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의 인도체류기>는 인도 첸나이 SRM 대학 교환학생인 김영(대전 한남대학교)이 쓴 글입니다. 아래 글은 2011년 7월19일 인도도착일부터 쓴 글 가운데 일부를 발췌하여 싣습니다. -카페운영자
김영의 인도체류기 1- 첫 날
2011. 7.19
날이 저물 무렵, 인도 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마치고 친구를 기다리다 보니 어두컴컴한 밤으로 바뀌어 있었다. 공항을 나와 택시를 타고 대학로로 들어섰을 때 친구와 나는 대학교로 들어가기도 전에 입구에서 내뿜는 위엄에 놀라 입이 벌어졌다. 크기도 크기지만 색채도 감미롭기 때문이었다. 입구를 거쳐 대학교로 들어가서도 놀램은 이어졌다. 확장공사 중이라 건축자재로 복잡하였지만 건물들은 당당했다. 그래도 기숙사는 허름하여 김이 빠졌지만 일년 전 다녔던 모텔보다는 좋은 편이라 그러려니 했다. 문제는 하루 후 새벽에 터지기 시작했는데, 일찍이 일어나 산책을 할 겸 나와 걷다 보니 어제 저녁에 보았던 건물들이 앞면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파손돼있던 것이다. 그래도 확장공사 중이니 다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등교하는 학생들이 완공되지 않은 건물로 우르르 들어가는 것이었다. 머리가 멍해져 한 30초간 쳐다보니 우리 눈앞에 크게 건물 완공비가 세워져 있었다. 내 기준으로 볼 때는 당연히 완공 안되었고 입장도 불가한 줄 알았는데 말이다.
한 개의 대학교만 보고 인도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 때까지의 인도는 몸만 키우며 속은 허한 속 빈 강정 같았다. 과대광고 같은 느낌이랄까? 건물 앞면만 보면 입이 떡 벌어지지만 옆면과 속은 불량하기 그지없다. 친구 말을 빌리면 기념사진 찍기 용 건물이란다. 물론 건물 앞으로 다가서면 포토샵이 필요할 정도로 허술한 편이다. 건물이 확장에 확장을 이어가서 그럴 수 도 있겠지만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 옆면 유리창이 5%로는 파괴되거나 손상 갔다. 안으로 들어가보면 완성된 계단도 허술하다. 내가 사는 기숙사를 보면, 기숙사비가 한국에 비해도 상당히 비싼 편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불필요한 곳에 돈을 많이 쓴다. 건물은 낡았고 허름하지만 인부들이 방 청소, 화장실 청소도 해준다. 경비원도 3명 이상 있는 것 같다. 식당에는 웨이터들이 상시 대기 중이다. 이게 기숙사의 학생 식당의 현실이다. 무언가 불균형한 느낌이랄까? 가야 할 길이 조금은 먼 인도다.
길이 파손돼있고 쓰레기가 길 옆에 많다.
음식은 나에게 아주 잘 맞는다. 정말 맛있다.
인도에 오기 전 목표로 잡은 것 중 하나가 ‘인도에서 조바심과 화 안내기’ 이었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그것이 삐걱거릴 뻔 했는데. 일 처리가 느려서, 정도의 레벨이 아니고,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보여주는 것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저 허탈 웃음만 지었지만. 이젠 웃음으로 넘어가는 것도 어디까지 일까 궁금하다. 대학교국제교류 사무실로 9시에 오라고 하여 갔다만 어떻게 심부름꾼 한 명도 와있질 않고, 9시 20분이 되어야 하나 둘 찾아오더니, 어떻게 9시 30분에 아침을 조용이 곱 씹으면서 학생과 대화를 할까. 문화인지, 개인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청소하는 여 인부는 어제, 오늘 같은 시간에 와서 청소를 했다. 위치가 올라갈수록 거만해지는 것 인가. 그렇다고 교수님들은 거만한 것은 없으니 어쩌면 인도와 한국 교직원들의 공통점이랄까? 물론 열심히 근무하시는 교직원이 더 많다고 믿는다. 어차피 물은 몇 마리의 미꾸라지가 흐리는 것이니.
대학교 International Relation 사무실에서 내 차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귀에 매우 익숙한 컴퓨터 효과음이 두 개가 들렸는데 그 중 하나는 윈도우 시작 음이었고, 또 하나는 Face book 채팅 효과음이었다. 마소와 페이스 북이 나와 인도사람, 한국과 인도를 연결 시켜주는 고리가 된 셈이다. 소프트웨어로 공감대를 만들어 줬다는 소리다. 사실 인도의 길거리로 나가보면 현대, 도요타자동차가 주를 이루는데 그렇다고 마소와 페이스 북같이 타 국가와 인도를 이어주지는 못한다. 물론 미국에서도 현대와 도요타자동차가 많이 팔렸고, 미국사람이 인도에 현대 자동차를 보고 반가울 수도 있겠지만, 내가 타지의 사무실에서 들은 효과음만큼 반갑지는 않을 것 이다. 그 차이는 마소와 페이스 북은 아마도 우리가 공유하는 코드가 하나이기 때문 아닐까 생각된다. 그에 비해 자동차는 어디에나 독일산, 일본산, 미국산, 한국산이 동시에 공존한다. 빌 게이츠와 페이스 북 CEO가 괜히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것이 아닐 것이다. 나와 친구는 인도의 길거리를 보며 인도를 비하하며 다녔지만 자동차와 프로그램을 팔아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올라선 만큼, 인도의 인프라를 비하하며 다니는 것은 옳지 못한 것 일수도 있지 않을까. 오히려 인도에게 감사해야 해야 할 것 아닌가 생각된다.
첫댓글 ㅎㅎ 앉아서 영이의 글을 볼 수 있게 되네요.
인도에 계신 분께 멜을 보내면 오랫만에 열어보고
인터넷이 안되는곳에 있었다는 이야길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