현재 봉착해 있는, 더위와의 싸움에서 이미 녹다운 되어있었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날씨가 34도를 넘어간다고 했다. 그러나, 소율은 모른다. 복도 창가 쪽이 그나마 낫다는 사실을. 창가 쪽,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쏘아지듯 들어오는 저쪽은 사람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더위에 녹다운 되어버린 아이들이 축 늘어져 책상 위에 엎어져 있는 교실. 교실은 조용했지만, 복도는 시끌시끌했다. 아마도 이열치열이라고, 더위는 뜨거운 것으로 다스리려는 생각이겠지. 그러나,



"좀스럽게 복도가 뭐냐…."



자신에게만 들리도록 조그맣게 말하고 책상에 도로 엎어져 버리는 소율이었다. 나무는 열을 먹던가? 잠깐 몸을 뗀 것으론 시원해지지 않았다. 책상 덮개라도 하나 마련해 달란 말이다 이사 측아… 돈도 많으면서 좀 풀어라…



한숨을 쉬며 다시 책상에 엎어진 소율. 남은 점심시간을 계산하면서 한숨 자 두려던 때,



콰당탕!



딱딱한 복도 바닥과 책상 내지는 걸상이 충돌하면서 나는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더위로 인한 숙취 비슷한 상태.



머리가 울린다~!!!



"더워 죽겠는데 심미안을 어지럽히고 지X이냐 지X이!!"



"미안해… 미안해…."



"퍽!"



"미안하면 알아서 꺼져야 할 거 아냐!"



더운 날 심미안이라는 것을 어지럽혔다는 어이없는 이유 하나로, 키 175는 넘어 보이는 남자아이 하나가 여자아이를 걷어차고 있었다. 한 번 걷어 찬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걷어차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몸을 웅크리면서 조금이라고 맞는 면적을 줄이고 있었다. 주위에서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고만 있을 뿐 도와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



뒷문으로 그 장면을 보고 있었던 소율은 발길질을 가하고 있는 남자아이의 어이없음에 픽 하고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도와 줄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 저것은… 누가 도와준다고 해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도와준다면 오히려 희생자만 늘어나게 될 뿐.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저런 취급을 당하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저런 취급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본인에게 있는 문제. 소율이 봤을 때, 남자아이에게 발길질을 당하는 여자아이는 잘못이 없다.



"괜히 움직여서 땀 냈네."



관심을 끊어버린 소율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엎어지려 했다. 하지만.



"…거 참…."



여자아이는 자신에게 처한 문제를 돌파할 해결책을 찾은 듯 싶다. 약간 문제가 있는 방향으로.



"니가 있으니까 교실 온도가 올라가잖아! 꺼져! 제발 꺼져!"



"……."



"아~!!! 정말 짜증나네… 왜 자꾸 이거랑 한 반이 되는 거야!! 너 제발 좀 꺼져라… 엉!"



"……나라고…."



"뭐?"



"나라고 좋아서 너 같은 거 하고 같은…!!"



"퍽!"



"어쭈 이것 봐라? 이젠 말대꾸도 하네? 야 이…!!"



"퍽!"



다시 한 번 발길질을 가하려는 남자 아이. 하지만 여자아이를 걷어차기 전에 퍽 소리가 들렸으며,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남자아이가 거의 무조건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는 남자아이의 사타구니에 보이는, 조금 세게(퍽 소리가 났는데 과연 조금일까?) 걷어찬 듯한 발바닥. 그리고 그 뒤에서 들리는 발바닥 주인의 목소리.



"덥다. 웬만해선 움직일 일 만들지 말자."



까만 머리카락에 까맣고 동그란 눈. 그리고 동양인의 것이 확실한 건강한 상아색 피부. 더위에 푹 절은 소율이 흐느적거리면서 사타구니를 걷어찬 발을 내렸다. 동시에 여자아이를 괴롭히던 남자아이가 풀썩 쓰러졌다. 그리고,



"으아아! 으아아!"



괴성을 지르면서 복도를 구른다.



띠리리~



점심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수업시작의 멜로디.



"잠도 못 잤네. 후아암…."



하품을 하면서, 소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교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복도에 나와 있던 아이들도 교실로 돌아갔다. 남은 사람은 아직도 괴성을 지르면서 복도를 구르는 남자아이와, 조금 전까지 그 남자아이에게 발길질을 당했던 여자아이.




**




시원하게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 조그마한 사무실. 사무실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게, 책상은 단 세 개. 중간에 고급은 아니지만 견고하게 보이면서 편안하게 보이는 쇼파와 테이블. 한쪽 벽면엔 50이상의 치수를 자랑하는 벽걸이 텔레비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탐정 사무소를 연상하게 만들지만 시원한 이 사무실에 들어온 키저는 어깨에 매고 있던 책가방을 맞은편 쇼파에 던지고 긴 쇼파로 다이빙했다. 밖을 비교한다면 천국이로다…



레기오.



이 사무실의 이름. 동시에 이 사무실에 속해 있는 세 명의 아이들의 단체의 이름. 단 셋이다 보니 단체보다는 모임에 가까웠지만, 셋이라도 단체는 단체다. 영국(잉글랜드)은 세 명만 모여도 클럽이 만들어진다고 하지 않더냐.



두리두리 둘러보니 사무실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에어컨이 돌아가?



"……."



시원한 사무실에 멍하게 누워 있던 키저는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기지개를 켜면서 늘어지게 하품. 때문에 늑대의 것처럼 길쭉하고 날이 선 송곳니가 위험스럽게 모습을 드러낸다.



"나와."



다음 순간 싸늘하게 말하는 키저. 늑대 한 마리가 그르렁거리면서 적을 위협하는 모습과 흡사했다.



"……."



"나오라고 했어!"



크라랑!!!



늑대의 포효 같은, 일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외침이다.



"……."



그러나 요지부동.



키저는 벌떡 일어서서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기척은 이 사무실 옆쪽으로 나 있는 잡다한 것을 놓아두는 창고(말이 잡다한 것이지 거의 무기고)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벌컥!"



"나와!"



"……."



화난 얼굴로 마주친 소녀의 눈물 머금은 눈동자. 바람이 없는데도 휘날리는, 반투명하고 긴 머리카락. 하얀 피부는 빛이 나는 듯 싶지만 역시 반투명. 교복인 듯한 옷을 입고 있음에도 옷까지 포함하여 반투명. 유순해 보이는 눈매 속의 눈동자, 눈물을 머금고 있으며 겁에 질린 것이 확실한 눈동자. 깊은 깊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투명… 이라는 것은…



"죽은 자…."



"……."



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문제가 있다면 겁에 질려 있다는 것. 그러니까…



"……."



"우, 울지마! 잘못했어!!"



어쨌든 키저 잘못이다.



잠시 후.



"좀 진정이 되?"



키저가 묻는다.



소녀는 키저가 주었을 것으로 사료되는 잔을 입에서 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잔은 사람이 쓰는 물건이었지만, 거기 들어 있는 것은 연기와도 같은 어떤 것. 소녀의 상태에서는 아마도 일상에서 마시는 물과 다름없는 상태일지도.



라크 향.



키저의 부족에서 사연 있는 영혼의 얘기를 들어주기 위해 피우는 향이다. 영혼을 달래주는 것과 비슷한데,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혼을 이승에 머물게 하는 시간을 살짝 늘려 주기도 한다.



"좀 전엔 미안. 너도 어느 정도 느꼈다시피 지금의 너 상태에 대한 보안은 허술한 편이라서…."



말이 허술 이지 소녀 상태에 대한 보안은 실상 하나도 안 되어있다.



"……."



살짝 웃고,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소녀가 입을 열어 말한다. 그러나 소녀의 소리는 공기를 울리지 못해 사무실은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만이 나고 있었다. 하지만 키저는 듣고 있었다. 공기의 울림이 아닌 다른 것으로.



"따돌림이라… 어딜 가나 꼭 있다니까."



"……."



소녀의 이름은 유지나. 소녀가 스스로 소개하면서 밝힌 것이다. 소녀는 이제 16살, 키저와 동갑이었고 중학생이었다.



"사정은 대충 알았어. 그런데… 너 여기 어떻게 왔어?"



"……."



지나가 거론한 이름을 듣고, 키저는 땀을 삐질 흘렸다. 하여간 머리 좋은 것들 두개골은 꼭 따 봐야 한다니까.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그것보다…



"Y대 부속 학원이라고 했지?"



지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지나의 긍정에, 키저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우리학교잖아…."



"……."



키저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지나가 웃으면서 한 마디 했다. 그 순간, 살짝 구겨져 있던 키저의 얼굴이 완전 으그러졌다.



이번 달 전기료 담당은 키저.



…오늘 제일 늦게 나온 사람은?



"……."



아침부터 지금까지 몇 시간이냐!!!



지나의 말에 의하면 지나가 왔었을 때부터 에어컨은 돌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지나가 이 사무실에 온 것은 아침 11시. 결국 어제 밤부터 틀어놓은 에어컨은…



"야 이 저능아 자식아~!!!"




**




하늘은 맑고, 옥상은 쪘다. 자살자가 있다는 이유로 자물쇠를 걸어 놓은 옥상. 그것도 부족하여 안 그래도 높았던 철망에 1미터가 더 덧 되어 졌다. 그런데, 그 옥상에 지금 한 사람이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대자로 누워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었다.



까만 머리카락, 빛의 각도에 따라 짙은 초록빛으로 보였다가 검은 색으로 보이기도 하는 눈동자, 막 태어난 아이처럼 뽀얗고 하얀 피부. 그리고 더운 여름 가만히 있어도 몸이 후끈거리는 날씨도 무색할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태양을 머리로 두고 있었지만 소녀가 대자로 누워 있는 곳은 찌고 찌는 옥상, 그리고 스트레이트로 따가운 여름햇살을 받는 곳이었다. 어떻게 올라왔는지는 알 수 없고, 얼마나 그러고 있었는지 역시 알 수 없다.



다연은 한숨을 푹 쉬었다. 확실하게 들린다. 자살… 명부에 새겨진 시간만큼 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명부에 새겨진 지간의 세 배의 시간을 이 장소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한 소녀의 목소리가. 그 증거로 다연 주위만 온도가 살짝 낮았다.



다연이 멍하니 보고 있던 하늘에서 눈을 돌리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묻는다.



"지금 행복해?"



"……."



그녀의 목소리는 공기를 울릴 수 없다. 하지만 다연은 들을 수 있다. 전혀 다른 세계까지 귀가 열려 있으니까. 장점도 있지만 단점이 만만치 않다. 어릴 적엔 정신적인 이유로 요양원 신세까지 졌으니까.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그리고 사정이 달라짐과 동시에, 갑갑했던 어떤 것이 사라지며 새로운 어떤 것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새로운 어떤 것으로 지금 이 옥상에 올라와 있다.



다연의 물음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그렇다'였다. 자살자로서 참으로 드문 경우였다.



그런데…



"나 같은 물음을 던진 사람이 또 있었어?!"



"……."



고개를 끄덕여 봤자 보이지 않기에, 그녀는 '있었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학원의 학생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게 물은 사람은 여자아이로, 14살 정도 되 보였다고 했다. 그리고…



"보라 색 눈동자…."



은백색 머리카락까지는 봐 줄 수 있었다. 지구를 전체로 뒤적여 보면 천 명 정도는 발견할 수 있으니까. 아주 없지는 않으니까. 문제는 보라색 눈동자다.



그것은 왜곡되어 은폐되고 버려진 이 인류의 또 다른 역사. 마녀와 마법사들의 역사. 그리고 부정당함과 동시에 인간의 적으로 돌아선 인간. 그러나 인간이 아니게 된 자들. 지금의 인간과 조금은 다른 진화의 길을 걷는 자들.



마족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들.



그들은 보랏빛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



무언가 문제가 있는가. 그녀는 그렇게 묻고 있었다. 다연은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문제가 약간'이라고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그녀나 다연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고로,



"있긴 하지만 신경 쓸 필요 없어."



"……."



그녀가 말없이 빙긋 웃는다.



그녀의 이름은 장시은. 수능을 보고 바로 뛰어내려버린, 수험생의 이름을 막 벗어버린 소녀였다. 당시 400점 만점을 받았던 그녀. 유서 한 장 없었기에 살해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렇지 않은 이상 초, 중, 고 12년 교육동안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앞길 탄탄한 엘리트가 왜 자살을 하겠는가.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살한 것이 맞았다. 이유는 단 하나. 더 이상 얽매일 생각이 없었기에. 자유. 책임져야 할 일이 따르겠지만, 그녀 스스로 책임질 무언가가 있는 자유를 갖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유를 가졌다. 비록 오랜 시간동안의 고독이라는 책임을 져야 했지만.



그리고 그 책임을 지고 이 자리에서 계속 학교를 보아왔다. 그리고 4년 전, 막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다연을 만났다.



까마득히 남아있는 시간을 생각한다면, 비록 짧은 시간이겠지만 고독이라는 책임을 잠시 벗을 수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자신에게 있어 감사하고 감사한 시간.



"그건 순전히 본 뜻을 잃어버린 교황청이 문제였었어."



"……."



다연의 중얼거림에, 시은은 웃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역사적으로 교단이라는 것이 행했던 것은 도저히 신을 믿는 신도들의 그것이 아니었다. 특히 교단의 가장 위는 더더욱. 아마도 그녀가 만났던 아이는 그 옛날 잘못된 길로 들어섰던 교단의 산유물 일지도 모른다.



"……."



"……보라 색 눈동자 가진 사람 만나면 절대 그런 말하지 마."



시은의 집은 기독교였었다. 지금도 믿을지 모르겠지만… 시은은 믿지 않는다.



삐리리~



수업이 시작되는 종이 울리고 있었다. 그에 맞추어, 다연은 다시 옥상에 엎어졌다. 18세의 다연은 현재 수시 1차에 당당하게 합격. 졸업의 날을 기다리는 중이다. 18세에 이런 사기가 어디 있냐고 항의하고 싶지만 그녀의 19세 친오빠라는 인간은 현직 의사다.



"……."



도로 드러눕는 그녀를 보고, 시은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둥 떠올라 다연을 정면으로 보았다. 다연은 아마도 그녀를 보지 못 할 태지. 그녀는 자신의 말을 들을 수만 있으니까.



"……!"



그 여자아이에 대해 다른 것을 생각해낸 시은은 다연의 귓가에 급하게 전해주었다. 시은의 말을 들은 다연은 그 도도하던 태도가 무너질 정도로 놀랐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 정말!!"



짜증으로 점철된 그녀의 목소리가 옥상에 울려 퍼졌다.




**




"딸랑!"



카페의 나무 틀 모양의 정문에 달려 있는 청동 빛의 종이 맑게 울렸다. 부드러운 색상의 나무틀에 맞추어져 있는 유리에서 저물어 가는 태양의 부드러운 오렌지 빛 햇살이 방문하고 있었다. 그리고 열린 문으로 들어서는 소율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렴 소율아―…!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여인 하나가 너무도 반가워하면서 소율을 맞았다. 그녀의 품에 폭 안긴 소율은 두 팔을 놀게 놔두지 않고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해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생일 잔치 한번 거창하게 차렸네요."



소율의 말대로, 가게 안은 완전 엉망이었다. 그나마 엎어진 테이블이나 의자가 없는 것이 다행인 지경. 그러나 바닥과 테이블 위는… 어디가 더 낫고 심하고 할 것 없이 음식물하며 쏟아진 음료수하며 완벽 쓰레기장이었다. 과장 안 섞고 그리 말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과 모임 잘 했어요?"



"……."



순간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그녀… 재영은 땀을 삐질삐질 흘릴 수밖에 없었다. 진짜 저능아인가? 하지만 3개 이상의 언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면서 못 읽는 언어가 없고 유치원, 초, 중, 고, 대학교를 통틀어 세운 제단을 통틀어 상위권에서 노는 성적을 지닌 아이인데…



하지만 소율의 물음에서,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다시 한번 직시할 수 있었다.



소율이 말하고 있는 과 모임 여기서 있었다.



"와앙~ 어떡해 소율아―…!"



그녀는 소율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면서 울부짖었다.



"우선 창가부터 치워요."



"……."



갑자기 이 녀석이랑 말하고 있는 것이 허무해지고 있다.



"빨리 치우고 과 모임에 가야죠."



"……저기 말이지…."



그렇게 순수하게 웃으면서 말하면 '지금 여기 우리과의 작품이랍니다'라고 말하기가…, 아니 그 이전에 제발 알아서 눈치 좀 채 줬으면 하는데….



"그리고 누나 부모님 오실 때 됐어."



"……으와아아아앙!!!"



아, 정말 눈물난다….



재영은 소율을 더 꽉 끌어안으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 카페의 주인인 부모님이 지금 이 카페의 꼴을 보면 어떻게 될지 두렵다. 하지만 그 이전에 단 하나있는 아군(?)이라는 게 상황파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서러웠다.



"딸랑!"



"꼴이 왜 이래?"



재영이 소율을 꽉 끌어안고 두 번째 울음을 터뜨렸을 때, 카페의 정문이 열리면서 한 사람이 들어왔다. 까만 머리카락과 짙은 초록색으로도 보이는 검은 색 눈동자를 가진 차갑게만 보이는 소녀.



"쿨쩍. 다연이 왔니?"



"…오늘 과 모임 여기에서 했어?"



"응."



"쓰레기장을 만들어 놨네."



"……."



아, 정말. 오빠나 동생이나 어떻게 말을 해도 바른말이긴 하지만 정 떨어지게 할까….



"에? 과 모임이 여기서 있었어?"



소율이 재영을 보고 묻는다. ……(3초간 얼어붙었다.)지금 알았니? 하지만 사정이 사정인지라, 재영은 울먹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어떡해 소율아―…!하고 소율을 끌어안고 울려고 했다.



"저능아 끌어안고 울 시간 있으면 창가 쪽부터 치워."



"……."



정말이지 오만 정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소율이 넌 나랑 잠깐 얘기하자."



"나 일해야 되는데…."



"……."



쾅!



소율의 입에서 부정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돌변한 다연의 눈빛. 근처의 의자에 올라가 있는 한쪽 다리와, 그녀의 손에 어느새 들려있는 이무기(채찍 이름). 다연의 이무기가 탁탁거리면서 탄력성과 내구성을 과시하고 있었다.



"…무슨…."



결국 꼬리를 내리는 소율. 그러나,



"소율이 오늘 알바 시급 나오는 날인데…."



재영이 용기를 내서 중재에 나섰다. 소율이 오늘 자신과 함께 이 곳을 치우지 않으면 오늘 그녀는 피눈물을 빼면서 밥 수저를 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에게 돌아가는 다연의 눈. 그리고 열리는 오만 정 떨어지는 주둥이.



"자업자득이야. 알아서 쓸어 담아!"



"……!"



뒤쪽에 보랏빛으로 타오르는 것이 있다…!!



그녀의 중재는 여기가 한계였다. 다연의 기에 눌린 재영은 대걸레를 가지고 힘없이 퇴장하였다. 다연이 퇴장하자, 이무기를 집어넣고 소율의 손목을 붙잡아 카페를 나오는 다연.



"오늘 시급 나오는데…."



공포 그 자체였던 다연의 분위기가 사라지자, 소율이 징징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소율에게 다연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말해주었다.



"오늘이 아니고 다음주다."



"아? 하지만 재영이 누나가 오늘이라고…."



"뿌득!"



"다음주면 다음주라고 알아."



'그런 억지가아…!'라고 항의하고 싶은 소율이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다연이 그렇다면 그렇지 않은 적이 있어야지. 그리고 정말로 모르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소율의 시급 나오는 날은 다음주가 맞았다(…).



"근데 지금 어디가?"



소율이 다연에게 물었다. 시급 나오는 날이 오늘이 아니라면 더 이상 카페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소율의 물음에 다연은 조용하게 대답해주었다.



"……익숙하다 생각되지 않니?"



"……그러고 보니…."



주위를 둘러보며 말하는 소율. 그러고 보니 눈에 참 많이 익은 길이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익숙하다고 말만했지 아직도 파악을 하지 못하는 소율을 보고, 다연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지고 있었다. 저래 가지고설랑 도대체 어떻게…



'어떻게 학교 다니는 거야?'



같은 재단이라곤 하지만 고등학교의 등교시간과 중학교의 등교시간은 40분이나 차이가 난다. 그녀가 나갈 때쯤 되어서 일어나는 소율이다. 키저는 그녀가 일어나기도 전에 학교를 갔는지 어디를 갔는지 집에 없다.



길치 주제에 길도 안 외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교는 꼬박꼬박 시간 맞춰서 하는지라 초, 중학교 내내 개근상 꼬박 타오고 있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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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속에 행운이 깃든 하루가 되기를...

[ytime]

흐음...어디로 가는 건지...;;

[劉兪]

prologue보구.. 암흑가를누리는 조폭(?)들의쌈인줄연상했었는데... 그..바람의전학생을 연상케하는... 스토리 `ㅡ`v(겨우생각해냄;) 맞나효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