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어요. 봉창을 열어놓고 자는 탓에 바깥 온도 체감에 민감한 편인데 대체적으로 포근한 느낌입니다. 시청 근처 백화점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만들어졌대요. 확인하러 가려고요. 예년 보다 1달 먼저 장식한 것은 온라인에 빼앗긴 매출을 증대해 보겠다는 것 같아요. 그래요 뭐든 시도해 보시라. 요새 상인들 딱해 죽겠어요. 오죽하면 12시에 다들 문을 닫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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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2를 남겨둔 가운데 헤릭스VS트럼프의 대결은 초박빙으로 필자는 트럼프 당선을 점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깡패짓이나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대선 판이 예측 불허입니다. 만약 헤릭스의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그 여파가 조국에도 미칠 것입니다. 긴축재정이 누구보다 절실한 백수가 어제 루비통 반 팔 티셔츠를 득템하고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예 압니다. 내가 속 없는 놈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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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명품이 좋은 걸 어떡합니까? 내 생각에 뭔가 몸에 걸치지 않고는 살 수 없고, 이왕 필요조건이라면 폼 나게 입는 다는데 왜 들 그러세요? 모든 옷은 욕망과 투쟁의 산물입니다. 가령, 모피와 비단은 십자군 전쟁과 실크로드 교역 없이는 얻을 수 없었고. 염료는 신분과 계급, 관습을 표현하는 도구였습니다. 12세기에 등장한 몸매를 드러내는 드레스는 궁정 연애를 동경하는 당시 사회 분위기 덕에 탄생했고, 둥근 종 모양의 모자와 찰랑거리는 드레스로 대표 되는 1920년대 옷은 1차 세계 대전 동안 농사·운전·기계조작까지 했던 여성들이 새롭게 창조해 낸 의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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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일의 앤’ 주인공 엘리자베스 1세는 사냥을 좋아했고, 때로는 남자들과 경쟁하며 호탕하게 욕지거리를 뱉어내기도 했다 네요. 그런 와중에서도 여성으로 인정받는 즐거움을 알았던 지 수천 벌의 옷과 장신구를 걸어 놓고 자신을 치장했고 살 찔까 봐서 음식을 가까이 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여성들은 엘리자베스 1세와 닮은 것인지 (미를 추구하고), (사랑 받기를 원하며), 동시에 화려한 (성공)을 꿈꿉니다. 물론 경쟁에 뒤지는 것도 질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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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시대에 남녀 구분은 촌스러운 것인지 모르겠으나 남녀의 차이를 크게 하려는 것 만큼이나 그것을 아예 없애려는 시도도 위험한 발상입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필자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양성평등을 지지하되 기능의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무청 말려 놓은 게 보여서 텃밭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더니 추억의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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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까지 텃밭에서 땅을 밟고 놀았어요. '오징어 놀이'와 '갱강'을 술래잡기보다 더 많이 했을 것입니다. 먹방 하러 갔는데 겉절이가 텃밭으로 가게 생겼네요. 에예공 생각에 걸린다는 말 뜻을 아는 사람만 알 것입니다. 카뮈 형님이 무오하고 부조리 한 것이 자유롭게 한다고 합디다. 해서, 부조리는 해결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반항하면서 견디는 거래요. '인생의 의미'를 두지 말라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
2024.11.4.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