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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이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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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쁨 더하기 슬픔 빼기 정다움 곱하기 아픔 나누기 스크랩 1분도 안돼 진료 끝내는 병원, 돈 때문에 빨리빨리?
그대로 추천 0 조회 163 07.01.15 23:28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병원 가면 1분도 진료 안 하고 진료 끝내는 병원. 돈 때문에 빨리 빨리 진료?


둘째 아이는 자주 아픈 편이다. 주로 고열에 시달린다. 또 밤에 잠도 잘 못 자고 밥도 잘 안 먹고 유달리 칭얼댄다. 그 때마다 병원을 찾으면 병원에서는 목이 부었거나, 중이염이거나 감기 때문에 열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병원에서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애기들은 다 그렇다'고만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아이가 아플 때마다 난 병원에서 하는 말처럼 ‘애기들은 다 그런가 보다’하면서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얼마 전에도 열이 나 병원을 갔는데, 역시나 “애기들은 다 그래요.”한다. 어디 다른 곳이 이상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냐고 했지만 병원에서는 여전히 동일한 말만 하면서 마치 ‘이제 다 끝났으니 빨리 나가 주세요.’하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다음 환자를 봐야 하는, 그리고 다음 환자도 빨리 의사를 만나 아픈 곳을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심정적으로 이해는 했지만, 말이 나온 김에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염치 불구하고 계속 물었다. 하지만 의사는 진료를 다 했다는 듯이 의자를 돌렸고, 지켜보던 간호사도 다음 환자를 부를 태세였다.


나는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마치 시간에 쫓겨 제대로 진료를 하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이 짙었기 때문이었다.


"잠깐만요. 지금 제 말은 지금 현재 얘가 어디가 아프냐가 아니라 똑같은 증상으로 왜 이렇게 자주 아프냐는 겁니다. 혹시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은가 해서 물어보는 건데 밑도 끝도 없이 매번 '애기들은 다 그렇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럼 노인분들이 어디 아파서 오면 '나이 들면 다 그래요'라고만 답변하시겠습니까?”

 

항의하자 결국 검사! 검사 해 보니 자주 아픈 이유가 있었습니다.


결국 나의 항변에 의사는 그때서야 몇 가지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알레르기 검사 결과, 종합적인 알레르기 수치가 굉장히 높다면서 아이가 자주 감기나 열이 많은 것은 호흡기 쪽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집에 있다가 밖에 나가면 곧바로 감기나 열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아이가 아플 때는 꼭 어디를 갔다 온 경우였다.


아이가 밥도 잘 안 먹고 칭얼대는 것도 검사 결과 혈색소 수치가 8로 심각한 상태라고 하면서 혈색소가 부족한 아이의 특징이 밥을 잘 안 먹고 칭얼대는 거라고 했다. 혈색소 수치가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두뇌발달도 안 되고 심하면 다른 장기의 발달도 막는다면서 부모가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의사는 그 때서야 한참을 설명했다.


나는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만약에 그때 문제제기를 강하게 하지 않았으면 둘째 아이는 혈색소 부족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일이 있고 난 이후 난 아이들이 아프면 두 군데의 소아과를 동시에 간다. 그리고 진찰이 동일한지를 확인한다.


둘째뿐만 아니라 첫째도 이런 경우를 겪었다. 목소리가 항상 코맹맹이 소리가 나서 이비인후과에 가서 축농증이 아니냐고 까지 물어봤는데도 현미경 같은 것으로 보더니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계속 이 같은 증상이 있어 다른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축농증이란다. 다행히 약을 먹으면 나아질 수 있다는데, 지금으로서는 축농증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약으로 축농증이 나아지는 것인지 다른 병원에 가서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지방에 살다 보면 열악한 의료환경 때문에 서울 등에 있는 큰 병원을 찾을 일이 있는데, 어렵게 시간내서 큰 병원에 갔으니 증상에 대해 자세히 좀 설명하고 들으려고 하면  "우선 이렇게 처방해보고 다음에 또 오세요"한다. 진짜로 1분도 안 걸린다. 진료실 나오면서 너무도 짧은 진료에 허탈하기도 하고 짜증 나기도 하고, 너무 성의없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 그리고 다음까지 기다리려면 병원에 누구 아는 사람 없으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기다려야 한다.


"돈 벌려고 제한된 시간 안에 빨리 빨리 환자를 보는 병원!" 나만의 억지 주장일까?


이 일들을 겪고 난후 난 병원과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의사한테 꼬박꼬박 따지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데 얼마 전 모 신문 기사에서 '앓고 있는 병의 치료가 빠르지 않다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는 조급증 사람'을 언급하며 그들을 '병원쇼핑족'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것도 병'이라고까지 했다.


그 기사를 읽으니 갑자기 화가 났다. 마치 '병원쇼핑'의 원인이 모두 환자에 있는 것처럼 책임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환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병원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 어디 환자만의 잘못인가? 병원과 의사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 병원에서 진료 대기자 명단이 나오는 표시판을 볼 때, 미리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 안에 환자를 진료하는 내용의 문구를 볼 때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행위가 결국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것은 이해를 한다. 하지만 진료하는 그 순간이 환자들에게는 생명이 달릴 수도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병원과 의사분도 많이 있겠지만, 지금 대다수 많은 병원들은 너무도 수익성만을 고려해 제한된 시간내에 한 사람이라도 더 진료하는 것에만 관심이 쏠릴 뿐 환자의 아픈 곳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병원도 나름대로 할 말이 있을 것이다. 현행 의료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병에 관한 자세한 진료와 그에 따른 설명 정도 해 주는 것은 모든 근본적인 문제를 떠나 생명을 다루는 병원과 의사의 높은 도덕적 책임과 의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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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1.16 00:45

    첫댓글 병원가면 30 ~1시간 기다려 의사와 상담은 고작1분이니,미리 질문내용 메모해 가네요.^^

  • 07.01.18 11:26

    메모, 그 방법 참 괜찮겠어요.

  • 07.01.16 13:12

    남의생명 경시 풍조가 그 근본에 깔려 있어 그런게 아닐까요.

  • 07.01.16 15:27

    그대로님 다 옳은 말씀입니다.

  • 07.01.17 08:43

    선택진료도 문제가 있습니다... 파병같은경우 항상 선택진료를 해야하는데 선택진료라고 병원비 더 내야하죠...-.-; 의료보험 지원안되는 MRI는 병원의 주수입원이라고 하죠?

  • 07.01.17 08:45

    모든 의사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생명의 살리고 지켜주는 의사가 아니라 하나의 직업으로서 의사가 존재하다보니 경제사회에서 생명보다 돈이 우선시 되는 사회가 안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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