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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화개선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이대로
[머리말]
겨레말이 살아야 겨레가 살고
나라말이 빛나야 나라가 빛난다.
일찍이 나라가 기울던 대한제국 때 주시경 선생은 “나라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른다.”는 생각으로 우리 말글을 지키고 빛내려고 애썼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뒤에도 그 꿈을 접지 않고 더 열심히 우리 말글을 가르치고 그 중요함을 알리려고 한글책 보따리를 들고 여러 학교를 바쁘게 다녀서 ‘주보따리’란 별명까지 들었다. 그리고 일본말이 국어가 되니 우리말을 ‘국어’라고 할 수 없어서 우리말은 ‘한말’, 우리 글자는 ‘한글’이란 새 이름까지 지어 부르며 우리 말글을 지키고 살리려고 애썼다.
그 때 주시경은 왜 그토록 우리 말글을 살리고 빛내려고 했을까? 바로 우리 겨레 말글이 겨레 얼이고 겨레 힘을 키우는 밑거름이며 튼튼한 나라로 키워줄 뿌리라고 생각해서다. 배우고 쓰기 힘든 중국 한문을 공식 언어로 섬기고, 우리 말글은 비공식 언어로 푸대접하는 그 때 이중 언어생활로는 자주문화가 꽃필 수 없고 나라가 망한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우리 말글을 살려서 힘센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언어문화를 개선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100년 전인 1914년 39살 젊은 나이에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러나 그가 가르친 제자들이 일본 식민지가 된 나라에서 일제의 모진 탄압에도 굽히지 않고 조선어학회란 모임을 만들고 우리 한말글(우리 한말과 한글)을 갈고 닦아 광복 뒤에 우리 한말글로 교과서도 만들어 교육을 하고 공문서도 써서 온 국민이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국민 수준이 빨리 높아졌고 그 바탕에서 민주주의와 경제가 발전했다. 그리고 우리 자주문화가 꽃펴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나라밖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가만히 앉아서 된 일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피땀을 흘리며 애썼다.
그런데 이렇게 수천 년 얽매인 한문으로부터 우리말이 독립하려는데 영어 식민지가 되겠다고 스스로 나서고 있다. 1990년 대 김영삼 정권이 영어 조기교육을 부르짖고, 김대중 정권 때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이들까지 날뛰더니 거리엔 한말글 간판은 사라지고 영어 간판이 자꾸 늘어나고, 회사 이름과 상품 이름은 말할 것이 없고 정부 기구 직제까지 영어로 바꾸고 있다. 마치 1500년 전 신라가 중국 당나라의 문화와 한문 그늘 속으로 들어가듯이 말이다. 그러니 우리말을 우습게 여기는 풍조가 일어나 애들은 욕설, 어른들은 막말, 영어 남용으로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럽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대충매체를 통한 누리통신망(인터넷)시대를 맞이해 지나치게 어지러운 우리 말글살이를 그냥 볼 수 없다고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언어문화개선 운동을 시작하니 반갑고 고맙다. 겨레말이 살아야 겨레가 살고, 나라말이 빛나야 나라가 빛난다. 겨레말이 살고 나라말이 빛나려면 세계 으뜸 글자인 우리 한글을 잘 이용하고 토박이말을 살려 써야 한다. 우리 한말글로 문화강국이 되고 더 잘사는 나라가 되길 바라면서 우리 언어문화,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살펴보련다.
가. 언어문화, 무엇이 문제인가?
1. 지나친 영어 섬기기 문제
가장 큰 문제는 영어가 지나치게 우리말을 몰아내고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말보다 영어(미국말)를 더 좋아하고 섬기고 있다는 것이다. 수십 년 전만 해도 한자 문제가 가장 큰 문제였으나 그 문제는 많이 풀렸는데 이제 영어 문제가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 회사 이름은 말할 것이 없고 상품 이름, 건물이나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바꾸거나 새로 짓더니 정부 정책과 직제 이름과 사람 이름까지 미국말로 바꾸고 있다. 이러다가 우리말과 겨레가 만주어와 만주족처럼 사라질까봐 걱정스럽다.
우리는 1948년 대한민국을 세우면서 “공용문서는 한글로 쓴다.”는 한글전용법과 공문서 규정이 있었고, 오늘날엔 좀 더 보완된 국어기본법이 있어서 공용문서에 한자를 안 쓰고 한글로 쓰는 것은 뿌리를 내린 편이다. 그러나 아직도 어려운 일본 식민지 때 쓰던 행정용어와 전문용어를 그대로 쓰는데다가 오늘날엔 외래어를 넘어 외국어를 마구 쓰고 외국 말투가 늘어나고 있어 문제다. 거리엔 영어 간판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다.
오늘날 한 서울거리 모습이다. 언 듯 보면 미국 거리처럼 보인다.
앞에서 본 서울거리 사진을 보면 영어 간판들 속에 ‘약’이라는 한글이 조그맣게 보인다. 마치 혼자 외롭게 떨면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것 같아 불쌍하고 안타깝다. 그러나 많은 한국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북쪽에서 온 사람들이나 중국에서 우리 말글을 지키려고 애쓰는 중국 연변 동포들이 이 꼴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부끄럽다. 중국 동포나 북에서 온 이들 가운데 어떤 이는 이런 모습을 보고 미국 식민지 같다고 말하기도 하고 이 사회에 정이 가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거리 모습만 영어가 판치는 것이 아니다. 국문학과와 국사학과 교수도 영어로 뽑는다고 한다. 국어연구원장을 뽑을 때도 영어 면접을 본다는 말도 있다. 영문학과에서 영어로 강의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보겠는데 다른 학과들도 영어로 강의를 하면 대학 평가에서 많은 점수를 주고, 영어로 강의하는 대학에 정부에서 돈도 많이 지원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대학만 그런 것이 아니라 중, 고등학교에서도 영어로 교육을 한다고 한다. 아니 유치원에서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갓난아기에도 우리말을 배우기 전에 영어부터 가르친단다.
지난번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에 ‘하이 서울’이란 말을 내세우더니 그 뒤 공문서엔 “희망플러스 통장,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클린재정. 서울비전체계, 시민패트롤, 서울사랑커뮤니티, 서울리뉴얼, 비전갤러리, 그린트러스트, 하이서울리포트, 서울메트로 모니터, 시니어 패스, 하이서울 페스티발, 서비스 매뉴얼, 비전서울 핵심프로젝트, 희망드림프로젝트, 시민행복 업그레이드, 클린운영, 보육보털 사이트, 서울형 데이케어 센터” 들처럼 영어가 섞인 말이 늘어났다.
현 정부의 ‘정책브리핑’이란 누리집 모습이다. 제목에 우리말로만 쓴 것보다 영어가 많다.
이 정부도 대통령이 ‘신뢰 프로세스’란 말을 많이 써서인지 정부기관 누리집(홈페이지)을 보니 “칼럼&피플, 브리핑룸, 정책플러스,아카이브, 기타써비스, 사이트맵, RSS서비스, 뉴스레터, 이벤트존, 국민아이디어” 들들 외국어가 많다. 이 말들은 한글로 썼다고 모두 우리말이 되는 건 아니다. 전에 정부가 ‘동사무소’를 ‘주민센터’로 바꾸고, 대전시 유성구가 새로 생기는 마을 이름을 ‘테크노동’이라고 지은 것을 새삼스럽게 들추지 않더라도 정부와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우리말을 버리고 있다. 정부기관이 일반 국민보다 더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써야 할 터인데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우리말이 위기다. 그런데 나라를 걱정한다는 정치인이나, 국어정책 당국자들과 국어학자들도 아무 말이 없다는 것이 이상하다. 얼마나 더 우리말을 망가트릴 것인지, 얼마나 우리 말글살이가 더 혼란스러워야 바로잡으려할지 모르겠다.
2.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는 광고문과 영어 간판 문제
방송과 신문, 길거리 광고문을 보면 우리말이 얼마나 상처를 받고 있으며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러운지 훤히 보인다. 광고문과 간판은 국민 말글살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거리 간판은 그 나라의 얼굴이고 그 국민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과 같다. 이제 우리말 간판이 사라지고 영어 간판이 많다는 말은 하도 많이 해서 꺼내기도 꺼려지는 잔소리가 되었다. 그 광고문이 어느 나라 말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너무 많다. 그대로 두면 얼마나 우리말이 망가질지 모르겠다.
“일어서自!” 몇 해 전에 서울시가 길거리와 버스에 붙인 광고문이다. 우리말도 아니고 한문도 아니고 영문도 아닌 말장난이다. 영어나 다른 외국어로 쓴 광고물들과 함께 이런 알림글은 국어기본법과 옥외광고물관리법을 어긴 것이다. 법과 규정이 없더라도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이런 광고문을 만든 사람과 공무원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궁금하다. 공공기관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제 사회 흐름이다. 아이들 욕설과 거친 댓글만 탓할 일이 아니다. 얼마나 우리말이 망가지고 더럽혀질지 모르겠다.
공공기관과 언론이 국어기본법과 옥외광고물관리법을 어기고 우리 말글살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보고 배웠는지 일반 국민들까지 그렇다. 아래 사진을 보면 “福GO클럽 콘서트”란 글이 있다. 우리말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고 한자와 영어가 뒤범벅이다. 이런 광고문이나 선전문이 여기저기 너무 많아서 다 밝히기 힘들다. 우리말은 흙탕물과 같은 잡탕말이다.
福GO클럽? 우리말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다. 이 나라 곳곳에 잡탕말이 많다.
3. 어려운 행정용어와 학술용어 문제
우리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수천 년 동안 중국 한문 속에 살았다. 그리고 100여 년 전에는 일본 식민지가 되어 36년 동안 일본말이 국어가 되어 일본말글 속에 살았다. 조선시대 교과서는 한문이고, 왜정시대엔 일본 말글로 된 책으로 공부했다. 공문서도 그랬다. 그래서 지금도 공공기관 행정용어나 학술 전문용어는 한문이나 일본 한자말이 많다. 그리고 광복 뒤 미국 군정시대엔 영어가 공식 언어로 쓰인 일이 있고 오늘날엔 영어로 된 학술 전문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 이런 말들은 한글로 쓴다고 우리말이라고 할 수 없고 어렵다.
그래서 국민들이 불편해하고 교육도 잘 되지 않는다. 수십 년 전에 국가기관에 가면 공무원들이 업무시간에 책상에서 한문 공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영어 공부에 많은 힘과 시간을 바치고 있다. 공무원들이 국민 편리하게 도우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행정용어, 어려운 한자말과 영어를 더 쓰려고 애쓰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말이다. 말이 쉬워야 국민과 정부가 하나로 통하는 데 그렇지 않다.
요즘 동대문구청에서 내 건 펼침막이다. 차집관거? 이 말을 국민은 잘 모른다.
2012년도 신문 보도를 보면 정부는 “가내시, 거마비, 과년도, 리스크, 비추얼”같은 어려운 행정용어를 ”임시통보, 교통비, 지난해, 위험, 가상“으로 쉽게 바꾸기로 했다고 알리고 있다. 위 한자말은 일본 식민지 때부터 쓰던 일본식 행정용어이고 영어는 요즘 들어온 외국말이다. “차집관로, 우수관로”란 행정 용어가 있다. 이런 말은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말이다. 이런 말은 한글로 쓴다고 우리말이 되는 게 아니다. 한글로 쓰면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하수관, 빗물 관”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겠다. 일제가 물러간 지 70년이 되었는데 아직 어려운 일제 용어에다가 일본 말투가 많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중국 한문이나 일본어 같은 외국말이 우리 공식 언어였고 지배언어였으며 우리 백성들이 쓰는 말은 우리말이었다. 사실상 두 가지 말글살이를 하는 이중 언어생활을 한 것이다. 이 또한 교육에도 문제였으며 국민 화합과 소통, 자주문화 융성과 나라 발전에 큰 걸림돌이었다. 그런데 지난날 힘센 나라 언어, 지배 국가 언어는 출세 수단이었고 일반 백성들에게 먼 이야기였으며 부러움이었다. 지금도 어려운 일본 한자말과 영어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가 많다. 학술용어도 어려워서 교육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4. 언론과 누리통신 언어 문제
방송이나 신문은 국민 언어생활에 엄청나게 영향을 준다. 또 어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도 보기 때문에 우리말답지 않은 말이나 욕설, 비속어를 함부로 쓰면 그대로 퍼지고 따라서 한다. 또 방송 자막이나 신문 제목에서 맞춤법을 어기고 불필요하게 어려운 한자말이나 영어를 마구 쓰는 것도 문제다. 누리통신의 악성 댓글과 외계어도 큰 문제다.
악성 댓글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도 있다. 누리통신을 잘못 이용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막말을 하고 그 모습이 방송에 그대로 보도되고, 누리통신에서 멋대로 쓰는 댓글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도 잘해야겠지만 언론부터 쉬운 말, 고운 말, 바르고 품위 있는 말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문이 분야별 지면 이름을 “BUSINSS Brunch Time" 라고 영어로 쓰고 있다. 언론이 영어 숭배와 남용을 부채질하고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는 일이 많다. 그래서 우리말을 우습게 여기고 남의 말을 더 섬기게 만든다.
나. 우리 언어문화 개선하는 길
1. 대통령과 정부가 강력하게 언어개선책을 펴야 한다.
일반인들 언어생활도 문제가 있지만 정부기관의 언어문제가 심각하다. 너무 어지러워 지금 상태 그대로는 개선될 길이 없다. 대통령이 강력하게 이 문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이 정부가 내세우는 문화융성, 국민 화합,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일이 제대로 되려면 이 언어문화가 개선되지 않고는 어느 일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정부와 대통령이 세종대왕의 문화 민본 정치와 정신을 본받아 언어문화를 개선해 나라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고 추진하면 조금 바로잡힐지 모르겠다.
에 따른 광고물 등의 표시방법은 이 장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② 광고물의 문자는 원칙적으로 한글맞춤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및 외래어표기법 등에 맞추어 한글로 표시하여야 하며, 외국문자로 표시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한글과 병기(倂記)하여야 한다.”고 되어있고 광고물은 지자체의 허가를 받게 되어있다. 그런데 잘 지키지 않는다.
정부기관 누리집에 있는 알림글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정부가 말장난을 하고 있다.
2. 뿌리 깊은 언어사대주의 씻어내기 운동이 절실하다.
3. 영어 편식 교육을 당장 중단하고 국어 교육을 잘해야 한다.
4. 방송과 신문 들 언론매체가 언어문화 개선에 나서야 한다.
풀하우스? 한국방송 프로 이름인데 우리말 아니다. 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옥외광고물 관리법 시행령 제12조(일반적 표시방법)를 보면 “① 법 제3조제3항
국어기본법에 공문서 작성에 관한 법은 “제14조 (공문서의 작성) ① 공공기관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를 쓸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잘 지키지 않는다.
국어기본법에 “제3조 (국어책임관의 지정 및 임무) ① 법 제10조제1항에 따라 중앙행정기관과 그 소속 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해당 기관의 홍보 담당 부서장 또는 이에 준하는 직위의 공무원을 국어책임관으로 지정하고, 그 사실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통보하여야 한다.”로 되어 있어 국어책임관이 홍보담당 업무와 겸직을 하도록 되어 있다.
5. 우리 말글로 새 말을 만들 이름을 짓는 교육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