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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빠른 속도로 나에게 다가오는 15톤의 거대한 트럭이 보인다. 지금 이자리에서 빨리 벗어나야지만 살수 있었지만 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몸이 움직여 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거였나.."
삶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 그리고 이제껏 내가 가지고 있던 의문이 풀리는듯한 느낌이 든다. 몇달전에 죽기전 나를 보고 웃는 여자, 죽는순간의 두려움 따윈 잊어버렸다는듯한 의문에 웃는여자, 이제서야 모든 의문이 풀리는듯한 기분이다.
-웃는여자- 글:기억저편에
<1>
뜨껍게 내리쬐는 태양빛아래,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양산을 쓰고 다니거나, 반팔 반바지등으로 나름대로 더위와 전쟁을 하고 있는 8월의 여름날
나 역시 너무 더운 날씨 때문에, 빠른속도로 집으로 향하고 있는중이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가슴까지 얼려버릴듯한 시원한 냉수로, 걸걸한 목구멍을 축이고, 욕조에 차가운 수돗물을 양껏 받아서 가볍게 샤워를 마친후, 시원한 맥주한잔과 더불어 섬뜩한 공포 영화 한편을 볼생각으로, 나는 더욱 빠른속도로 집을 향하고 있다.
그렇게 집에 거의 도착할때쯤, 우리집과 연결이된 마지막 코스인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빨간색 신호를 보며 파란불로 바뀌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신호가 바꼈나 보네."
멀리서 한여자가 횡단보도를 걸어오는게 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나역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준비를 하며 본능적으로 신호등을 보게 됐다.
"쯧! 아니잖아.."
그렇게 바라본 신호등은 아직 붉은색이다. 파란불빛으로 바뀌지 않았지만, 여자는 신호를 어겨가면서 당당하게 횡단보도를 걸어오고 있는중이다. 많은 사람들은 신호를 기다리는것을 싫어한다. 그렇기에 신호가 바뀌지 않은 순간에도 경찰관의 눈을피해 신호를 어기는 이들이 많다. 저 여자 역시 그저 그런 사람인줄만 알고 있었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걸 알기까지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자세히 바라본 여자의 표정을 보고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멍한 눈동자에 두팔은 축 늘어진채로 뚜벅 뚜벅 걸어오는 여자, 그렇게 횡단보도 가운데쯤 도착했을때, 여자는 몸의 움직임을 멈췄다. 더이상 닾으로 다가 가지 않으려는 여자의 이상한 행동.
하지만 여기서 모든게 끝났으면 다행이었을것이다. 지금 여자의 오른쪽에서는 15톤 정도의 커다란 트럭이 아주 빠른속도로 달려오고 있는중이다. 여자를 발견하지 못해서 일까, 트럭의 속도는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짐작할만큼의 다음상황, 그렇게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 지나갔다.
"저여자 미쳤나.."
주위 사람들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난 고개를 들어서 주위를 살펴보기시작했다. 조금전 한가하게 신호를 기다리는 이들과 지금상황을 구경하러 모여드는 사람들, 짧은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로 몰리기 시작했다.
다시 고개를 들어서 여자를 쳐다본다. 조금전의 상황보다 더욱 긴박한 상황, 트럭이 여자와 아주 가까워 졌다. 하지만 여자는 그렇게 다가온 트럭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채 정면을 향해 고개를 들어 누군가 쳐다보기 시작한다.
"헛!"
그렇게 고개를 들어 쳐다본 여자의 눈동자 와 내 눈동자가 마주쳤다. 정면으로 나와 마주친 여자의 눈빛 그리고 여자의 무표정한 표정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무언가 엉성한듯한 여자의 표정
나를향해서 미소짓는 여자, 왠지 어울리지 않은듯한 부자연스러운 여자의 미소, 눈은 엄청난 공포로 인해서 밖으로 튀어나올만큼 커져 있었지만. 여자의 입술만큼은 웃고 있었다. 나를 보고 입가가 찢어질만큼 미소짓고 있었다.
"쾅!"
둔탁한 소리와 함께 멀리 날아가는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트럭과 여자는 잠시 한몸이 되었다가 순식간에 여자를 아주 먼곳으로 던져버리는 광경, 난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여자가 죽은건 나에게 그리 큰 충격은 아니였지만, 나를보고 기분나쁘게 웃는 여자의 얼굴이 맘에 걸리기 시작했다.
"시발 왜 날 보고 쳐웃고 지랄이야..!!"
죽기전 여자가 나를향해서 미소 짓던 모습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하필 그렇게 많고 많은 사람중에서 왜 나였을까, 라는 생각때문에, 걱정되기 시작하고, 그 걱정은 곧 화로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난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을 지경까지 왔다.
<2>
잠을 잘때 마다 매일 꿈속에 나타나는 여자, 그리고 나를향해서 웃고 있는 여자, 미칠지경이다. 벌써 한달동안 여자는 나를 괴롭혀 오고 있다.
"젠장할..왜 하필 날 보고 웃어..개같은 년!!"
평소에는 욕한마디 제대로 못하던 내가 갈수록 신경이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괜스레 길가는 사람과 부딛치게 되면 시비를 걸고 싶어졌고, 그 여자와 비슷한 옷차림의 여자를 볼때면, 죽이고 싶어졌다. 계속해서 이상하게 변해가는 내 성격.
평범하기만 한 나에게 갑자기 닥쳐온 불행이랄까, 아니면 그녀의 저주일까,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난 점점 다른사람처럼 변해 가기 시작했다. 아니 미쳐가고 있었다.
그렇게 약간의 세월이 흘러 지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그때 여자가 죽었을때 모습과 변하지 않은 내 모습 더욱더 미쳐가는 내모습, 저녁에 잠을 제대로 잘수없는 나, 그런 하루가 계속 반복될때마다 나는 죽고싶어 졌다.
"그래..이대로 죽을순 없다. 그 여자 왜 날보고 웃고 있었는지 이유를 알아야한다."
선택해야만 했다. 계속해서 이런 생활을 하다 보면 분명 피가 다 말라서 난 죽게 될것이라는 불안한 예감때문에, 여자가 웃는 이유를 밝히기로 난 결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결심이 서자 마자 난 미친듯이 옷을 갈아 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달전 사고의 장소로 난 미친듯이 뛰어갔다. 오로지 한가지 생각만 가진채로 난 빠르게 그 장소로 향했다.
"이유를, 이유를 알아야만해!!"
사고 지점에 도착한 나는 겨우 숨을 돌릴수 있었다. 그리고 바라본 사고현장 아주 한가롭게 보였다.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그 자동차가 멈추기만을 기다며 신호등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
아주 한가롭고 평화롭게 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혹 내가 그때 그 사건을 잘못본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녀가 죽은 지점에 하얗게 그어놓은 스프레이를 보며, 그때 본 사건이 잘못본게 아니라는것을 알게 됐다.
난 조용히 횡단보도쪽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멍하게 걷기 시작한다. 그녀가 죽었을때처럼 멍하니, 붉은색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멍하니 걷기 시작했다. 여자는 어떤생각을 하고 이곳을 걸었을까 라는 단 한가지의 생각만 하면서..
그렇게 중간 지점에 올때쯤 갑자기 온몸에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불지옥 보다 더 덥게 느껴지는 여름날씨 속에서 내 몸을 타고 올라오는 아주 차가운 한기들..
"헛!"
그녀가 죽은 지점에 도착할때쯤 누군가 뒤에서 나를 잡았다. 난 급하게 뒤를 돌아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급한 마음에 빨리 도망치듯 횡단보도를 건너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몸이 더이상 움직여 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움직여 볼려고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보이지 않은 강한힘에 의해서 목을 조르는듯한 기분 때문에 목소리 조차 낼수없는 상황..
"부~웅!!"
멀리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가 귓가에 파고든다. 난 오른쪽 눈을 흘겨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바라본곳에는 여자를 죽게 만든 트럭과 비슷할정도의 크기의 트럭이 나를향해서 아주 빠른속도로 달려오고 있는중이다.
점점 가까이 오는 트럭은 나를 발견하지 못했서 일까, 속도를 전혀 줄이려 하지않고 빠른속도를 그대로 유지한채 나에게 다가 오고 있었다.
"벗어나야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한가지 생각뿐이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 다시 힘을 줘서 몸을 움직여 본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앟는다. 이유도 모른채 누군가 나를 잡고 있기 때문에..난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일수가 없었다.
설마 그때 그 여자도 지금 나와 같은 상황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라면 그 여자의 죽은 혼령이 지금 나를 못가게끔 잡아 두는걸까..라는 생각역시 들기 시작했다.
"흐흐흐!!"
순간. 내 귓속을 파고드는 야릇하고도 섬뜩한 웃음소리, 여자의 목소리는 아니였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
"너무 무서워하지만, 곧 끝날꺼야.."
"누구냐?"
"그건 알필요 없다. 자 시간이 얼마 없다. 고개를 들어서 네 앞을 쳐다봐!"
녀석은 나에게 명령을 하고 있었다. 명령을 거부 하고 싶었지만 거부 할수 없었다. 몸은 움직여 지지 않은 상황에서 녀석의 팔같은게 내 얼굴로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힘을줘서 아래로 젖혀져 있는 고개를 위로 들게끔 조정하는 녀석..
그렇게 내 본의와는 다르게 나를 보기 위해서 모여든 구경꾼들을 쳐다 보기 시작했다. 그때 유난히도 눈에 띄는 여자가 보인다. 하얀피부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의 모습.. 난 그 여자의 모습에 마지막 시선을 멈췄다.
"그래..저 여자말이지..알았다. 죽기전에 네 소원이라면 들어줘야지...저 여자역시 곧 네가 있는 곳으로 보내줄테니 걱정 하지마!!"
이상한 느낌이 든다. 만약 내가 본 여자 역시 이런 상황이었을까..정말 나와같은 상황이었으면 그 여자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하는 생각들이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자자 이제 헤어질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네가 보고 있는 여자를 향해서 웃어라!!"
다시 들려오는 남자의 명령.무서웠다 그리고 너무나 두려웠다.
"자 다음 표적은 저 여자야..마지막으로 저 여자를 향해서 밝은 미소를 선물해 줘야지."
녀석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신의 두손같은것을 이용해서 내 얼굴을 감싸 쥐어간다. 그리고 내양 입술 강제적으로 조금씩 벌려서, 내가 보고 있는 여자를 향해서 미소를 짓게끔 만들고 있다.
"빌어먹을!!!"
"쾅!"
둔탁한 소리와 함께 점점 의식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도로에서 죽은 원한령일까..아니면 악마일까.. 영원히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로 남은채 내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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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럼 계속해서 그곳에서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건가요 ;_ ; 잘 보고 갑니다. 이제 웃는여자만 보면 섬뜻할 듯..<1>에 오타 발견했습니다. 닾⇒ 앞
흠... 시나리오가 마치 운명에 대해 절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게 만드네요...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재미있습니다..
횡단보도를 이용한 있을수있는 이야기군요.. 횡단보도볼때마다 생각나겠는데요..
글에 대한 평가 감사 드리겠습니다. 더욱더 괜찮은 글을 남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미있네요 ^^ ㅋㅋ 결말이 깔끔해서 좋다 .ㅋ
정말 깔끔해서 좋음 ~
마지막 선물이란 말이군요...다음표적에 대한 예의... 횡단보도 건널땐 바닥을 ㅠㅠ;;; 생각할수록 .... 잼있게밨어여..건필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