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TV조선에 이영작 교수가 나왔는데 정치 속성을 이분만큼 정확하고 속시원히 얘기하는 분이 없습니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려면 꼭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바로 박원순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박원순이 배신했기 때문이라는거죠. 박원순이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안철수보고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말라는 요청인데, 만일 서울시장에 재선되어 지지율이 올라가면 자기가 대선에 나가겠다는 속내라는 겁니다. 정말로 안철수를 생각한다면, 자기에게 서울시장 자리를 양보해준 안철수를 위해, 다음 대통령은 안철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어야 옳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배신한 박원순을 응징하지 않는다면 그럴 힘이 없다는 걸 뜻하며 정치판에선 힘이 없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부연합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죠.
안철수 신당에 관심이 갑니다. 분명히 가상 지지율은 민주당을 넘어서는데, 과연 지방선거에 민주당을 넘어설 수 있느냐? 없느냐? 이영작교수는 안철수가 성공하려면 민주당을 쓰러뜨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거야 말로 탁견이죠. 만일 전 지역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다면,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대신할 겁니다. 그러면 대통령후보는 안철수가 되는거죠. 만일 안철수가 야권연대에 응한다면? 민주당이 이기는 방향이죠. 그건 이미 안철수가 경험한 일입니다. 안철수가 문재인에게 진 것이 결국 단일화틀에 갇혔기 때문입니다. 안철수가 정치 감각이 있다면, 민주당과 정면승부를 내겠죠.
만일 안철수 신당이 끝내 민주당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사실 그래야만 손대표에게 기회가 옵니다. 이게 묘한 관계죠. 그러면 문재인을 비롯한 친노와 손대표와의 대결구도로 가는데, 이렇게 되면 안철수가 손대표와 연합해야만 친노세력을 이길 수 있을 겁니다. 내년 여름에 큰 구도는 결판나겠죠.
첫댓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2018년 체제를 놓고 피터지게 싸워서 야당을 재구성하지 않으면 2018년 집권도 어려울 겁니다. 상식적으로 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2018년 체제의 프레임과 그 프레임에 맞는 인물들을 어느쪽이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주도권이 달라지겠죠. 그러나, 야권, 특히 민주당이 눈앞의 승패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야권연대를 고리로 별의별 공학을 남발할 겁니다. 안철수 의원이 이 꼼수에 넘어갈 정도로 어수룩하지는 않을 터이지만, 정치세력화의 질이 떨어지고, 그 규모도 필요최소한의 충족성에 미치지 못하고, 상징성의 세기가 약하다면 어정쩡하게 얽힐 수밖에 없을 겁니다. 현실적으로
그럴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안철수의 고민이 큰데, 이를 타개할 방법은 수도권 승리, 즉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최소한 서울시장만큼은 독자적으로 당선시켜야 신당의 권위를 얻겠지요. 오랜동안 서울시정을 연구하고 준비한 이계안씨를 영입하여 박원순과 새누리당 후보와 맞짱 뜬다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2018년 집권에 도전하는 정치세력이 뚜렷하게 부각되고 재편될 여지가 큽니다. 우리쪽도 인천 서울 광주 충북 강원 제주 경기 전남 전북 대전 부산 등에서 유력 후보를 내세우고, 또, 절반정도는 당선시켜야 합니다. 부산의 경우, 후보만 내세워도 성공하는 거죠.
실질적으로 내년 지방선거는 새누리당의 예정된 승리냐, 야권의 승리냐의 관점보다는 어떤 정치세력이 야권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하느냐야에 관심이 클 것입니다. 야권에서는 신당과 민주당의 싸움이 아니라 손학규와 안철수의 주도권 경쟁이고, 친노의 생존 투쟁이 겹쳐지는 양상이 전개되겠죠. 반드시 그렇게 가야 2018년 집권이 조금 더 가능성이 커질 테니까요. 수도권과 호남은 어떤 일이 있어도 손학규-안철수 대결로 가야겠죠. 현실적으로도 그럴 개연성이 약간 높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