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인삿말 나마스떼(Namaste)
오지탐험가, 산악사진가인 이상은씨가 아침 TV에서 해남 달마산을 오르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그리 높진 않지만 험난한 바위로 이루어진 달마산, 산의 정상부위에 올라서면 탁트인 남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상은씨가 TV에서 해외등반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특히 혼자서 오지까지의 폭넓은 등반모습이 대단했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는 나도 한번 가볼 수 있었으면 하는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아름다운 달마산 등반, 그해남 달마산은 나에게는 어두운 기억이 있었다.
'나마스떼'는 인도나 파키스탄 등의 희말라야지역에서 두손을 모우고 하는 인사로서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 "고맙습니다" 등의 간단한 인사말과 아래와 같은 긴 인사말로도 쓰인다.
"당신에게 절합니다"
"나는 온 우주가 거하는
당신 내면의 장소에 절합니다"
"빛과 사랑, 진리와 평화,
그리고 지혜가 깃든 당신 내면의
장소에 경의를 표합니다"
“내 안의 신이 그대 안의 신에게 인사합니다”
언젠가 학교 후배와 그의 지인들 몇몇이 주축이 되어 산악회를 창설하면서 산행대장을 맡을 사람이 없다며 나더러 부탁을 하였다.
시내라도 내가 사는 지역과 떨어져있고, 경력을 봐도(명색이 큰 직장에서 산악동아리에 뼈가 굵어 회장까지 지낸 자존감...) 격이 맞지않는데다 그곳 구성원들이 이질적이라 사양을 하다가 형편이 딱한 것 같아 맡기로 하였다.
이미 하동 삼신봉과 대구 비슬산을 다녀왔으나 회장이란 사람부터 불참을 하는데다 뒤를 받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특히 사람들 얼굴을 모르니 부담스러워 부대장을 대장으로 시키면 내가 적극 돕겠다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산행지는 내가 제안한 세곳 중 집행부 회의를 거쳐 정하는 방식, 세번째는 해남의 '달마산(489m)'으로 정하여 미리 일정과 지형을 공지하고, 신청을 받았으며, 버스안에서 산행안내와 유의사항을 설명하였다.
사실 달마산은 높이에 비하여 바위산이라 난이도가 있는 산이다. 그날따라 전혀 예보되지 않은 소나기가 내렸다.
몇개의 산악회가 연합된 형태라 각각 니름의 리드가 있어 처음부터 통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 충분히 공지하고, 차내에서 안내하였으니 문제는 없을 것이라 믿었다.
대략 산악회는 회장, 총무, 산행대장과 전후 부대장이 적절하게 포진되어 리드를 해야한다. 그런데 회장부터 비협조적이었다.
하산후에도 먼저 온 사람들에게 따뜻한 국물이라도 먼저 제공하자는 여총무의 의견을 집행부에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이건 아닌데...
산행을 마친후 차를 탄 사람들의 불만이 있었다. 이런식이면 다음에는 오지 않겠다는 소리도 있었다.
정작 억울한 것은 나였다. 생판 낯선 사람들을 리드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부담이었다.
나로서는 사전 정보를 충분히 주었고, 자발적인 참석과 산행인데 억울했다. 나더러 어쩌라고?
그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었고, 나는 마이크를 잡고 공지된 코스인데, 갑자기 비가 내려 고생을 시켜 미안하다고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나마스떼'라고, 말하며 그 뜻을 설명했다.
"내안의 신이 그대 안의 신에게 인사합니다"
나로서는 가슴에 와 닿는 천상의 인사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 산악회와 결별을 했다. 우리 산악회 두고 다른 지역까지 드나드는게 부담이었고, 여총무를 통하여 전해들은 그들의 의도에 실망했다.
회장은 여행사를 하는데, 그들은 산악회를 활성화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획책했던 모양이었다. 그렇더래도 회장을 맡았으면 자신이나 산에 오든지. 세번중 한번밖에 안왔었다.
마지막 참석 회의에서 쓴소리 좀 했다. 희생정신 없으면 감히 남앞에 설 생각 말라고. 감투만 쓰고 위험한 산에서 피해 있는게 무슨 산악인이냐고...아무튼 그들의 숨은 의도(?)가 그랬었다는 것에 실망했고, 나 자신 경솔함에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