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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 벽화로 배우는 부처님의 지혜 >
제7회 보살과 신장, 중생들의 세상 ( 제1 관세음보살 ~ 제7 띠 순서는 세상을 지키는 임무시간 )
* 본 회에서는 『보살과 신장, 중생들의 세상』을 게재하겠습니다. 우리가 사찰에서 자주 접하는 보살과 부처님을 지켜주는 수호신 신장들과 그리고 중생들의 세상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또한 분량이 많은 관계로 2회에 걸처 나누어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이 번회에서는 1.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 ~ 7. 띠 순서는 세상을 지키는 임무시간 편입니다.
Ⅴ. 보살과 신장, 중생들의 세상
1.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
2. 크고 큰 원력의 보현보살
3. 지혜의 화신 문수보살
4. 지옥 중생 구제하는 지장보살
5. '아, 훔' 금강력사의 힘
6. 불법을 수호하는 하늘 왕
7. 띠 순서는 세상을 지키는 임무시간
8. 중생의 여섯 갈래길, 육도윤회
9. 구산팔해, 하늘과 인간
대한불교 천태종 금정산 광명사 대광명전 / 부산광역시 금정구 장전동 소재
보살菩薩, Bodhisattva은 보리살타菩提薩埵를 줄여 부르는 말입니다. 범어 보디사트바Bodhisattva를 한자로 적은 것으로 번역하면 깨달은 중생이라는 뜻이 됩니다. 즉, 부처와 중생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깨달음을 얻었지만,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부처가 되지 않고, 머물러 계신 분들입니다. 대표적인 보살로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이 있습니다.
보살의 정신은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즉, 위로는 부처님의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모습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 정신은 모두가 잘 아는 사홍서원四弘誓願에서 더욱 잘 나타나 있습니다.
사홍서원은 모든 보살들이 세우는 네 가지 넓고 큰 서약으로
(1)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2)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3)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4)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중생의 구제와 번뇌를 끊고 법문을 배워 불도를 성취하는 것은 개인의 원력이 아니라 대승보살이 지니는 원력입니다. 보살은 이러한 원력으로 늘 중생들 가운데 함께 머물며 지혜와 자비를 실천합니다.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는 분이라면, 신장神將은 부처님의 도량과 가르침을 수호하면서, 불자들을 지키고 보살펴주며 때로는 수행력을 증장하는데 힘을 보태어 주시는 분들입니다.
탱화나 벽화는 주불로 모시는 부처님에 따라 좌우에 배치되는 협시보살들과 등장인물이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팔대보살과 십대제자, 사천왕 들이 부처님 탱화에 등장합니다.
가운데 0번 석가모니불 ① 문수보살 ② 보현보살 ③ 관세음보살 ④ 대세지보살 ⑤ 미륵보살 ⑥ 지장보살 ⑦ 금강장보살 ⑧ 제장애보살 ⑨ 가섭존자 ⑩ 아난존자 ⑪ 사리불존자 ⑫ 수보리존자 ⑬ 부루나존자 ⑭ 목건련존자(목련존자) ⑮ 가전연존자 16번 아나율존자 17번 라훌라존자 18번 우바리존자 19번 동방 지국천왕 20번 남방 증장천왕 21번 북방 다문천왕 22번 서방 광목천왕
1.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
중생과 가장 친근한 보살인 관세음보살에 대해서는 『법화경』 <보문품>에서, 무량 백천만 억 중생이 온갖 고뇌를 받더라도 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면 곧 음성을 알아들어 고뇌에서 풀려나게 해 주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관세음보살은 자비의 화신으로 중생을 구제하려는 큰 자비심을 바탕으로 모든 중생들의 고난을 구제하고 복덕을 나누어 안락한 세계로 인도해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소리를 모두 관찰한다는 의미에서 관세음보살이라 부릅니다. 관세음보살께서 이마에 두른 보관에는 늘 아미타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의 가장 큰 특징은 신통력으로 방편을 베푼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32응신이라고 하여, 중생에게 필요한 상황에 맞추어 여러 가지 몸을 신통변화로 나타내십니다.
벽화의 소재가 되는 불교설화에서 관세음보살의 화신과 연관된 일화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2. 크고 큰 원력의 보현보살
보현동자는 보현보살이 동자의 모습으로 나타난 분입니다.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은 이렇게 동자의 모습으로도 자주 등장하십니다.
무엇보다도 동자라는 의미가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또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은 지혜와 수행을 대표하다보니, 초발심으로 상징되는 구도심과 원력을 세워 수행하는 수행자의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완벽한 보살의 모습이 아닌 수행과정에 있는 동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불자를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데, 코끼리는 행원行願을 상징합니다. 보현보살의 열 가지 행원은 불교수행의 실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원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항상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을 찬탄하며, 널리 공양을 쌓고, 늘 참회하며, 서로를 인정하고, 가르침을 즐겨 들으며, 세상에서 부처님의 법을 수호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며, 여러 중생을 잘 따르면서, 지은 바 모든 공덕을 중생들에게 되돌려 주겠습니다."
비록 보현보살께서 부처님 전에 세운 원력이지만, 모든 불자가 당연히 행할 바가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3. 지혜의 화신 문수보살
문수보살은 부처님의 지혜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법당에 모셨을 때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셔서 부처님의 위 없는 지혜와 큰 원력을 각각 상징하게 됩니다.
보현보살이 흰 코끼리를 타고 다닌다면, 문수보살은 푸른 청사자를 타고 다닙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진리의 법문을 사자후하고 하는 것처럼, 문수보살의 사자는 곧 부처님의 용맹스런 지혜와 위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화대에 앉아있는 모습일 때는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푸른 연꽃을 들고 있거나 경전을 들고 계시기도 합니다.
4. 지옥중생 구제하는 지장보살
지장보살을 다른 보살과 달리 곁으로 화려함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지옥중생을 구제하고자 지옥으로 걸어가시니, 휘황찬란한 보살의 장식이 아닌 평범한 스님의 모습으로 중생들 앞에 나타나서는 것입니다.
머리에는 다른 보살과 달리 보관 대신 아무것도 쓰지 않거나 두건을 두르고, 손에는 큰 지팡이인 석장을 지닌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지장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 다음으로 약 56억 7천만년 후에 나타나신다는 미륵불이 오실 때 까지, 그 기간 동안 일체의 중생을 구제하는 역할이 부여된 보살입니다.
그래서 육도윤회의 굴레에서 헤매는 중생들을 모두 구제하기로 서원하셨기에, 관세음보살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로 몸을 변화하여 중생 앞에 나타나시는 분입니다.
5. '아, 훔' 금강력사의 힘
사찰 입구의 천왕문天王門은 부처님의 도량에 삿된 무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동서남북으로 지키는 수호신장인 사천왕을 모신 곳입니다. 이와함께 금강문金剛門이 세워지는데, 이 곳 역시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력사 두 분을 모셔놓은 문입니다.
그런데 금강문을 조성하게 되면, 두 금강력사와 함께 문수와 보현동자를 함께 모셔놓게 됩니다. 이는 지혜와 원력을 상징하는 두 보살이 금강력사와 함께 계시면서, 사찰에 들어 갈 때는 굳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배우고, 속세로 돌아갈 때는 변함없이 보현행을 실천하기를 마치 금강력사와 같이 굳세게 성취하라는 의미입니다.
보통 오른편에 계신 분은 나라연那羅延금강, 왼편에 계신 분은 밀적密迹금강이라고 불립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반대로 서 있기도 합니다. 나라연금강은 천상의 역사力士로서 그 힘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합니다. 손에 쥔 것은 금강저金剛杵라 불리는 도구로 온갖 삿된 것들을 모두 물리치는 무기입니다.
밀적금강은 부처님의 비밀스런 사적(事跡, 부처님께서 오랫동안 행하신 일들)을 모두 듣겠다는 서원을 세웠으므로 밀적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나라연금강은 자세히 보면 입을 크게 벌려 '아 ~!'라며 마치 함성과 함께 공격을 시작하는 듯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밀적금강은 "훔!'이라는 소리로 기합을 넣어 입을 굳게 다물고 몸에 힘을 준 채 마치 방어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라연금강은 '아금강'이라고 불리고, 밀적금강을 '훔금강'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6. 불법을 수호하는 하늘 왕
불교의 우주관 三界(欲界, 色界, 無色界)
하늘나라 천상은 28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크게 나누면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의 셋으로 구분됩니다. 우리는 욕계의 지상에 살고 있습니다. 욕계란 몸과 마음에 번뇌가 있는 욕망의 세상을 의미합니다.
색계란 마음에 모든 욕망과 번뇌가 사라진 선한 사람들이 태어나는 곳입니다. 그 위로 몸도 마음도 모든 욕망과 번뇌가 사라진, 순수한 정신의 세계인 무색계가 있습니다.
천상세계를 나타낸 그림을 보면, 수미산 중턱에 사왕천이 있으며, 그 위에 도리천을 비롯한 나머지 27곳의 하늘이 있습니다. 즉 사왕천은 28천 가운데 가장 아래에 있으며, 네 분의 천왕이 다스립니다.
인간세상과 맞닿은 하늘이므로, 천왕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상의 중생들을 내려다봅니다. 그러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키고, 동서남북 사방으로 부처님의 도량을 수호하시는 것입니다.
대개 사찰입구에 천왕문을 세우고 네 분의 천왕을 모두 모시게 되지만, 부처님을 그린 탱화에서도 네 귀퉁이에 부처님을 수호하는 천왕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법당을 수호하기 위해서도 벽화에 직접 그리기도 합니다.
네 분의 천왕은 동방 지국천왕, 서방 광목천왕, 남방 증장천왕, 북방 다문천왕을 말합니다.
< 동방 지국천왕 >
지국천왕은 동방을 수호합니다. 손에는 큰 칼을 쥐고 부처님의 나라, 불국을 지키겠다고 서원하였기에 지국持國천왕이라 부릅니다. 천왕문 앞에 서보면 지국천왕은 발아래로 악귀들을 밟고 서있으며, 두 눈을 무릅뜬 위엄있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천왕을 처음보는 사람들은 큰 위압감을 느끼게 됩니다.
< 서방 광목천왕 >
두 눈을 크게 부릅뜨고 있다고 하여 광목廣目입니다. 무기로는 주로 한 손에 삼지창을 들고서 온갖 삿됨을 물리치고, 다른 한 손에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탑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동서남북의 사방에서 각각 부처님의 도량을 수호하는 천왕들 가운데, 서쪽의 광목천왕은 커다란 두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눈꺼풀 한 번 꿈적이지도 않고 눈을 부릅뜨고 있으니, 삿된 무리들이 특히나 서쪽으로는 함부로 접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입니다.
광목천왕은 크게 뜬 두 눈으로 중생의 마음도 낱낱이 살핍니다. 만약 우리의 마음에 삿된 생각이 남아있다면, 들고 계신 삼지창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불자들이 부처님을 뵈러 갈 때는 항상 바른 마음가짐을 지녀야합니다.
< 남방 증장천왕 >
남쪽에 계신 증장천왕은 손에 용을 쥐고 있거나, 여의주를 들고 있습니다. '여의如意'란 모든 것이 뜻대로 이뤄진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여의주란 생각하는 소원을 모두 이루어주는 구슬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손오공이 등장하는 만화에서는 소원을 얻기 위해 용구슬을 모으려 전 세계를 여행한다는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했습니다.
이 천왕의 이름이 '증장增長'입니다. 이 말은 더욱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증장천왕의 능력으로 불자의 선한 마음이 더욱 자라게 되고, 수행력도 더 깊어지게 됩니다. 천왕문에 올라 사천왕 앞에 섰을 때, 불법을 수호하는 천왕들에게 정성스럽게 합장인사를 올리고, 자신의 소원을 꼭 들어달라고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면 혹시라도 증장천왕의 손에 쥔 여의주가 신비한 힘을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 북방 다문천왕 >
하얗고 긴 두 눈썹과 수염을 날리며, 비파를 연주하시는 분이 다문천왕입니다. 다문多聞이라면 다문제일 아난존자가 떠오릅니다.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가장 많이 들었다는 의미로 다문제일이라 불렀던 분입니다.
다문천왕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불법을 수호하면서 부처님의 법문을 누구보다 많이 들으신 분입니다. 더구나 중생들이 이해하기 쉽게끔 천상의 소리에 담아 자상한 표정으로 우리들에게 법음을 들려주고 계신 분이 다문천왕입니다.
네 분의 천왕은 그 형상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선한 중생에게는 마치 아버지처럼 자상하시고 인자한 분들이므로 절대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서운 얼굴로 중생들의 행동과 마음을 바라보는 천왕들이기에 스스로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다면 전혀 두려울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천왕문에서 사천왕을 만나면, 스스로에게 참회할 잘못이 남아있는지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7. 띠 순서는 세상을 지키는 임무시간
12지신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셨을 때 문상차 들린 12동물의 순서대로 정해졌다. 맨처음 소가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소등에 올라타 무임승차했던 쥐가 소등에서 벼락같이 뛰어내리면서 쥐☞소☞호랑이☞토끼☞용☞ 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순으로 도착했다
12지十二支인 '자축임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열두 신장은 각각 띠를 상징합니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각각의 시간을 지키기도 하고, 동서남북의 방위를 12곳으로 나눠 각 방향을 수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의 시작인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의 두 시간을 12지의 첫 번째인 자시子時라고 부릅니다. 그 다음의 두 시간이 축시丑時가 되는 것입니다. 또 탑에는 사방을 둘러 12신장을 배치하였는데, 이것은 열두 신장이 각각 열두 방향을 수호하는 방위신의 역할도 맡기 때문입니다.
각각 신장의 모습은 열두 동물의 얼굴에 사람의 몸을 지닌 형상으로 손에는 호신무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약사경藥師經』을 보면 12지신은 약사부처님께서 거느리는 무리[권속 眷屬]로 불자를 지켜주는 호법신장이라 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약사여래의 공덕을 찬탄하시는 것을 듣고는 크게 발심하여, 약사여래의 권속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설화에 의하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 지상의 동물들 가운데 열두 동물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들은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의 순서대로 도착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열두 동물들에게 여러 중생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앞으로 선한 불자들을 잘 보살필 것을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동물들이 도착한 순서대로 각각 띠를 정하여 열두 호법신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리하여 각 시간대별로 불자들을 수호하는 신장으로서 임무를 맡게 된 것입니다.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출처] < 사찰 벽화로 배우는 부처님의 지혜 > 제7회|작성자 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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