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찾는 여행은 아무래도 추운 겨울과는 좀 거리가 있다. 그러나 겨울산행만이 주는 체험은 다른 계
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특히 산에 가면 어김없이 만나는 산사(山寺)는 이런 겨울
엔 색다른 느낌과 정취를 여행자에게 준다. 땀을 흘리며 산길을 오르다보면 찬바람이 오히려 반갑게 받
아들여지고, 그러면서 찾게 된 산사의 모습은 평소보다 훨씬 깊고 신비스런 느낌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 겨울 부담 없이 등산을 하고, 산사의 풍취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해 본다.
< 동학사 > < 남매탑 >
계룡산국립공원내 동학사-갑사 코스는 일찍부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등산코스. 두 명찰(名刹)도 그
렇지만 올라가는 길이 쉽고 부담이 없는데다가 용문폭포 등 계곡이 아름답고 깊어 한겨울 산행코스로 제
격이기 때문이다. 산행은 동학사에서 시작해도 좋고, 갑사를 기점으로 해도 좋다. 동학사를 기점으로 하
면 갑사까지 갈 수도 있고, 관음봉을 거쳐 금잔디고개까지 올라가서 되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
다. 동학사에 도착하면 바로 앞에 이정표가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남매탑-금잔디고개를 거쳐 갑사까지
4.7km 거리이고, 왼쪽으로 가면 관음봉을 거쳐 금잔디고개-남매탑을 지나서 동학사로 다시 내려올 수 있
다. 왼쪽 코스로 가면 관음봉까지는 2.8km, 다시 내려오기까지는 5km가 좀 넘는다.
< 갑사 >
이상보의 수필 '갑사로 가는 길’의 주요 소재인 남매탑까지 올라가면
힘든 코스는 거의 다 지난 셈이다. 헬기장 표시가 돼 있는 금잔디고개에서
갑사까지는 약 2.3km 거리이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 돌들이 많아 다리
가 아프지만 힘을 좀 내면 곧 반가운 흙길이 반겨준다. 이곳 갑사로 내려가
는 길은 본래 '春마곡 秋갑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을의 정취가 뛰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깊은 계곡풍경과 함께 계속 귓전을 때리는 물소
리에 취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자연과의 교감을 한껏
높이면서 내려가 보면 용문폭포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20분 정도 계속
가면 갑사에 도착한다.
산행의 피로를 온천으로 풀고자 한다면 유성온천을 가보자. 갑사에서
유성으로 가는 버스가 약 40~50분 간격으로 있다. 온천지구가 유성IC에서
가까이 있어 자가운전으로 가도 찾기가 쉽다. 이곳 온천수는 수온 섭씨 42-55도, (PH) 8.4의 알카리성 단
순라듐천으로 피부병, 관절염, 신경통, 당뇨병, 부인병 등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룡산 산행을 마치고 여정에 여유가 있다며 공주 공산성을 잠깐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 공산성은 백
제가 부여로 천도하기까지 반세기 이상 도읍이었던 공주에 세워진 도성으로 답사는 물론 금강을 바라보면
서 산책을 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성곽의 길이가 2.6km가 넘는데다가 금서루, 진남루, 백
제궁터, 쌍수정, 임류각지, 만하루, 연지(蓮池), 공북루 등 성 안에 역사의 흔적들이 도처에 있으므로 산
성을 자세히 답사하려면 사실 시간이 꽤 걸린다. 그러나 산성 밟기를 하며 공주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즐
거움을 느끼는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공주 시내버스정류장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찾아가기도 쉽다.
< 마곡사 > 또 다른 겨울산사인 마곡사는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이 사찰은 봄 경치가 수려하여
정감록에 나오는 10승지 중 하나로 불린다. 그러나 사람
이 붐비는 철을 피해 가면 특유의 호젓함을 느낄 수 있
다. 정류장에 내려 개천을 따라 마곡사로 올라가는 길은
평소엔 사람이 많아 장터 같은 분위기이지만 겨울철에는
한적하여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마곡사가 보이지만 개천이 흐르고 있어 백여 미터 가량
더 올라가서 극락교로 건너야 한다. 그렇지만 사람이 없
는 이런 계절엔 안전한 징검다리를 찾아 개천을 건너보는
여유를 부릴 수도 있기에 좋다.
해탈문과 천왕문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면 마곡사의 본전(本殿)인 대광보전이 보이고, 바로 앞에 고려
말에 세워졌다는 5층탑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바로 앞으로 서 있는 향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이 나무는 일본인 장교를 살해한 김구 선생이 탈옥 후 마곡사에 은신했다가, 해방 후 이곳을 다시
찾아 심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뒤편에 있는 또 하나의 본전인 대웅보전을 둘러보고 난 다음 여건이 된다
면 이곳 송림욕 코스로 등산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 수백 년간 자라온 토종 송림길을 따라 은적암을 지
나 태화산 최고봉인 활인봉(423m)까지 갔다 내려오면 2시간 좀 넘게 걸린다. 중간에 백련암까지 갔다가
돌아서 내려오는 코스로는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 참고할 점 - 마곡사 부근의 온천타운은 현재 개장하고 있지 않다. 열리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
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관광지 지도에 표시된 내용을 보고 온천을 찾으면 낭패이
다.
◈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 대전 → 동학사 : 대전역 앞에서 102번 버스 이용, 50분 소요
* 대전 → 갑 사 : 서부터미널에서 갑사행 직행버스 이용
* 동학사 → 공주 : 버스 하루 5회 운행 (문의 : 시민교통 041-854-3161~3)
* 갑사 → 공주, 유성, 서울행 버스 이용 가능 (문의 : 갑사매표소 041-857-5270)
* 공주 → 마곡사 : 시외터미널 앞에서 7번 버스 이용, 30분 소요
(문의 : 공주 시내버스 터미널 041-854-3163)
◈ 자가용으로 간다면
* 대전-동학사 : 호남고속도로 유성IC - 공주.예산 방면 32번 국도 - 약 6㎞ - 박정자 삼거리
- 좌회전 - 약 4.5㎞
* 공주-갑사 : 논산 방면 23번 국도 - 약 12㎞ - 계룡에서 좌회전 - 약 4.5㎞
* 공주-마곡사 : 예산 방면 32번 국도 - 약 14㎞ - 사곡면 소재지 삼거리에서 우회전 - 약 9㎞
◈ 금강산도 식후경
* 동학사, 갑사, 마곡사 입구에는 식당촌이 잘 형성되어 있다.
* 1번 국도변 : 박정자삼거리에서 공주 쪽으로 가는 1번국도를 따라 야외전원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전통적이고 테마가 있는 분위기로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 공주 공산성 부근 : 돌솥밥, 한정식으로 유명한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다.
◈ 하룻밤 묵을 곳
* 동학사 부근에는 여관들이 있고, 갑사부근에는 여관, 민박, 유스호스텔이 있다.
* 마곡사 주변으로는 여관이 없고 소수의 민박만 있다. 여관으로 가려면 공주시로 나가야 한다.
◈ 축제
* 백제문화제 : 공주시와 부여시 번갈아가며 매년 10월 개최
* 고마나루축제 : 7~8월
* 계룡산산신제 : 음력 3월15일
* 우금치거리예술제 : 11월
첫댓글 아이고...그림은 다 내빼고 글자만 댕겨졌넹. 아직 익숙치가 않아서리.....
이게 모야? 우, 갑사~계룡산 줄기... 대덕에서 근무하던 3년전이 생각난다.. 좋은 기억만 있었으면 좋으련만.....
우씨 산은 정말 싫어...옛날에 설악산 마등령인가 뭔가 극기 훈련갔다가 죽는줄 알았다.. 여름에는 그저 바다가 짱이다..볼게 많잖아^^^
볼...거....라니..... 근데 그거 (?)고문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