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퇴근하면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한다.
나는 요리를 못하기에 설거지 담당을 자처했다.
설거지 담당이 된 지는 10년도 넘었다.
식사 후엔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밤 8시부터 10시까지 약 두 시간 가량 야간 운동을 한다.
주로 P.T와 검도다.
그제 밤에 목검으로 '후리기 훈련'을 좀 빡세게 했다.
여느 때보다 약 20-30% 정도 강도를 높였다.
손바닥이 욱신거렸다.
산 속은 어두워서 내 손바닥을 볼 수 없었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중지의 피부가 까져 있었다.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근 35년 이상 검도 훈련을 했는데도 여전히 손바닥 피부가 까지고, 피 나고 때론 물집이 잡힌다.
군데 군데 딱딱한 굳은살이 박혀 있어도 또 다시 그 위에 핏물이 밴다.
가뜩이나 못생긴 손바닥이 더욱 볼썽사나웠다.
내 손바닥이 말이 아니다.
샤워를 하는데 살짝 아렸다.
나도 모르게 피식 피식 웃음이 났다.
내 양 손과 두 다리는 주인을 잘못 만나 무지 고생한다.
평생 동안 그랬다.
얘네들의 아우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래서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산다.
3일 정도 검도 훈련은 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중지의 피부가 아물면 다시 강도 높게 재개 하리라.
인생은 체력 싸움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절감하는 부분이다.
의욕도 있고, 생각이 있어도 체력이 없으면 만사가 '귀찮이즘'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몸이 말은 안 듣는데 어쩌겠는가.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 운동도 하고 기도도 하자.
몸과 마음을 잘 다듬어야 한다고 믿는다.
근무일 기준으로 오늘이 8월의 마지막 날이다.
세월이 비호같다.
8월 마무리 잘 하시고 더욱 힘찬 9월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건투를 빈다.
브라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