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입주 직격탄은 전세시장
지역 내 수천 가구의 입주가 진행이 되면 가장 먼저 전세시장이 반응합니다. ㅿ새 아파트로의 이동에 따른 기존 아파트 전세물량 ㅿ새 아파트 전세물량 등이 쏟아지기 때문이죠. 실제 지난해 11월 인천 송도더샵퍼스트파크(2597가구)와 송도국제도시호반베르다움2차(1153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상승세를 타던 송도 아파트 전세값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량 소화 기간 필요, 서울도 예외는 아냐
이러한 현상은 서울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2011년 12월 백련산 힐스테이트 1~3차(총 3221가구)가 입주하면서 은평구 전세가율이 하락했던 것인데요.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백련산 힐스테이트 자리하는 은평구의 전세 증감률은 2011년에 단 한 번도 하락 없이 상승을 기록하다 이 단지가 입주하는 12월에 -0.01%, 그 다음달인 2012년 1월 -0.13%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될 때까진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이 많아 수천 만원을 낮춰서라도 집을 빼려고 하죠. 최근 새 입주물량이 쏟아진 경기권 등의 전세값이 수천 만원씩 떨어진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부동산 전문가 J씨)
┃대단지 아파트 집값, 지역 평균 웃돌아
매매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는 일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일례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총 3658가구)의 입주가 본격화된 지난해 1월, 고덕동 평균 아파트 값은 6억7806만원으로 2016년 12월 6억8000만원에서 200만원 가량 하락했습니다. 정작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잔금이 끝난 뒤인 지난해 3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고덕동 아파트값을 리드하고 있는데 말이죠.
중요한 점은 물량 소화 그 이후입니다. 새 아파트 물량이 어느 정도 수요층에 흡수되면 그 이후에는 오히려 일대 부동산까지도 끌어올리며 평균가를 더욱 높인다는 점이죠. 실제 주춤하던 고덕동 평균 아파트 값은 이후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와 함께 동반 상승했습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량으로 초기에는 다소 상승폭이 더딜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 가치가 더욱 올라가죠. 대규모 인구 유입, 교통•쇼핑 등 인프라 확충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 등으로 일대가 주거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니까요. 때문에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오히려 전세가가 더욱 치솟아 초기에 저렴하게 입주했던 세입자들이 등 떠밀려 둥지를 옮겨야 하는 경우가 생기죠. 과거 잠실에 대단지 입주가 이뤄졌을 때처럼 말이죠.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라면 대단지 입주 단지의 급매물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K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수천 가구 입주, 대단지 효과 누릴까?
올해에도 전국적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준비 중입니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용인 한숲시티(6725가구), 12월에 입주 예정인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 등이 그곳인데요. 과연 이들 단지 역시 앞선 단지들과 같은 길을 밟게 될까요? 부동산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시죠.
“단기간에 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악재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물량 과다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대단지의 가치, 예컨대 특화된 커뮤니티, 대단지 이름을 달 수 있는 브랜드, 모든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평면 등 대단지 본연의 강점을 갖추고 있다면요. 다시 말하자면 반드시 피해야 할 리스크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입주폭탄이라는 경고등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지금, 대단지 입주 아파트의 이면을 되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투자는 타이밍이다?
부동산은 되팔기도 쉽지 않거니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에 딱 한 번만 구입하게 되는 상품이기에 누구나 최적의 매매 타이밍을 잡고자 합니다. 7년주기설, 10년주기설 등의 이론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그만큼 투자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부동산입니다. 규제, 금리 등의 변수가 항상 존재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대단지 입주’는 수요와 공급, 그리고 투자 기간을 어느 정도 계산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변수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