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게실(憩室; diverticulum)”이란 내부에 공간이 있는 장기(위나 소장, 대장 또는 담낭, 방광 등)의 바깥쪽으로 돌출한 비정상적인 작은 주머니를 말합니다.
게실은 위장관 중에서도 특히 대장에 많이 나타나는데, 대장게실은 대장벽이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 모양으로 튀어나오는 질환입니다. 게실이 여러 개 있을 때를 ‘ 게실증’이라고 하고, 이 튀어나온 주머니 안으로 변과 같은 오염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 게실염’이라고 합니다.
대장 게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돌출되는 대장벽이 장벽의 일부(점막과 점막하층 조직)에 국한되는 경우를 “가성(假性) 게실”이라 하고, 근육층을 포함한 장벽의 전층이 돌출되어 주머니를 형성하는 경우를 “진성(眞性게실이라고 합니다.
진성게실은 선천적으로 생기며 주로 한 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이 우측 대장에 생기고 동양인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가성게실은 후천적이고 한 사람에게서 여러 개의 게실>이 생기며 좌측 대장에 주로 발생합니다. 주로 서구인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동양에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좌측 대장 게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지만 우측 대장 게실은 연령 증가와 관계가 없고, 좌측 대장 게실보다 발견되는 연령이 10~20세 정도 낮습니다.
대장 게실증은 구미지역 국가, 즉 고단백, 고지방, 저섬유질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국가에서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서양인의 경우 좌측 결장 특히 에스결장에 호발 하는 가성 게실이 흔하고, 우측대장에는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낮은 것(좌측 대장 게실이 80~90%, 우측 대장 게실이 5~10%이며, 특히 에스상 결장에 발생하는 경우는 좌측 대장 게실의 90~95% 정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미국인의 경우 60세에 이르면 약 반수가 그리고 80세에 이르면 거의 모든 사람이 대장 게실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이에 비해 동양인의 경우 대장 게실증은 비교적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발생부위도 서양과 달리 우측결장에 호발하는 것으로(좌측 대장보다 우측 대장이 6~8배 정도 많음) 보고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선천성, 진성형, 단발성 게실로 생각되는데 맹장 혹은 회맹관 근처에 호발합니다. 발생원인 또한 식이습관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진 서구와 달리 선천적인 요인이 주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와 인구의 고령화로 일본 및 우리나라에서도 대장 게실질환의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그 양상도 서구인과 비슷하게 좌측 대장 게실질환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대장 게실증의 임상적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장 게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고 일부에서만 증상을 나타내며, 그 중에서도 소수에서만 합병증을 동반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장 게실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약 85%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장 게실의 튀어나온 주머니 안으로 대변과 같은 오염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게실염이라고 하며 가장 흔한 합병증입니다. 이 외에도 드물게 천공, 출혈, 누공, 장폐색 등이 합병될 수 있습니다.
합병증이 없이 우연히 발견된 대장 게실은 증상이 없으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습니다. 게실염이나 출혈 등이 합병된 경우 우선 내과적 치료를 하고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천공, 누공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수술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