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를 둔 넉넉하게 살아 온 할아버지는
모든사람을' 큰아들'이라 부르며 살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집은 분당의 49평도 강남의 33평도 아닌 용인의 작은요양원입니다.
치매로 작년에 아내가 떠났지만 별다른 표정 없이
매일을 정물화처럼 사는 그 할아버지에게
어버이 날을 맞아 요양원 가족 행사가 있었고 행사 끝엔 미사를 올렸습니다.
거부감 없이 다소곳이 영성체를 모신 할아버지는
곧 "퇴!"하고 바닥에 뱉어 버렸습니다.
바로 그 때 곁에 계신 수녀님은 재빠르게 바닥에 던져진 성체를,
냄새나는 할아버지 입을 거쳐 튀어나온 성체를
얼른 받아 모셨습니다.
그저 세속에 묻혀 사는 인간에게는 비위를 생각하는데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받아 모시는 수녀님의 섬김은
세상 모든이를 섬기는 모습 같아 등줄이 서늘해집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제겐 입냄새 나는 성체가 자꾸 휘감는듯 하기만 하거든요.
첫댓글 성당 제대 앞 바닥에 떨어진 성체 부스러기는 나도 모르게 얼른 입으로 모셔 갔지만,
글쎄요~ 지금 같은 상황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