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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끼] 29 - 서바이벌 게임 ll (죽어도 살아남기)
1 CF 촬영장
(화장품 광고인 듯 여모델 하나가 예쁘게 꾸며진 세트의 의자에 앉아있고 그 주변으로 장치된 조명도구들과 카메라가 보인다.
유재와 성연은 서대리의 옆에 붙어서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동안 메이크업 담당자는 연신 모델 얼굴화장을 수정해주고 있다.
그때 삐리리 울리는 서대리의 핸드폰. 스탭들 시선 한군데로 모아지면 서대리, 미안한 표정 지어보이며 핸드폰 들고 구석으로 걸어가며 전화를 받는다.
성연과 유재, 서대리 쪽으로 향해 가면
감독의 레디 액션 소리와 함께 촬영 진행되고)
서대리 아, 홍부장님....예, 예, 지금 촬영현장입니다.....(난처한 듯)...네? 아니 지금 와서 그러시면....네..(표정 굳어지며)....네......알겠습니다. 그렇게 해보죠.
(전화 끊은 서대리의 표정이 유난히 굳어지자 성연과 유재, 무슨 일인가 눈치를 살피는데)
서대리 저, 엄감독님. 잠시 쉬었다 하시죠.
2 촬영장 다른 쪽
(성연과 유재, 현장을 익히려는 듯 셋트장 안을 살펴보고 있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감독의 고함소리. 놀라 소리나는 쪽으로 시선 돌리면
촬영장 한 구석에서)
감독 뭐야? (흥분) 보자보자 하니까 정말! 지들이 광고주면 다야! 걸핏하면 이렇게 바꾸자 저렇게 바꾸자. 더이상 바꾸자면 나 안찍어요. 못찍어! 그렇게 못믿겠으면 와서 자기들 마음대로 하라고 해요.
서대리 엄감독, 진정해요. 흥분 가라앉히고 내 얘기 마저 다 들어보라니까.
엄감독 기분 다 알아요. 나도 드러워. 나도 드럽지만 이렇게 참잖아. 하지만 어쩌겠어, 제작비를 대는 건 저쪽이니 우리가 최대한 맞춰주는 수 밖에. 나도 이러고 싶진 않지만 엄감독도 이쪽 세계 뻔히 알잖아.
(말없이 인상쓰며 담배꺼내 입에 무는 감독. 얼른 라이터 꺼내 불 붙여 주는 서대리. 감독, 말없이 담배연기만 뿜어대고,
그 모습을 멀찌감치서 지켜보던 성연과 유재도 이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듯 서로 고개를 저어보이는데
그래도 분을 못 삭이겠다는 듯 다시 머리 쥐어뜯으며 외치는 감독의 고함 소리!)
감독 아.....악!
3 타이틀
(전씬의 고함소리가 비명소리로 바뀌어지며 그 소리에 놀라 두려운 표정 의 성연, 유재, 민, 대주, 달래 등의 얼굴이 찰칵찰칵 스틸로 찍혀지며
타이틀 <서바이벌 게임Ⅱ> - 죽어도 살아남기)
4 CR 2팀 / 디자인실
(쩔쩔매며 전화받고 있는 달래.)
달래 글쎄, 전 아무것도 모른다니까요.....네, 전 인턴사원이예요. 담당자분이 아 무도 자리에 안계시다니까요....네....
(하는데 순영과 미연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자 얼른)
저, 잠깐만요, 저기 오세요. (하더니 수화기 손으로 막고)
달래 저, 오대리님.
순영 왜요?
달래 한진정판이라는데요?
순영 한진정판? (언뜻 난처한 표정인가 싶더니) 아참, 내 정신 좀 봐. 기획3팀 서대리가 잠깐 보자고 한 걸 잊었었네. 급한 일이라고 했는데. 미연씨!
미연 네?
순영 나, 기획3팀에 잠깐 다녀올테니까 미연씨가 전화 좀 대신 받아줘요.
미연 (당황하며) 네? 저, 저 오대리님.
(그러나 이미 저만치 사라지고 있는 순영.
달래는 전화기를 미연쪽으로 쑤욱 내미는데, 손을 내저으며)
미연 나 없다고 그래요, 없다고.
(달래, 어떻게요? 눈으로 물으면 막무가내로 안받으며 고개만 흔드는 미 연. 달래, 할 수 없이 난처한 표정으로 다시 수화기를 들고)
달래 저....여보세요.....저, 그게요....(고함소리에 수화기를 귀에서 잠시 뗐다 가)....글쎄, 그게 아니라요. 오시는 줄 알았는데 제가 눈이 나빠서 잘 못....(울상이 되어가며 미연을 쳐다보면 미연, 얄밉게 못본체 하고)...거짓 말 하는 게 아니구요.....
(원망섞인 표정으로 미연을 쳐다보며 불쌍할 정도로 전화로 당하고 있는 달래의 모습.)
5 식당
(밥 먹고 있는 수철과 대주.)
수철 아이고, 내가 정말 더러워서. 회의하고 제작할땐 다 같이 좋다 좋다 해놓 고는 이제 와서 광고주 한마디에 하나같이 다 이구동성으로 카피가 약하 니, 어쩌니, 배신들이나 때리구. 그래, 내 더러워서 사표낸다, 내.
대주 그러면서 사수님은 왜 카피라이터 쪽을 택하셨어요?
수철 그땐 몰랐으니까. 옛날부터 광고는 하고 싶었지만 AE는 영업, 기획 쪽인 데 그쪽에는 별로 자신이 없었고, 전공도 국문학이었거든. 그런데다 난 순수문학쪽보다는 응용분야가 더 맞는 것 같더라구. 그렇게 좁혀가다보 니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딱 나오잖아. 그래서 이게 내 평생 갈 길이려 니 했지.
혹, 그 광고 본 적 있어? 왜 모제과의 아이스크림 광곤데, 카피가 가슴시 린 사랑의 맛이었지, 아마?
대주 아, 그거요.
수철 그래, 그거. 그거 어땠어?
(약간 기대하는 눈친데, 둔한 대주, 그걸 눈치 못채고)
대주 유치했죠. 거기다가 카피도 그게 뭐예요? 가슴시린 사랑의 맛이라니. 우리 동아리 애들이 그 광고 보면서 뭐라고 그랬는지 아세요? 야, 우리 가 만들어도 저것보다는 낫겠다, 그랬어요.
수철 (안색이 변해서) 그, 그랬어?
대주 네. 근데 그건 왜요?
수철 아, 아냐, 밥이나 먹어. (억지로 웃으며) 먹어, 많이 먹어. 한 공기 더 시 켜줄까? 이따 할 일이 좀 많을 것 같은데.....
6 CR 3팀 / 몽타쥬
(- 복사기 앞에서 열심히 복사하는 대주.
- 머리를 끙끙거리며 카피를 쓰고 있는 대주.
- 수철, 대주가 써온 카피를 보다가 하나하나 줄을 긋기 시작하더니 모 두 그어버린다.
-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끙끙거리는 대주.
- 수철이 메모지 한 장을 넘겨주면 잠시 후 책들을 한아름 안고 나타나 는 대주.
- 계단을 정신없이 뛰어오르는 대주.
- 잠시 앉아 쉬려하면, 앉을 틈도 주지않고, 다른 메모지를 넘겨주는 수 철.)
(대주, 또 무거운 책들을 한아름 들고 들어오는데, 수철이 없다. 수철의 자리에 책들을 내려놓고 겨우 한숨 돌리는데, 옆자리에 앉아있던)
직원1 (빙그레 웃으며) 황대주씨, 오늘 일 많이 하네.
대주 (원망스러운 듯 수철의 빈자리 보며) 어유, 갑자기 왜 저러시는지 모르겠 어요.
직원1 혹시 밥 먹을 때 무슨 일 없었어?
대주 아뇨. 아무 일도요. 그냥 한 아이스크림 광고 카피가 어떠냐고 묻기에 제 나름대로의 의견을 말한 것 밖에요.
직원1 (그제야 알겠다는 듯) 혹시 그 카피가 가슴시린 사랑의 맛, 아니었어?
대주 어? 어떻게 아셨어요?
직원1 그 카피, 최카피가 쓴 거거든.
대주 네?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진다.)
7 화장실
(거울 앞에 서서 왔다갔다 어쩔줄 모르는 대주.)
대주 어휴,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하다가 멈춰서서는) 으씨, 하지만 아닌 건 아닌거지, 뭐. (다시 안절부절) 아냐,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 거였는데, 아, 앞으로 남은 내 인턴생활 안봐도 훤하다, 훤해.
(머리 쥐어뜯는데, 한 화장실 문이 열리며 수철이 나오는 것이 보인다.
으헉, 당황하는 대주, 더욱 어쩔 줄 모르는데.....
수철, 태연히 옆으로 다가와 물 틀어 손 씻으며)
수철 그럼, 아닌 건 아닌거지. 걱정마, 나 그렇게 속 좁은 놈 아니니깐. 그런 데, 쓰라는 카핀 다 썼어? 오후까진 나와야 할텐데.....
(수철, 나간다. 으악! 머리를 벽에 들이박는 대주.)
8 휴게실
(한숨을 폭폭 내쉬며 성연에게 하소연하고 있는 달래.)
달래 정말이야, 평생 살아오면서 들은 욕보다 그 십분동안 들은 욕이 훨씬 더 많았다니까. 게다가 오대리는 그렇다치고, 그 여우는 지가 당할 거 내가 당하는 거 빤히 쳐다보면서도 끝까지 모른 척 시침 뚝 떼고 앉아있는거 있지?
성연 (달래느라) 어유, 어유, 잘 참았어, 진달래. 잘 참았어.
달래 하지만 한번만 더 그러면 나 못참아, 절대 안참아.
(성연, 웃으며 달래를 토닥토닥이는데, 뒤쪽으로 준영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 모습을 본)
달래 어? 그 재수없는 인간이다. 가자, 얼른.
(달래, 일어서며 성연의 팔을 잡아끈다. 달래에게 끌려가면서 힐끗 뒤를 돌아보는 성연.
준영, 그런 성연을 보고는 씨익 웃으며 가볍게 아는 체를 한다.
성연, 그런 준영을 보며)
9 대행사 휴게실 앞 (회상)
(아이들, 모두 준영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준영 니 이름이 윤성연이지? 나 지금 인턴 애들중에서 싹수있는 애들만 모아 서 인턴 소모임을 하나 만들어 볼까 하는데, 이런 시시한 애들하고 그만 어울리고 들어와라.
(아이들, 기막혀 말문이 막히고, 성연은 당황해서)
성연 나.....나?
준영 그래, 너. 우리 서바이벌팀에 들어오는 게 어떻겠냐구.
성연 서바이벌팀?
(아이들, 서바이벌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에서 약간의 긴장감을 느끼 는 한편, 생경한 호기심으로 모두 준영을 쳐다보는데)
준영 그런 얼굴들을 하고 있는 거 보니까 너희들은 아직 아무 얘기도 못들은 모양이구나.
성연 무슨 얘기?
준영 글쎄, 모르고 있는데 일부러 알려줄 정도로 친절하지 않은데, 난? 우린 모두 경쟁자 아닌가?
달래 거 참, 치사하게 그러네. 도대체 뭔데 그래요?
준영 궁금하면 직접 알아내야지. 회사생활에서 성공하는 제1조건, 제2조건이 인맥관리, 정보관린데..... 아님, 좀 더 기다려 보던가. 며칠 후면 저절로 알게 될테니까.
그때 되면 윤성연, 오늘 내가 한 말 잊지말고 잘 생각해봐. 그럼.
(가버리는 준영. 기분이 상한 아이들.)
10 기획3팀
(아직도 회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골똘히 생각에 잠겨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성연.
한쪽에선 분주하게 자료를 챙기고 있는 유재.
서대리, 책상에 앉아있다가 시계를 보며 일어난다.)
서대리 준비 다 됐습니까?
유재 네!
서대리 그럼 갑시다.
(서대리 앞서 나가면 유재, 바로 따라나가려다)
유재 윤성연, 윤성연!
성연 (그제야) 응?
유재 뭐해? 회의실.
성연 으응, 그래, 금방 갈께.
(유재, 먼저 나가고 성연도 얼른 자료를 챙기며 일어선다.)
11 회의실
(회의실로 조금 늦게 들어서는 성연. 책상 끄트머리에 앉으며 미리 와있 던 유재, 달래에게 살짝 아는 체를 하는데, 바로 그 옆에 준영도 와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놀란다.
조금은 놀라는 성연을 보며 씨익 웃는 준영.
그 외의 회의 참석 인원은 서대리, 수철, 순영, 준영의 사수인 직원 한 명 더.)
서대리 최수철씨, 내일까지 카피 나올 수 있을까요?
수철 해봐야죠, 뭐. (대주를 보며) 황대주씨도 들었지? 내일까지라는 거.
(대주, 아휴 난 죽었다 하는 표정.)
서대리 그럼, 내일 카피가 나오면 좀 더 얘기해서, 모레 아침에 리뷰 받고, 순영 씨가 받아서 그래픽 작업하고.....월요일까진 최종적으로 마쳐서 그날 오후 에 내가 들고가 클라이언트 이부장 보여주고, 화요일 프레젠테이션에 맞 추는 걸로.....그렇게 합시다.
모두 그러죠, 뭐.
(사람들, 받은 자료 챙기면서 서로 몇 마디 주고 받으며 나가는데, 서대리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준영에게)
서대리 참, 박준영씨!
준영 네.
서대리 서진 화장품 광고 재촬영 아이디어 그쪽이 냈나?
준영 네.
(아이들, 이건 뭐야? 하는 시선으로 나가다 말고 쳐다보면)
서대리 내가 알기론 박준영씨는 그쪽 업무완 상관없는 걸로 알고있는데?
준영 그렇습니다.
서대리 준영씨 팀은 일이 별로 없나보지? 다른 팀 광고에까지 신경 쓸 여유가 있는 걸 보니.
준영 그렇진 않습니다.
서대리 그래? 현재 박준영씨 팀에서 제작하고 있는 광고가 몇 개죠?
준영 제작중인 것 1개, 오늘 회의한 것 까지 합해 기획중인 것 2개, 모두 세 개 입니다.
서대리 그 광고들에 대해서도 모두 아이디어를 제출했습니까?
준영 2개는 이미 제출했고, 오늘 것은 회의한대로 내일 제출할 예정입니다.
서대리 (흠잡을 데 없다) 음, 자신만만하군. 기대하겠습니다. 그런데, 누가 귀뜸 을 해주던가요? 서진화장품 광고가 광고주의 콘티 수정 요구로 촬영이 일시 중단됐다고?
(하며 의심하듯 성연과 유재 쪽을 보면 둘 다 아니라고 결백하다고 고개 를 저어보인다.)
준영 TV를 보고 알았습니다.
서대리 TV를 보고 알다니?
준영 지난 주부터 다른 경쟁 화장품 회사의 광고들이 일제히 바뀌었는데, 유독 서진화장품만 기존 광고를 내보내고 있어서 제작에 무언가 차질이 생긴 걸꺼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대리 그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축하합니다, 박준영씨. 박준영씨, 아이디 어가 채택됐어요. 광고주가 오케이 했습니다.
(아이들, 놀라면서도 의외라는 표정으로 준영을 다시 보는데)
준영 (전혀 우쭐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감사합니다.
(그런 준영을 다시 보는 성연.)
12 인터넷 까페 (밤)
(적당한 곳에 모여앉아있는 아이들.)
대주 거 되게 기분 나쁘네. 그 인간, 어디 팀이야?
성연 CR 5팀.
민 넌 어떻게 아는데?
성연 면접 볼 때 같이 봤었어.
유재 그때 우리더러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고 그랬었지?
우찬 무슨 음모론 같은 거야?
택수 음모론? 이젠 그게 회사 생활에까지 적용되고 있냐?
유재 글쎄, 음모론까지 들먹이기에는 너무 거창하구요.
대주 아니야, 생각해보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쳐.
그러고보니 우리 팀도 나 있는데선 말을 극도로 아끼는 눈치들이었어. 무슨 할 말들이 있는 것 같으면 휙 하고 회의실로 들어가서 자기들끼리 쑥덕대더라구. 또 실력없는 우리 사수가 아직 안짤리고 그 자리에 붙어 있는 것도 수상하고. 뭔가 있어, 뭔가 있다구. 너희들은 그런 거 못느꼈 어? 뭔가 따돌리고 있다는 그런 느낌.
유재 또 오버한다, 오버해.
대주 아냐, 틀림없이 뭔가 있다니까. 어쩌면 우리 인턴사원을 뽑은 것도 회사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어떤 거대한 음모를 숨기기 위해서 뽑은 건지도 몰 라.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
민 어쭈, 점점.....
유재 (정색을 하며) 아냐, 나도 지금까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대주 말을 듣다 보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대주 (힘을 얻어) 그치, 그치?
유재 너희들도 생각해 봐. 만약 안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엉뚱한 애를 인턴사 원에 합격시켜줬겠어? 이건 틀림없이 뭔가가 있는거야, 그래, 뭔가 보이 지 않는 음모가 있어.
대주 으씨, 뭐야?
(대주, 화내고, 아이들은 웃느라고 정신이 없다.)
택수 너희들 출근 첫날부터 많은 일들이 있었나본데, 회사생활하다 보면 앞으 로 대주같은 생각이 들때도 많을 거야. 하지만 혹시 조금이라도 그런 생 각이 났을 땐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들해. 까짓거 음모든 아니든 너희들 스스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 아냐?
유재 그렇죠. 누가 알려줬든 아니든 중요한 건 그 애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는 거거든요. (아이들에게) 그건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는 거야.
(성연에게) 우린 현장에서 촬영이 중단되는 걸 보면서도 뭔가 아이디어를 내놓아야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했잖아.
(성연,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택수 자, 자, 늦었다. 그만들 가서 쉬어야지,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하려면.
(아이들, 출근 소리에 몸을 비비 틀며 일어난다. F.O.)
13 기획 3팀
(책상 앞에 앉아있으면서 다른 쪽에 잔뜩 신경이 가있는 성연의 모습.
그때 밖에서 막 들어오던 유재가 성연의 어깨를 치며)
유재 알아냈어, 무슨 일인지 드디어 알아냈다구.
(성연, 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14 근처 패스트푸드 점
(아이들을 모아놓고 얘기하고 있는 유재.)
유재 그러니까 회사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평가방법을 바꿔서 팀별 경쟁을 시켜 보겠다는 거야.
아이들 팀별 경쟁? 뭘루?
유재 그것까진 아직 못알아냈고, 아무튼 팀별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켜서 그 경 쟁 피티에서 승리한 한 팀만 정식사원으로 채용하겠다나 봐.
아이들 뭐야?
15 소강당 안
(앞에 나와 연설하고 있는 인사부장.)
부장 팀 구성은 여러분의 자유의지에 맡기되, 한 팀의 인원은 다섯 명을 넘지 못합니다. 프레젠테이션 날짜는 정확히 이주일 후입니다. 이상입니다.
(웅성대는 인턴사원들. 성연, 이것이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건너 편에 앉아있던 준영과 시선이 마주친다. 씨익 여유있게 웃고있는 준영.)
16 소강당 앞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인턴들. 그 틈에 섞여 걱정스런 얼굴로 나오는 광끼 아이들.)
대주 정말 시작부터 피 튀기게 하네. 경쟁 피티는 무슨 경쟁 피티야.
달래 그러게 말이야.
유재 (생각에 잠겨있다가) 그런데, 문제네, 팀을 어떻게 짜지?
달래 무슨 소리야? 어떻게 짜다니? (세보며) 우리 다 하면 다섯 명 딱 맞잖아.
유재 내 생각엔 그렇게 단순한 문제만은 아닌 것 같은데?
대주 단순하지 않다니?
유재 우리가 학교에서는 한 동아리임에는 틀림없지만 여긴 엄연히 사회야. 앞 으로 우리가 언제까지 한 팀으로 뭉쳐다닐 수도 없는 거고, 지금은 다들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할 시점인 것 같다.
달래 뭐야, 그럼 너 지금 우릴 두고 혼자 배신 때리겠다는 거야?
유재 말을 끝까지 들어. 나 혼자 다른 팀으로 가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 팀에 다른 능력있는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얘기야.
대주 뭐?
유재 그러니까 다들 생각할 시간을 좀 갖자구.
달래 말도 안돼. 그럼 우리 중에 누가 빠져야한다는 얘기잖아. 그런 건 생각 할 필요도 없어. 그럴 일은 절대 없을테니까.
(하는데, 어느새 준영이 다가온다.)
준영 윤성연, 시간 있으면 시간 좀 내줄래?
성연 (아이들 눈치보며) 지, 지금 바쁜데. 조금 있다 회의 들어가야 해서 자료 준비 해야 하거든.
준영 그래? 아주 잠깐이면 되는데?
유재 갖다 와. 자료준빈 내가 다 할테니까.
성연 어? 아, 아냐.
유재 갖다 오라니까.
성연 (할 수 없다는 듯) 그, 그럼 금방 올게. (아이들에게) 나중에 봐.
(준영과 함께 가는 성연. 바라보는 민과 아이들의 표정 착잡해지고)
유재 (그것 보라는 듯 어깨 으쓱하며)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고 했잖아. 그럼 난 회의 준비 때문에 먼저 간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가는 유재.)
17 옥상
(착잡한 표정의 대주와 달래, 민.)
달래 갑자기 뭐가 이렇게 복잡해지는 거야?
대주 성연이가 만약 그 재수네 팀으로 가면 어떡하지?
달래 성연이가 가긴 어딜 가. 너 지금까지 봐왔으면서도 성연이가 어떤 앤지 몰라?
대주 그건 알지만 그 녀석 능력이 정말 뛰어난 것 같으니까 하는 말이지. 너 같으면 아무리 재수 없어도 같은 팀이 되면 정식직원이 될 확률이 높아지 는데, 안 가겠어? 오라고만 하면 나라도 가겠다.
달래 그래, 넌 그렇겠지. 하지만 난 안 가.
대주 마음에 없는 소리 하지 마. 울 아버지가 방에 가면 더 먹을까, 부엌에 가 면 더 먹을까 하는게 사람 욕심이랬어.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서있으며 착잡해지는 민의 얼굴.)
18 휴게실
(준영과 얘기하고 있는 성연.)
성연 하필이면 왜 난데?
준영 우리 팀은 거의 다 구성돼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PD하면서 내가 할 예정이고, 디자이너, 카피라이터까진 구성했거든. 제작파트에서 한 명 더 하고, AE만 있으면 되는데, AE로 니가 적당할 것 같아서.
성연 하지만 난 친구들이 있어.
준영 그건 말 그대로 친구들이지. 친구들이 평생 서로의 인생을 책임져줄 수 는 없는 거잖아?
여긴 학교가 아니라 전쟁터야. 살기 위해선 옆도 뒤도 돌아보면 안되는 곳이란 말이지. 너 전쟁터에서 제일 최선이 뭔지 알아? 사람 많이 죽이 는 거? 천만에, 살아남는 거야.
(조금은 흔들리는 성연. 어찌해야할지 망설이는데)
준영 시간이 없으니까 예슨지 논지 빨리 결정해서 알려 줘. (시계 보며) 회의 있다고 했지? 얼른 가봐.
(그제야 생각에서 깨어나며 뛰어가는 성연.)
19 기획 3팀 (밤)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기획서를 쓰다가 잠깐 일손을 놓고 골똘히 생 각에 빠지는 성연. 전화기가 눈에 들어오자 끌리듯 수화기를 든다.)
성연 엄마? 저예요, 성연이....응, 아버지는 어떠셔?...(놀라며)...얼마나 아프신 데? 근데, 왜 연락 안했어요....(그만 눈물이 글썽해진다)....엄마, 조금만 더 고생해. 내가 얼른 취직해서 엄마 고생 덜어드릴께....응..응, 그럼 전 잘있어요.....네....네.
(자료를 들고 들어오던 유재, 그런 성연을 잠시 보다가 자리를 피해주듯 슬며시 다시 나간다.)
20 스튜디오 앞 (밤)
(안의 동정 살피며 기다리고 있는 성연. 민, 잠시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 온다.)
성연 아직 일 많아?
민 밀렸던 제품촬영들이 오늘 갑자기 다 스케쥴 잡혔어. 어떡하지?
성연 괜찮아. 그럼 나 먼저 갈께.
민 그럴래?
성연 응.
(힘없이 돌아서서 가는 성연. 그 뒷모습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민.
잠시 안으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곧 뛰어나온다.)
21 회사 앞 (밤)
(기운없이 혼자 걸어가고 있는 성연. 그 뒤에서 뛰어오는 민.)
민 성연아, 성연아.
성연 (놀라 돌아보며) 어? 일하다 말고 나오면 어떡해?
민 응, 잠깐 저녁 먹고 오겠다고 했어. 아까 스튜디오 지키느라 나만 저녁 못먹었거든.
성연 그래? 배고프겠다.
민 휴우, 날도 제법 추운데 우리 뭐 따끈한 거 먹으러 가자.
(성연의 손 잡고 앞서가는 민.)
22 편의점 안 (밤)
(편의점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나란히 앉아 각각 사발면과 커피를 마시는 민과 성연.
후후 불며 사발면 국물을 마시는 민. 배고팠었는지 어느새 국물까지 단 숨에 비워버린다. 그러나 성연은 커피에 입도 대지 않고 있다가 민이 사 발면을 다 먹자 자기 커피를 앞으로 밀어준다.)
민 왜?
성연 별로 안 넘어가서.
민 (마음이 아파서) 니가 어떤 결정을 내린다해도 아무도 니가 이기적이라곤 생각 안할거야.
성연 민아.....
민 말 안해도 니 맘이 지금 어떨지 나 너무 잘 알아. 다른 사람 생각할 것 없어. 지금은 네 자신만 생각해. 지금의 이 일, 니가 하고 싶었던 일이 고, 니가 꿈꿔왔던 일이잖아. 절대 욕심 아냐. 넌 충분히 그럴 자격 있어.
성연 민아.....
민 기운내, 윤성연.
(으응, 고개 끄덕이는 성연. 그러나 여전히 기운없기는 마찬가지.)
23 성연의 방 (밤)
(성연, 자리에 누워서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엎치락 뒤치락한다. F.O.)
24 디자인실 / CR2팀
(다음날. 달래, 탁자 위에 널려있는 시안들을 챙기고 있다.)
25 복도
(챙겨든 시안들을 들고 어디론가 가고있는 달래.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다가 한참을 기다려야할 것 같자 비상계단쪽으로 향 한다.)
26 비상계단
(힘든 숨을 내쉬며 계단을 내려가던 달래, 아래층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오자 갑자기 내려가는 걸 멈추고 귀를 기울인다.
준영과 성연이 달래가 서있는 계단 바로 아래에 있다.)
준영 그래서 우리 팀으로 올 수 없다는 거야?
성연 그런 건 아니고, 하루만 더 시간을 달라는 거야.
(엿듣던 달래의 놀라는 표정.)
준영 좋아, 그럼. 우리 팀으로 오기로 마음은 굳혔는데 정리할 시간이 하루 필 요하다, 그렇게 받아들여도 되는거지?
(긍정도 부정도 못하는 성연. 엿듣던 달래의 얼굴은 실망으로 가득해지 고)
27 휴게실
(화난 얼굴로 휴게실에 앉아있는 달래, 그리고 대주, 유재, 민.)
달래 난 정말이지 성연이가 그럴 줄은 몰랐어.
대주 정말 그랬단 말야?
달래 그럼 내가 지금 없는 소리 지어하겠니?
민 만약 그렇게 결정했다면 성연이, 걔 정말 많이 생각해서 결정한 걸거야. 너희들도 잘 알잖아. 성연이한테 취직문제가 얼마나 절실한지.
달래 그런 말이 어딨어? 그럼 우리들은 그만큼 취직이 절실하지 않다는 거야?
민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유재 (약간 실망스럽지만) 됐어.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면 성연이 문젠 이제 신 경끄고 자, 이제 우리 얘기 좀 하자.
대주 무슨 얘기?
유재 우리 팀 짜는 거 말야. 내가 그동안 괜찮은 애들 좀 만나봤는데, 그중에 우리 팀으로 들어올 의향이 있다는 애가 두 명 있거든?
달래 잠깐 두 명이라니? 너, 나, 대주, 민이만 해도 벌써 넷인데?
유재 그거야 알지.
달래 아는데?
유재 내가 말했지, 진달래. 이번 일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정말로 꼭 필 요한 사람들만 모이지 않으면 안돼.
달래 그럼, 우리 중 누구 한 명은 빠져야 한다는 거야?
(서로 쳐다보는 아이들 간에 새삼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
그때, 휴게실 안으로 불쑥 들어서는 성연. 아무것도 모르고 환하게 웃으 며)
성연 어? 다들 여깄는줄 모르고 한참 찾아다녔잖아.
(그러나 어딘가 냉담한 아이들.)
성연 달래야.
달래 (거리감이 느껴지게) 응.
성연 이따 시간 좀 있어? 의논할 게 좀 있는데.
달래 글쎄, 조금 있다 인쇄소 가는데, 다시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
성연 대주는?
대주 으응? 나두. (머뭇머뭇) 그러니까 내 말은 나두 인쇄소엘 간다는 게 아 니라 좀 바쁠 것 같다고. 우리 사수가 나 일 엄청 많이 시키거든. 민이 너도 바쁘냐? 중요한 거 아니면 민이랑 의논하지?
(성연, 민을 바라보면 민도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그제야 무언가 심 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얼굴이 어두워지는 성연.)
28 자영의 집 / 거실 (밤)
(커피 마시고 있는 자영과 달래.)
자영 그래서 팀 구성은?
달래 이왕이면 다들 실력있는 팀에 합류하고 싶을텐데, 어떻게 될지 모르지 뭐. 성연이는 그쪽으로 갈거 같고, 유재는 다른 애들을 우리 팀에 끌어들 이고 싶어하는 눈치고.
자영 진달래.
달래 왜?
자영 너 지금 섭섭하니?
달래 뭐가?
자영 성연이나 유재한테 섭섭하냐구.
달래 안그렇다면 거짓말이지.
자영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는 것도 알지?
달래 (한숨) ......
자영 넌 니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
지금 너희들이 모두 내 앞에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있는데.....
달래 그게 뭔데?
자영 모두들 내가 내일 어디에 있게 될 것인가만 걱정하느라 자신이 오늘 어디 에 서있는지를 잊은 건 아니냐고.
(자영의 말을 곱씹는 달래.)
29 남진 사무실 (밤)
(자기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외국광고 비디오테잎을 보 고있는 남진. 똑똑 하는 노크 소리에 리모콘으로 화면을 정지시키면 문 이 열리며 무거운 얼굴로 성연이 들어선다.)
남진 어라? 니들끼리 오늘 무슨 약속들이라도 한 거야? 한놈씩 순서대로 다 녀 가기로?
성연 (의외라) 순서대로라뇨?
남진 (웃으며) 대주하고 민이 녀석도 왔다갔거든?
성연 대주하고 민이가요?
(시간경과. 사무실 소파.)
(남진, 커피 한잔 성연의 앞에 놓아주며)
남진 대주는 자기가 팀에 꼭 필요한 사람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한숨 팍팍 쉬 다 갔고, 민이 녀석은 그 다음에 와서 애들을 위해서 자기가 팀에서 빠질 생각이라고 그러더라. 현재로선 자기 포지션이 제일 애매한 거 같다고.
성연 그래서 뭐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남진 지금 너한테 해줄 말하고 똑같이 말해줬지.
성연 (무슨? 하고 보면).....
남진 광고는 팀 작업이라고. 광고 아이디어는 누구든 낼 수 있는 것이지만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작해내는 것은 혼자 힘만으로는 되지 않거든. 개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팀웍이 받쳐주지 않으면 절대로 좋은 광고를 만들어낼 수 없어. 이게 너한테도 해답이 됐으면 좋겠다, 윤성연.
(부끄러워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성연. F.O.)
30 광고대행사 건물
31 엘리베이터 안
(성연이 타고있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달래가 탄다. 달래, 성연을 발 견하고는 약간 주춤. 섭섭함이 아직 남아있는 듯. 약간의 거리를 두고 어색한 표정으로 서있는 성연과 달래. 그러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내리 고 둘만 남자 그 침묵을 먼저 깨고)
달래 저기, 성연아.
성연 응?
달래 생각해봤는데, 우리 팀은 AE가 둘이잖아. 너하고 유재. 그래서 니가 다 른 팀으로 가도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애.
성연 달래야.....
달래 그러니까 큰 부담 갖지 말라구.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 열리며 달래, 내린다. 남겨진 성연, 그만 기분이 짠해진다.)
32 빌딩가 거리
(외근 나갔다 들어오던 길의 유재, 마주오고 있던 준영과 마주친다.
유재, 모르는 척 그냥 지나가려 하는데)
준영 너 윤성연하고 같은 기획 3팀에 있지?
유재 그런데?
준영 그러고보니 처음부터 괜찮은 애들만 기획 3팀에 골라 보냈나보다.
(유재, 무슨 뜻인가 준영 쳐다보면 씨익 웃는 준영.)
33 까페
(커피 놓고 마주앉아있는 유재와 준영.)
준영 너 어느 팀으로 들어가기로 결정된 거 있니?
유재 아니, 아직.
준영 그래? 그럼 아직 내가 안늦었네.
유재 ......?
준영 우린 다 구성되었는데, AE만 없어. 그래서 너하고 윤성연 둘 다 우리 팀 으로 오면 어떻겠느냐구.
유재 나두?
준영 응. 우리 팀 자랑은 아니지만 나를 비롯해서 다들 광고공모전에서 한번 이상씩은 수상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거든. 너희들 이쪽으로 오는 거 손해는 아닐 것 같은데.
유재 (흔들린다) 생각해 볼께.
준영 (생각해주듯) 그래. 너희들 같은 학교 동아리라고 들었는데, 혼자 오는 것보다는 그래도 둘이 오는 게 빠져나오기 한결 쉽지 않겠어?
(생각해보다 결심을 굳히는 듯한 표정의 유재.)
34 CR 3팀
(예전의 씩씩한 모습으로 돌아온 성연. 달래에게 다가와)
성연 진달래, 뭐해, 서둘러. 오리엔테이션 들으러 가야지.
달래 윤성연.
성연 난 대주 찾아올테니까 나머지 우리팀 민이랑 유재는 니가 불러와.
(우리팀? 뛰어가는 성연 보며 환하게 미소 피어오르는 달래.)
35 소강당
(인턴사원들 모두 오리엔테이션에 참여중이다.
한 곳에 모여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경청중인 광끼 아이들. 특히 나 란히 앉은 성연과 달래의 모습이 정답다. 그러나 언뜻 언뜻 어두워지는 유재의 표정.)
서대리 (기획 2팀의) 여러분들이 프레젠테이션 해야 할 것은 한 인터넷 사이트입 니다. 인터넷 사이트명은 '와우'이며 이 사이트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과 타 유사 사이트에 대한 정보는 나눠드린 자료에 모두 명시되어 있으니 참 고하시기 바랍니다.
36 소강당 앞
(의욕적인 표정으로 나오는 광끼 아이들.)
성연 그럼, 다들 저녁 때나 되야 시간이 나는 거야?
대주 응.
성연 민이 넌?
민 나도 오늘은 일찍 끝나.
대주 그럼, 오늘은 우리 컨셉을 잡는 정도로만 끝내고, 단합대회 하자.
달래 야, 단합대회할 시간이 어딨냐? 시간도 얼마 없는데.
대주 에이, 그럼 요 앞 포장마차에라도 가자. 난 사실 회사 들어오면서 제일 기대한 게 일 끝내고 기분좋게 한잔 하는 회식자리였는데, 무슨 회사가 지금까지 회식 한번 없냐.
성연 그래, 그러자. 괜찮겠지, 신유재?
유재 응? 으응. (하다가) 참, 성연아, 나하고 잠깐 얘기 좀 할래.
(성연, 무슨 얘기? 하는 표정으로 보면)
37 비상 계단
(굳은 얼굴로 앞만 쳐다보고 있는 유재. 성연, 당황한 얼굴로 다시 한번 쳐다보고)
성연 무슨 말이야, 신유재?
유재 같이 그쪽 팀으로 가자고.
성연 유재야.
유재 너도 솔직해져 봐. 그쪽 팀으로 가고싶은데 할 수 없이 남은 거 아냐? 나하고 같이 가. 그러면 너 혼자 가는 것보다는 욕도 덜 먹을거고, 한결 마음이 편할거야.
성연 신유재, 난 그런 거 아냐. 난 자신 있어서 안 간 거야. 그 팀이 서바이 벌 팀이 아니라 우리팀이 서바이벌 팀이 될거라는 믿음 때문에 안 간 거 라구. 유재 너도 알잖아. 우리들이 얼마나 광고에 애정과 노력을 기울여 가며 여기까지 왔는지.
유재 난 광고인은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해. 광고에선 직관력과 컨셉이 중요한 데, 사람과 제품에 대한 직관력과 컨셉을 세우기 위해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타고 나는 것이라고 믿거든.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건 일 부에 지나지 않아. 내 보기엔 저 쪽 팀이 그걸 갖추고 있어.
니가 안가겠다면 윤성연, 나 혼자서라도 갈 거야.
(휙 돌아서서 걸어가는 유재.)
성연 (안타까워서) 유재야.
38 회의실
(자료들을 펼쳐놓고 분주한 아이들. 유재만 보이지 않는다.)
달래 신유재, 얜 왜 아직 안오는 거야?
대주 걔가 원래 잘난 구석이 많아서 참견할 데가 많잖니. 야, 우리끼리 그냥 먼저 시작하자.
민 좀 더 기다려보자. 그래도 우리중에 유재만큼 포인트 잘 잡는 애도 없잖 아.
(그건 그래, 하며 고개 끄덕이는 아이들. 성연,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 민하다가)
성연 저, 있잖아. 유재, 아마 안올거야.
아이들 안오다니?
(아이들, 궁금해 일제히 성연 쳐다보면, 성연, 어렵게 말을 꺼낸다.)
성연 유재, 다른 팀으로 가기로 했대.
아이들 (너무 놀라서) 다른 팀?
39 까페 (밤)
(마주앉아있는 준영과 유재.)
준영 생각해 봤니?
유재 그래. (단호하게) 제안 받아들이겠어. 팀에 합류할께.
준영 그래? 잘 생각했다. 그런데, 윤성연은?
유재 성연이는.....안오겠대.
준영 왜?
유재 걘 그런 애거든. 항상 남 생각을 먼저 하느라 자기는 손해볼 때가 많은 그런 애.
준영 그래? (떨떠름하다) 그런데 어쩌지?
유재 ......?
준영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윤성연인데.
유재 뭐야?
준영 할 수 없지 뭐. 없던 얘기로 하자. 차 값은 내가 내고 갈게.
(일방적으로 일어서서 나가는 준영.
남겨진 유재, 참을 수 없는 모멸감으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40 포장마차 안 (밤)
(유재를 뺀 광끼 아이들. 역시 배신당한 기분이다.)
달래 아휴, 배신자. 내, 그럴 줄 알았어. 그 뺀질이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 구.
대주 아, 가라고 해, 가라고. 오는 사람 막지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말자고 우 리.
성연 너무 그러지 마, 유재도 신중히 생각해서 내린 결정일거야. 너희들 만약 내가 갔어도 이랬을거야?
달래 그건 아니지만.....그리고 어쨌든 넌 안갔잖아.
성연 그래, 하지만 생각해 봐. 달래, 넌 나한테 부담 주지않으려고 우리 팀은 AE가 둘이니까 내가 다른 팀으로 가도 별 문제 없다고, 괜찮다고 가라고 까지 했었잖아. 너희들 날 생각해서 보내려고 마음 먹었던 거 잘 알아.
그런 것처럼 우리 유재를 보내주자. 그게 유재의 선택이라면 마음 편히 보내주자구.
민 그래. 성연이 말이 맞는 것 같다.
대주 에이, 그래도 기분은 찜찜해.
(소주잔을 들어 원샷하는 대주. 따라서 눈 질끈 감고 마시는 달래. 착잡 한 표정으로 술잔을 드는 성연과 민.)
41 거리 (밤)
(기가 막힌 듯 허실허실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유재. 그렇게 허하 게 웃다가 길 옆의 가로수를 주먹으로 힘껏 내지른다.)
42 포장마차 안 (밤)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서는 유재.
방금전까지 앉아있던 아이들의 자리엔 빈 병과 소주잔, 다 먹은 안주접시 만 놓여있다. 자리를 치우는 주인아줌마.
유재, 아무 곳에나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아줌마 뭘 드릴까?
유재 소주 한 병하고 아무거나 주세요.
(시간경과)
(엉망으로 취해가는 유재의 모습.)
43 광고대행사 건물
44 기획 3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한 얼굴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유재.
성연도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서류를 작성하고 있 다.)
45 비상 계단
(의아해하는 성연의 팔을 끌고 들어오는 달래.)
성연 무슨 일인데?
달래 신유재 정말 이상한 데 없어?
성연 그렇다니까. 왜 그러는데, 진달래?
달래 아휴, 빙충이, 머저리, 헛똑똑이. 쟤, 그 재수네 팀에 못들어갔대.
성연 그게 무슨 소리야?
달래 내가 아까 들었는데, 그 재수네 팀은 벌써 다섯 명으로 멤버구성 완료했 는데, 신유잰 거기 안들어있대.
성연 그럴 리가.
달래 틀림없다니까.
46 기획 3팀
(자리로 돌아오면서 유재를 다시 한번 유심히 보는 성연. 태연한 유재의 표정이 오히려 맘에 걸린다.)
47 회의실
(유재를 빼고 모인 아이들)
달래 싫어, 그건 안돼.
성연 달래야.
달래 난 절대 반대야. 지 혼자 살아보겠다고 나간 인간, 이제 갈데 없어졌으니 까 다시 받아주자구? 우리 팀이 무슨 분리수거 해주는 데야?
대주 그건 달래 말이 맞아. 그리고, 설사 우리가 다시 받아들인다고 해도 유 재, 걔가 들어오겠어? 그거 잘난 척 하고 존심 빼면 시첸데.
민 그래, 이 경우라면 나라도 쉽진 않을거야.
성연 그건 너희들만 동의해준다면 어떻게든 내가 설득해볼게. 응?
(애원하듯) 달래야, 대주야, 민아!
(아이들, 할 수 없다는 듯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48 옥상 (밤)
(자존심 상한 표정의 유재와 성연이 마주 서있다.)
유재 싫어.
성연 신유재.
유재 마음은 고맙지만 나 같은 놈한테 그렇게 신경써줄 거 없어. 내 일은 내 가 알아서 할테니까. 나, 지금 다른 팀하고도 얘기 중이야.
성연 그러지 마, 유재야. 모두 너 기다리고 있어, 지금. 애들이 그 팀 코를 납 작하게 눌러보재. 누가 끝까지 살아남는지 두고보자구. 너 정말 이대로 물러날 생각은 아니지?
(그 말에 오기가 생기는 유재. 입술을 꼬옥 깨무는데)
성연 우리 팀, 지금은 최고가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앞으로 최고가 될 수 있 다는 걸 보여주려고 해. 그러려면 너도 필요해, 신유재......
(유재, 그제야 천천히 머리를 돌려 성연을 똑바로 쳐다본다. 환한 얼굴로 고개 끄덕여주는 성연.)
49 회의실 (밤)
(회의실 안으로 성연과 함께 들어서는 유재. 미안함과 어색함으로 아이 들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데)
달래 (퉁명스럽게) 야, 뭐하냐, 신유재? 니 자리 놔두고 서서.
민 (미소지으며) 어서 와라.
유재 (의자에 앉으며) 나 많이들 씹었냐? 아직도 더 남아있으면 잠깐 다시 나 갔다 오구.
대주 야, 신유재, 넌 그렇게 오래 살고 싶냐? 지금까지 우리가 니 명줄 있는대 로 늘여놨는데, 더 늘여달라고? 불사신 되게?
(유재, 피식 웃는다. 유재의 웃음을 시작으로 서로서로 시선 마주치던 아 이들, 전염되듯 피식피식 웃으며 무언간에 화해를 이루어낸다.)
유재 (다시 예전으로 돌아와) 그런데, 누가 나 제일 많이 씹었냐? (대주에게) 너야? (달래 보며) 너지, 진달래?
(어느 덧 앙금은 눈 녹듯 사라지고, 유재와 함께 어울려 장난치며 웃는 아이들. 그 환한 모습에서)
50 몽타쥬 (밤)
(- 책들을 쌓아놓고, 자료를 찾는 아이들.
-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메모해가는 성연.
- 아이들이 보는 가운데, 아이디어를 스케치해가는 달래.
(소품 스토리보드 C 참조)
- 스톱워치를 든 유재. 유재가 스톱워치를 누르자 민과 대주가 노트를 들고, 연기하듯 재빨리 멘트를 읽는다. 그러나 유재가 먼저 스톱워치 를 눌러 멘트가 넘친다. 시간 오버.
즉석에서 멘트 몇 군데를 수정하는 성연.
다시 시도. 이번엔 유재의 스톱워치 누르는 것과 민과 대주의 멘트가 동시에 끝난다. 하이 파이브 하는 아이들.
- 프레젠테이션 연습. 긴장된 표정의 유재가 아이들이 앉아있는 앞으로 걸어나와 인사한다. 어색한 표정으로 몇마디 하던 유재, 아이들이 고 개를 가로젓자 다시 되돌아나간다.
다시 심호흡하고 걸어나오는 유재. 그러나, 몇 마디 하다가 실수하곤 다시 되돌아나가고, 유재가 자신감 있게 해낼때까지 똑같은 상황이 여 러번 반복된다.)
51 엘리베이터 앞 (밤)
(지친 표정으로 돌아가는 광끼 아이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타려는 데, 안에서 준영이 나오는 바람에 잠시 대치 상황이 된다.)
준영 어, 독수리 5형제들이네?
달래 무슨 뜻이야?
준영 너희들 한 명이라도 빠지면 지구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는 애들 아냐? (비꼬듯) 내일 지나서도 그럴 수 있을까?
(하고는 걸어간다. 욱하는 유재를 잡는 민.)
민 그냥 무시해.
성연 그래.
(기분 나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아이들.)
52 광고대행사 건물
53 소강당 앞
(스토리보드와 자료를 들고 팀별로 하나, 둘 모여드는 인턴사원들.
준영의 팀과 광끼팀이 서로 맞닥뜨리며 서로간에 팽팽한 시선이 오간다.)
54 소강당 안
(한 팀의 프레젠테이션이 진행중. 그 팀의 브리프를 듣는 동안 성연과 유재, 그리고 준영간에 서로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된다.
평가팀이 평가표를 들고 앉아있다.)
(A팀-스토리보드가 보여지며 프레젠터가 거의 멘트의 끝부분을 읽는 정 도로만 처리.)
인턴1 인터넷 경매 사이트 '와우'. 다섯 명의 주인을 합격시킨 행운의 바이올린 입니다. 이상입니다.
(인턴1, 인사하고 스토리보드를 들고 내려오면, 준영, 기다렸다는 듯 스토 리보드-B를 들고 올라간다. 스토리보드를 자리에 올려놓고 인사하는 준 영.)
준영 저희는 우선 다른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차별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 다.
(소근대는 대주와 달래.)
대주 저건 우리랑 똑같애.
성연 좀 더 들어봐.
준영 인터넷 경매 사이트. 하지만 오랫동안 경매라는 것이 일반인보단 특정인 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여겨져왔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겐 많은 거리 감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광고로 가기로 했습니다.
(스토리보드를 짚어가며)
뚱뚱한 여자가 줄넘기를 합니다. 이 여자는 이 작은 바지를 입을 때까지 살을 빼기로 합니다. 그럼 입던 이 큰 청바지는 필요가 없어지겠죠? 이 큰 청바지 위로 인터넷 경매 사이트의 주소가 뜹니다.
인터넷 사이트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컨셉 못지 않게 인터넷 주소를 명확히 알려주는 것입니다.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 으니까요. 저희는 그래서 마지막에 한번 더 인터넷 주소를 명시했습니다. 이상입니다.
(평가위원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평가표에 점수를 기록한다. A- A-A. 그 사이 유재는 이미 단상에 올라가 스토리보드-C 앞에 서있다. 이어지는 유재의 프레젠테이션. 점프해서 바로 스토리보드 설명으로)
유재 (스토리보드 가리키며) 시무룩한 표정의 학생 뒤로 자전거를 탄 선생님이 다가옵니다. 따뜻하게 격려하며 책 한 권을 건네주고 가시는 선생님. 이 제 그 학생이 어른이 되어서 말합니다. 그때 선생님이 주신 그 책이 저 에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젠 누군가에게 그 힘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 와우.
저희 광고는 작고 구체적인 얘기면서 따뜻한 이야기. 일종의 정 나눔 시 리즈로 구성해보았습니다. 이상입니다.
(긴장된 표정으로 평가팀을 바라보는 유재. 광끼 아이들도 모두 평가위 원의 얼굴들만 쳐다보고 있다.
고심하는 표정으로 점수를 적어나가는 평가위원들. 그러나, A-A-까지만 보여주고, 마지막 위원의 점수는 적는 모습만 보여주고, 구체적인 점수는 보여주지 않는다.)
55 소강당 앞
(나름대로 만족해하며 나오는 광끼 아이들, 미리 나와있던 준영과 맞닥뜨 린다. 준영,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다르게 미소지으며 다가와 유 재에게 악수를 청한다. 대주, 달래는 외면하고, 유재, 약간은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데)
준영 (사심없이) 좋은 광고였어. 받아주지도 않았겠지만 내가 너희 팀에 들어 갔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난 지금까지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나면 인간성이 조금 떨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너희들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 크리에이티브가 조 금 덜 뛰어나도 인간성도 중요한 거라고.
혹시 내가 지나친 점이 있었다면 광고에 대한 내 과도한 열정때문이었다 고 이해해 주라. 나는 광고가 너무 좋아. 다시 태어나도 광고를 꼭 할 것 같애. 그건 너희들도 마찬가지겠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서로 축 하해주기로 하자.
(그제야 악수를 받아들이는 유재. 준영과 광끼 아이들 간에 화해의 미소 가 피어나며 서로 악수하고 격려해주는 분위기로 흐르면서)
56 게시판 앞
(환호하는 준영의 팀. 약간 허탈해하면서도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으로 서로 격려하며 이내 밝은 표정을 짓는 아이들. 준영에게 축하한다는 인 사를 건네는 광끼 아이들의 얼굴 위로)
성연 (E)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하기까진 1,200번의 실패를 하였다고 한다.
57 대행사 건물 앞
(대행사에서 걸어나오는 광끼들. 성연, 남은 아쉬움에 뒤를 돌아보고)
성연 (E) 그리고 1,201번째 시도를 하면서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58 학교 교정
(모든 일을 훌훌털어버리듯 상쾌하게 숨을 들이마쉬며 걸어오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겐 다시 돌아온 교정의 풍경들이 사뭇 더 정답다.
그 위로 계속되는)
성연 (E) '나는 지금까지 1,200번의 실패를 한 게 아니라, 1,200번의 안되는 방 법을 알아낸 것이다.'
그에 비하면 우린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안되는 한가지 방법 밖에 알 아내지 못했으니까.
(씨익 웃는 성연의 단단하고 야무진 얼굴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