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은 산행보다는 음주가 더 피곤했다.
산행 후 다리가 아프지 않은 것도 그 전에 술을 덜 마시며 준비했기 때문이리라.
준비라기보다 나의 일상을 돌아보며, 스스로 기뻐하는 일상이기를
시내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금남로 4가역에 내려
광주극장의 시간표를 확인한다.
조금 이른 시각이어서 고흥 장어탕 집에 가서 점심을 먹는다.
홀과 방에 손님이 가득한 사이에 남자 주인은 옷에 땀을 적시며
장어탕을 부지런히 나르고 있다.
오랜만에 왔다고 소주 한 병 갔다줄까 하신대 사양한다.
옆 상에는 70이 넘어보이는 남자는 쪼그라지고, 앞에 앉은 여자는
화장을 진하게 하였고. 교태를 떨며 소주를 마신다.
저 어르신들의 데이트는 설레이고 설레일까?
그녀의 연기는 요금이 4,000원이다. 상영시간이 28분 정도란다.
제주도 구경이나 할까 하고 표를 샀는데, 제주의 경관은 별로 보여주지 않는다.
요양원(?)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마지막 소망을 이뤄주고자
서울의 여배우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속여 돈을 주고 데려온다.
여자는 연기일지 모르지만 발랄하다.
남자는 사람이 가까워지면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어머니가 보이지 않고, 아버지도 평생 젊은 여자만 좋아했다는 듯이 보인다.
아버지가 의식을 잃고, 여자의 역할도 끝나 잔금을 지불하고 헤어지지만
여자는 다시 병실로 돌아와 말없는 아버지와 대화하며
춘향전의 한대목을 노래하며
자기 감정에 겨워(?) 눈물을 훔친다.
죽은 듯 무표정하던 주위의 노인들이 눈을 뜨고, 아버지는
여자의 손을 놓지 않는다.
돌아 온 남자가 아버지를 타박하며 강제로 손을 뺀다.
http://cafe.naver.com/cinemagwangju/7850
표를 두 장 산지라 자리에 앉아 잠을 잔다.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에 잠을 깨 '인 더 하우스'를 본다.
제르망은 고등 2학년 문학교사다.
주말의 이야기를 두 줄밖에 쓸 줄 모르는 학생들 속에서
집을 '관찰'하는 재능있는 학생의 글을 발견한다.
갤러리를 맡아 운영하는 아내와 글을 읽으면서
둘은 점점 학생의 글에 빠져든다.
제르망은 재능있는 학생의 글을 지도한다지만, 옛 펼치지 못한
자신의 문학을 겹치는 듯하고,
학생은 자신의 처지와는 다른 친구의 집에서
자신의 욕망을 투사한다.
두 가족(세 가족?) 속에 개입한 학생의 위험한 도발이
현실과 소설이라는 상상을 오가며 결국,
제르망을 실업자로 만들지만 어쩌랴 그런 게 삶 아닐까?
오종이라는 이 감독의 영화를 몇 개 본 듯도 하다.
http://cafe.naver.com/cinemagwangju/7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