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서너 살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유아들은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그건 호기심이 살아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질문은 도태되어 없어지게 됩니다. 그건 호기심이 줄어서이기도 하겠거니와 질문을 해도 답이 별 신통치 않음을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중학교 들어가서 영어 첫 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영어는 알파벳부터 배우기 시작했지요. 그때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선생님 W(더불유)는 왜 더블브이가 아니고 더불유인가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은 선생님은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습니다. 그러고는 그 학생을 교탁 앞으로 불러내서 사정없이 군밤을 날립니다. "야! 뭐 그게 그리 궁금해, 별걸 다 물어봐!" 그 이후로 학생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고 호기심도 접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 중 하나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와 탐구는 인간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호기심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데 적극적이며, 이는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호기심은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호기심이 지나치면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지나치게 호기심이 강한 조상들은 위험으로 인해 목숨을 담보할 수 없었을 것이고 적당한 호기심을 가진 개체만 살아남아 현생 인류를 이루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호기심은 한문으로 好奇心이라고 씁니다. 새롭거나 신기한 것에 끌리는 마음을 의미하지요. 어찌 되었거나 우린 호기심을 나침반 삼아 인생의 미로를 탐험해야 합니다. 그것이 살아있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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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호기심? 그런거 멀리한지 오래되었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