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 산행지로 강화도만한 곳이 없다.
서울의 동녘 불암산에서 시작하여 북한산 시산제, 운악산, 용화산, 속리산, 도봉산, (8월 쉬고) 설악산,
주왕산, 백암산까지 1년 동안 전국의 명산을 두루 다녀왔다. 그리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마니산이다.
연말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다. 해가 지는 것은 다시 떠오르기 위함처럼.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305Km2)는 전국에서 가장 기(氣)가 왕성하고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화도면에 위치한 마니산(摩尼山)은 강화도에서도 좋은 기가 뭉친 명산이며 참성단(塹城壇)은 그 중에서도 으뜸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시조이신 단군께 제향을 올리는 신성한 공간이고 성화 봉송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참성단이 있는 465봉에서 정상(469,4m)을 거쳐 360봉까지의 구간은 암릉이 매우 수려하고 서해의 조망이 아름답다.
마니산에서 계곡은 함허동천(含虛洞天)이 좋으며 고찰 정수사가 있다. 주변에는 유서 깊은 삼랑성(三塱城)과
전등사가 있으며, 외침에 항전한 전적지에는 돈대(墩臺)와 보(堡), 진(鎭)터 등이 남아 있다.
이 번 산행코스는 상방리 마니산 입구(매표소)에서 시작, 개미허리~ 단군사당~ 315고개~ 참성단~ 정상~
460봉 삼거리~ 360봉~ 절고개~ 정수사~ 정수사입구 까지 약 6.6km 구간의 종주코스인 셈이다. 총산행시간은
4시간이 소요되었다.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라 교대역에서 08시 35분에 출발했다. 연말이라 참석 인원이 적어 28명의 회원들이
오붓한 자리를 함께 했다. 날씨는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고 맑았다. 한강을 따라 서해 쪽으로 달려 초지대교를 건넜다.
강화 땅이다. 대명항(포구)이 마주 보이는 초지진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2그루의 멋진 노송이 인상적) 다시 버스에
올라 금년 한 해 동안 공이 크신 윤원석 고문님과 유복수 운전기사님께 선물을 전달해 드렸다.
예정대로 10시 30분 산행기점인 마니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번에 특별히 초청한 국민생활체육회 에어로빅
전문강사의 지도 하에 10여 분간 체조를 하면서 몸을 풀기도 했다. 10시 40분 산행을 시작, 매표소에서 단체로 입장권
(1인 1500원)을 구입해야 했다. 포장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어가니 약수터광장삼거리 지나 개미허리다. 여기서 곧바로
가면 참성단까지 917계단을 따라 오르게 되는데, 등산로로서는 단조롭고 지루한 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른쪽 우회 등산로를 택했다. 호젓한 흙길로 겨울산행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직업을 갖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왜 이리 기분이 좋은지 산행에서 느끼는 이 충만감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또 함께 산길을 걷는다.
11시 15분 참성단 1.3km 지점(매표소 1.9km)을 앞두고 315봉 고개에 이르니 드디어 오른쪽으로 서해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햇빛에 반사되어 은빛으로 빛나 눈이 부신다. 참성단은 마니산에서 랜드마크 같은 존재다. 0.7km를 앞둔
지점에서 제법 똑똑히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암릉 구간이다. 안치규 건축사와 함께 온 일명 오카이의 사진서비스가
이어진다. “오카이~”를 연호하면서 호응이 대단하다. 참성단 주위로 까마귀 떼가 날고 있었다.
917계단을 피해 왔더니 이곳에서도 계단은 피할 수가 없었다. 348개의 목재테크 계단을 중간에 한 번 쉬고 오르니
11시 48분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걸음을 재촉하자 917계단길과 만나는 지점이고 그 위쪽에 참성단(465m)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간은 정오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 참성단 주위가 휀스로 둘러 처져 있어 입구 쪽 문틈으로 들어가니
공사 중이다. 목재를 다듬고 있는 것을 보니 제실을 짓고자 함인지~ 그 때 인부들이 빨리 나가라고 내몰아 아쉬운
마음으로 물러나야 했다.
거기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정상(469.4m)에 와보니 평평한 윗면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한편에 나무를
깎아 만든 정상 표지기둥이 세워져 있다. 우리는 그 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기로 했다. 이득우 건축사가
싸온 깻잎과 매실장아찌가 특히 맛있었다. 그런데 술이 부족해 안상준 건축사사 비상용으로 가져온 중국술 마호타이를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세살 박이 아기로 돌아가기도.(아기가 감기약 먹듯이)
자리를 정리하고 하산을 했다. 그런데 암릉으로 이루어진 능선길이 만만치 않다. 위험한 요소요소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네발로 기어야 했다. 아슬아슬해서 스릴 넘치는 묘미가 만점이다. 바위가 아기자기하고 그 틈새로 자란 소나무의
자태가 분재처럼 멋지다. 오른쪽으로 서해바다의 꿈꾸는 듯한 물결이 아름답고 바둑판처럼 펼쳐진 간척지가 기름져 보인다.
회원들과 함께 곡예를 하듯, 웃고 떠들며 술 대신 비스켓으로 건배를 하고 성화 봉송 대신 떡 봉송을 하고 엉덩이 모양의
요상한 바위에 올라가 낄낄대며 그렇게 산행을 즐겼다. 오후 2시 5분 절고개 십자로에 당도했다. 참성단 1.6km,
정수사 0.4km 지점이다. 계곡을 따라 곧장 정수사로 내려왔다. 대웅보전의 꽃문양 문살이 아름다운 아담한 절이다.
약수터에서 물병의 정수기물을 버리고 정수사물로 가득 채웠다.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함허동천 코스를 버리고 포장도로를 따라 정수사 입구로 내려왔다. 오후 2시 40분, 산행
시작한지 4시간만이다. 윤원석 건축사님은 사정이 있어 서울로 먼저 올라가고 우리는 버스로 6분 거리에 있는 동막리
해변가 식당 ‘신선횟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2층 횟집 따뜻한 온돌바닥에서 뒤풀이로 송년모임을
가졌다.
식당이름 대로 신선한 회 안주에 술이 술술 넘어간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강화의 명물 순무김치 역시 입맛을 돋운다.
매운탕 맛 또한 얼큰하고 시원하다. 수 없이 술잔이 부딪히고 건배! 위하여!!!를 외치기도. 그리고 이날의 주도세력은
단연 문경향우회였다.
만족스러운 회식을 마치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해변에서 낙조를 감상했다. 이 곳은 우리나라에서도 일몰장면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갖은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어대며 아이들처럼 마냥 좋아했다. 그리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5시 20분쯤 서울로 출발. 여흥은 차안으로 이어져 노래방을 즐기며 7시 40분 교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송년 산행에 함께하신 회원님들 너무 고맙고요, 부득이 참석 못한 회원님들께서도 금년 한 해 좋은 추억 간직하시고
소중하고 행복한 인연 내년에도 쭈~욱 이어지길 바라겠습니다.
첫댓글 잼나고, 공부하며 잘 읽고 있읍니다''나머지도 계속 부탁 드려유ㅠㅠㅠ특히 이자리를 빌어 늘 살신성인 하시는 강철준 사무총장님께 다시 한번더 감사를 드립니다'''회장님이하 모든 운영진님께도 다시 한번더 감사를 드립니다.내년에는 더욱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뵙기를 소망 합니다.아자 아자!!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오카이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회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부상때문에 함께하지못해 아쉬웠는데 멋진 사행이 되셨네요. 다음 편도 기대됩니다.
함께 하지못해 너무 아쉬웠습니다. 멋진 사진 포인트가 많았는데..빨리 쾌차하시길 빕니다.
어데가 아픈것이여~~~
송년산행이나마 같이 할 수 있어서 참으로 즐거웠습니다..마라톤과 중복되지않도록 잘 조종하여서 항상 산행에 참석하도록 노력해야 겠네요..
끝마무리가 중요하죠. 이렇게 함께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고 감사드립니다. 17일 날 뵙겠습니다.
기대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