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지상전은 빠른 속도로 병력이 움직이는 기동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군에 화력을 제공하는 주된 수단인, 화포(火砲) 역시 신속하게 기동할 수 있도록 변화 되었다. 또한 갈수록 강력한 화력이 요구됨에 따라 화포가 대구경화 되어 가면서, 말이나 자동차로 견인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자력으로 기동할 수 있는 대구경 화포를 탑재한 자주포가 개발되었다. 현재 전력화되어 운용되고 있는 자주포들 중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자주포는 독일이 개발한 PzH 2000이다. PzH 2000 자주포는 종종 우리나라가 개발한 K-9 자주포의 라이벌 (Rival)로 묘사되기도 한다.
차세대 자주포의 근간을 만든 SP 70
1973년 미국이 개발한 M-109 자주포가 유럽 각국의 육군에서 채용되자, 독일, 영국, 이탈리아는 M-109 자주포에 대항하면서 동시에 보다 앞선 성능을 자랑하는 신형 자주포를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SP 70으로 알려진 자주포 개발 계획은 당시 3개국이 공동 개발한, 155mm 39구경장 FH-70 견인포를 주포로 장착할 예정이었으며, 1,000마력 엔진을 장착한 기동성이 뛰어난 신형 차제를 사용할 예정이었다. SP 70 자주포의 차체는 레오파르트 전차의 차체를 기본 모델로 삼아 포르셰사에서 개발했다. 또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포탄을 자동으로 장전하는 자동장전장치가 채택되었다. SP 70 자주포는 로켓보조추진탄을 사용할 경우 30km의 최대 사거리를 자랑했고, 분당 2발의 지속사격이 가능했다. 또한 10초 만에 3발의 급속사격을 할 수 있었으며, 분당 최대 6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었다.
155mm 55구경 자주포 시대를 연 PzH 2000
SP 70 자주포는 성능 면에서 M-109 자주포를 능가하는 꿈의 자주포였지만, 성능만큼 가격도 상승해 대당 가격이 전차와 맞먹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또한 자동장전장치는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었다. 결국 1986년 SP 70 자주포 개발계획은 좌초되었고, 독일은 1987년부터 독자적으로 PzH 2000 자주포를 개발하게 된다. 독일이 개발 중이던 PzH 2000 자주포는 나토(NATO)의 신형 사정거리 연장 규격에 맞춰, 자주포 가운데 최초로 사거리와 정확도가 향상된 155mm 55구경 화포를 주포로 채택하게 된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 PzH 2000 자주포는, 1996년 독일정부로부터 생산이 결정되면서 1998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마의 40km 사거리 벽을 깨다
155mm 52구경장(약 8m) 화포를 주포로 채용한 PzH 2000 자주포는 모듈 장약과 항력감소탄을 적용하여, 39.6km 라는 최대 사거리를 자랑한다. 그러나 지난 2001년 5월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다넬사가 제작한 M2000 항력감소탄과 라인메탈사의 DM72 모듈 장약을 사용한 시험사격에서 41.8Km의 최대 사거리를 기록해, 155mm 궤도식 자주포 최초로 마의 40km 사거리 벽을 넘어서는데 성공한다. 또한 2006년 4월에는 다넬사가 제작한 발사속도 증대 장거리 포탄을 사용하여 56km의 최대 사거리를 달성한 바 있다. PzH 2000 자주포는 사거리뿐만 아니라 연속 사격에서도 다양한 신기록을 가지고 있다. 정교한 자동장전장치를 채용한 PzH 2000 자주포는, 9초에 3발의 급속사격과 56초 만에 최대 10발의 사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1997년 10월에는 분당 최대 12발의 사격과 1분 47초 동안 최대 20발의 사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뛰어난 생존성
PzH 2000 자주포는 5발의 포탄을 동시에 목표물에 명중시키는, TOT(Time On Target) 사격 능력을 가지고 있다. TOT 사격이란 포신의 각도를 순차적으로 변화시켜, 포탄의 비행시간을 조절하여 표적지역에 포탄이 동시에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사격을 말한다. PzH 2000 자주포가 TOT 사격이 가능한 것은 자동장전장치와 정밀한 사격통제장치가 조합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 적의 대화력전에 대비해 PzH 2000 자주포는 2분 이내에 사격임무를 완료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적의 소화기와 포탄 파편으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전차의 장갑으로 사용되는 균질압연강판으로 포탑과 차체를 제작하였다. 이밖에 PzH 2000 자주포는 외부의 지원 없이 장기간 독자적인 작전이 가능하도록, M-109 자주포의 2배에 달하는 60발의 포탄과 280여 개의 장약을 탑재한다. 이들 탄약은 자동화된 급탄장치를 이용해 2명의 승무원이 12분 이내에 탑재가 가능하다.
아프간의 산야를 뒤흔든 PzH 2000 자주포
애초 독일 육군은 500여문의 PzH 2000 자주포 도입을 희망했지만,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국방예산이 대거 감축되면서 185문만 도입하게 되었다. PzH 2000 자주포는 독일 외에도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그리고 그리스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생산 대수가 300여대에 그치면서 한화로 100억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자주포가 되었다. PzH 2000 자주포는 9.11 테러 이후 벌어진 아프간 전에 참가하여, 최초의 실전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 2006년 8월 네덜란드 육군의 PzH 2000 자주포는, 칸다하르 지역에서 펼쳐진 미군과 국제안보지원군의 탈레반 소탕작전인 메두사 작전에서 화력지원을 담당했다. 우루즈간 주에서 벌어진 코라 전투에서는 장거리 포격으로 탈레반을 격퇴해, 국제안보지원군의 롱 펀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 2010년 6월에는 국제안보지원군의 일원으로 독일 육군이 쿤두즈 주에 파병되자,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PzH 2000 자주포가 파견되었다.
제원
승무원 : 5명.
차체길이 : 7.92m.
포신포함 총길이 : 11.669m.
포신 오버항(차체밖으로 튀어나온 길이) : 3.3m.
전폭 : 3.58m.
최저지상고 : 0.44m.
전투중량 : 55TON.
성능(전투중량시) 고속도로 주행시 최고속도 : 60 km/h 이상.
야지 주행시 최고속도 : 45 km/h 이상.
행동반경 : 420 km.
등판능력 : 50%(45。).
참호 통과 능력 : 3m.
수직장애 통과능력 : 1.5m.
155mm 포 캘리버 : 52.
NATO 기준탄 최대사거리 : 30km.
제탄자장착탄 최대사거리 : 36.5km.
보조추진체사용시 최대사거리 : 40km.
엔진 출력 : 990마력.
운용국가
독일 : 153 (원래 185대를 발주하였으나 154대로 감축하고 31대는 보관중으로 AGM mobile artillery module로 전용이 예상되고 있다)
이탈리아 : 70
네덜란드 : 18문만 운용하고 39대는 매각위해 시장에 내놓은 상태
그리스 : 24
카타르 : 24대 발주
출처 http://bemil.chosun.com/
첫댓글 정말 크고 알흠답군요
네이버캐스트에 나오던데
곧고 긴포신이 흐아~
역시 전설의 88mm만든 나라답군.
포신이 크고 아름다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