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를 베며 / 조연환
거름 한 삽 넣어주지 않았는데도
알알이 영근 참깨를 베며
아내는 참깨 대궁을 짧게 베라지만
머슴은 참깨 대궁을 길게 벤다
참깨 아내 몫이지만
참깨 대궁은 머슴 몫이다
함박눈 펑펑 솓아지는 날
그 님 오시면
내 이 참깨 대궁 모닥불로 태워
찬란한 불꽃으로 님 맞으리니
머슴의 이 마음
아내가 어찌 알랴
참깨를 베며
아내는 참깨 생각에
머슴은 모닥불 생각에
깨가 쏟아지는
이 아침
카페 게시글
삶의풍경이야기
참깨를 베며 / 조연환
어느덧
추천 0
조회 32
22.10.06 06:22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경기둘레길 깨밭 걸을 때 생각나네요
아내와 머습의 자기입장만의
동상이몸이 웃프기도하구.
마지막 줄
'깨가 쏟아지는 아침'이고 싶네요.
나의 매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