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세계적으로 유행하자 글로벌 제약사들부터 국내 바이오 벤처까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르면 5월 코로나19 첫 치료제가 나올 수도 있지만, 과거 사례로 볼 때 예상보다 크게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렘데시비르 등 4월 임상 결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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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국립보건원(NIH)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건수는 78건이다.
제약사들은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우선 기존 치료제 중 코로나19 치료 효능이 있는 약을 찾고있다. 기존에 출시되거나 개발 중인 약일 경우 허가당국과 협의해 안정성을 시험하는 임상 1상 등을 면제받을 수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임상 6건을 진행 중이다. 이중 4건은 임상 3상이고, 1건은 임상 2상, 1건은 아직 임상단계가 정해지지 않았다.
렘데시비르의 경우 다음 달에 중국 임상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만약 임상 3상에 성공하면 이르면 5월 신약이 출시될 수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제인 '칼레트라'도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다. 칼레트라는 현재 국내 코로나19 중증환자들에게도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다. 임상 3상 결과는 오는 5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르비돌',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HIV 치료제인 '프레지스타' 등의 임상이 진행 중이다. 프레지스타의 임상 결과는 오는 12월에 나머지는 오는 4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백신 개발에서는 미국이 앞서 나가고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1상을 지난 16일 시작했다. 효과가 입증되면 상용화까지는 앞으로 1년에서 18개월까지 걸릴 예정이다.
미국 이노비오와 독일의 큐어백은 각각 오는 4월과 6월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중국도 최근 인민해방군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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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들도 개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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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자현미경 사진/사진=질병관리본부
국내 업체들도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15곳과 정부기관 4곳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섰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GC녹십자(111,000원 6500 -5.5%)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등 기존 독감백신 등 개발 역량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셀트리온(140,000원 17000 -10.8%)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셀리버리(50,000원 2300 4.8%) △노바셀테크놀로지 △이뮨메드 △유틸렉스 △지노믹트리 △카이노스메드 △코미팜 △젬백스 등 10곳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6개월 안에 시작하고, 20분 내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 진단키트 임상을 오는 5월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일양약품(26,800원 1600 -5.6%)은 시험관 내 시험(인비트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신약 후보물질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부광약품(17,000원 2050 13.7%)도 인비트로 시험을 통해 자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인 '클레부딘'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두 업체는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보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급박한 상황이더라도 치료제와 백신의 부작용을 찾아내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긴 시간 소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바이러스는 특성상 변이가 일어나 백신 개발도 쉽지 않다. 사스와 메르스는 아직도 약이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치료제와 백신 경우 부작용 등 안전성을 살펴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업체들과 협업하고 있지만, 조건부 허가 등 별도의 제도를 만드는 것을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