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픽업을 한 후에 '눈물의 여왕' 몰아보기를 했어요. 한 낮 온도가 영상 4도라서 하루 종일 춥게 보낸 느낌은 있지만 드라마에 빠져 울다가 웃다가 3시간이 금방 가버렸네요. '아빠가 이상해' 이후로 4년 만에 드라마 보다가 울어봅니다. 그것도 만년필 시퀀스에서. 필자에게 만년필은 중딩 시절 알파벳 펜 글씨 쓸 때 3년 간 반쪽 만년필을 썼고 후에 몽블랑 만년필이 생겨서 예주 담임 선생님께 포천 수련회 까지 찾아가 선물로 바친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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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딩부터 치면 영어 입문이 몇 년 째 인데 아직 까지 걸음마 수준에 있는 처지가 쪽팔립니다. 답답해서 '인간이 어떻게 언어를 습득하는가' 에 대한 강의 하나를 골라 잡았어요. 1. 스키너의 '언어 행동 주의' 2. 촘스키 '내재 주의' 3. 피아제의 '상호작용 이론인데 1) 스키너의 언어 행동 주의는 (행동-보상-강화)의 단계를 거친다고 하니, 마지막 시도로 '보상'부분을 적용해 봐야겠어요. 2) 촘스키는 '보편 문법'으로 언어 능력은 '타고 난다'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3) 피아제 '상호 작용론'은 1+2 결국 '보상' 밖에 답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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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상징계(symbol)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자적 관계를 극복한 후 새로 진입해 들어간 삼자적 관계의 세계, 그것이 바로 상징계입니다. 상상계가 자연의 영역이라면 상징계는 문화의 영역입니다. 우리말로 ‘상상’, ‘상징’의 발음이 비슷하여 약간 헷갈릴 수도 있으나 영어로는 symbol입니다. 상징계로의 진입은 신체를 기반으로 하던 물질적 관계에서 사회적 교환의 관계 즉 문화 속으로 진입함을 의미해요. 아이가 어른의 세계로 진입한 후 살아가는 세계, 그것이 상징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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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세계입니다. 그런데 왜 상징이라는 말을 붙이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는 언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언어란 곧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꽃’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봅시다. 꽃이라는 단어는 실제의 꽃 그 자체가 아니라, 실제의 꽃을 지시하기 위한 기호 즉 상징입니다. 그러므로 언어는 상징입니다. 상상계가 이미지의 차원이라면 상징계는 언어의 차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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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란 언어의 세계이고 사회의 모든 것이 언어를 전제로 합니다. 법도, 학문도, 교육도, 계약도 모든 것이 언어에요. 한 사회가 사회 구성원 전체를 계몽하고 교육시키는 것도 상징을 통해서입니다. 사회의 본질은 상징적 질서이고, 언어적 질서입니다. 이처럼 언어에 의해 매개되는 문화의 세계라는 점에서 라캉의 상징계는 레비-스트로스의 문화(order of culture) 개념과 동일합니다. 상징계가 언어적 차원이라고 했지만 그러나 상징계와 언어가 곧 등가의 관계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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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계가 언어를 독점하고 있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언어는 상상계와도 관계가 있고, 실재계와도 관계가 있어요. 상상계 안에서 아이는 언어를 통해 주체가 구성되고,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것도 언어와의 접촉을 통해서입니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상징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한편 주체는 언어를 통해 욕망과 감정을 나타내는데, 욕망이란 실재계와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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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상징계와 상상계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문화와 사회는 상징계입니다. 언어란 습득되는 것이 아니고 타고난다는 부분은 일단 패스하고, 촘스키가 이야기한 빠른 속도는 한 시간에 한 단어라고 합디다. 아이가 한 개의 단어를 배울 때만 그 아이는 그 단어와 관련된 전지식을 동시에 갖게 된대요, 예를 들면 아이가 '사람'이라는 단어를 배우면 그 아이는 곧 사람이란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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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사람이거나 외팔만 있는 혹은 외다리만 있는 사람도 포함하는 모든 사람을 총체적으로 알게 된답니다. 이 대목을 영어 습득에 적용하면 '1년 동안 문장 10개만 가지고 줄줄 외우기'-단어 하루 10개 외우기를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예주야! 네가 말한 '절박한 상황'은 어디쯤 있는 거냐? '눈물의 여왕' 후반부를 지나 식물인간으로 있던 왕 회장이 녹음을 끝내고 계단에서 휠체어를 굴려 떨어져 자살을 한 후에 적들은 9000억 현금 다발을 챙겼고 홍해인은 만년필을 유품으로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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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아!......," 왕 회장(김갑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온몸의 소름이 쫘악 끼치면서 솜털까지 주볏주볏 서는데 감동의 도가니탕입니다. 10회까지는 포스트 이 유리(45세) 김지원(32세)의 존재감에 가려, 아무도 것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 보니 나영희(엄마)-김갑수(회장)-김정난(범자)-구시우(골통)-송준기(카메오)-이미숙(모슬희)-김수현(현우)-홍해인(지원)까지 초호화 라인업이 아닙니까? 에예공! 술 먹으면 귀엽고, 울면 안아주고 싶은 남자 없냐? I'm thinking of trying to memorize 10 words a day with only 10 sentences for a year.
2024.11.6.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