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 시리즈 - 한국의 신 인맥 지도 | 경북고 | ||||||||||||||||||||||||||||||||||||||||||
경북고의 역사는 유구하다. 1916년 대구관립고등보통학교로 문을 열어 대구공립고보→경북공립중→대구고로 이름을 바꿨으며, 1950년 경북고로 개칭했고 이듬해 대구고로 환원되었다가 1953년 다시 경북고로 부르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다. 2010년 2월 91회 졸업생 5백89명을 배출해 총 동문 수는 4만6천6백31명이다. 교표� 가로로 새겨진 세 줄의 흰 선은 경성고보(1900년), 평양고보(1911년)에 이어 개교한 세 번째 관립 학교라는 의미이다. 이 세월 동안 대구·경북(TK) 지방의 수재들이 이 학교로 모여들어 경북고를 가꾸고 키워왔다. 경북고라 하면 이른바 TK의 본류를 형성하는 중심으로 일컬어진다. 그런 만큼 세간의 평가가 어떻든 이곳 출신들이 현실 세계에 나서서는 자신들의 소임에 투철해 정계·관계·재계·금융계·법조계·언론계를 망라한 각 분야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해왔다. 정·관계로 눈을 돌리면 대통령부터 3부 요인, 국회의원, 장·차관을 비롯해 예전에는 ‘중앙청 국장’이라 하여 나라를 이끌어가는 중추로 불렸던 정부 각 부처 국장급, 국영 기업체장, 군 장성 등 핵심 요직을 이들이 주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노태우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32년 세월의 소산이라 할 것이다.
신현확 전 국무총리로 대표되는 이른바 ‘TK 사단’, 김준성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 관료와 재계·금융계의 인맥도 한 시대를 풍미했다. 현 시점에서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법조계의 경북고 인맥은 대단하다. 서울대 법대를 비롯해 법학 전공을 택한 동문이 워낙 많은 결과이다. 전통적으로 경북고를 나온 서울대 법대 입학생이 숫자 면에서 경기고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를 차지하곤 했다. 과거 전체 서울대 입학생 숫자를 놓고 볼 때 서울의 톱클래스 고교에 육박하는 기록을 내곤 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과(理科)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지역 명문으로 꼽히는 경북대 의대에 대거 진학했던 점이 눈에 띈다. 이를 감안하면 경북고의 세(勢)가 어떠했는가를 짐작할 만하다.
동문들, 정권을 이어 권력 핵심에 꾸준히 진출 경북고 출신 거물 정치인 가운데 가깝게는 킹메이커를 자임했던 김윤환 전 민자당 대표가 있었고, 이미 그 전에는 이효상·박준규 두 국회의장이 정계의 큰 인물로 자리 잡았었다.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대구광역시 출신으로만 박종근(달서 갑), 배영식(중구·남구), 유승민(동 을), 이한구(수성 갑), 이해봉(달서 을), 주성영(동 갑) 의원과 서상기 의원(북 을, 서의원은 경북중을 졸업하고 경기고로 진학했지만 동문으로 인정된다)이 12개 선거구 중 7개 구를 맡고 있어 경북고 동문의 영향력을 가늠케 해준다. 그 밖에 김부겸(민주당·군포), 박보환(한나라당·화성 을), 정수성(무소속·경주시), 정해걸(한나라당·군위 의성 청송) 의원을 포함해 11명의 현역 의원이 있다. 윤건영 한나라당 정책조정위원회 수석위원장과 고려대 정외과 출신의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도 있다.
경북고 출신 현역 정치인 가운데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다수의 인재가 배출된 의성에서 교육자의 아들로 태어난 강 전 대표는 대구에서 삼덕초교-경북대사대부중을 거쳐 경북고를 다녔다. 서울대 법대로 진학한 그는 쾌활한 성격으로 주위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면서도 명석한 두뇌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재학 중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사법연수원 시절 시험 종료 시간 전에 내고 나간 그의 답안지를 들여다본 당시 이회창 교수가 뛰어난 답안 내용에 깜짝 놀랐다는 일화도 있다. 검사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5공화국 시작과 함께 청와대 정무·법무 비서관을 경험하면서 세상을 넓게 보는 안목을 키웠다. 같은 시기에 고교, 대학, 검찰의 직계 선배인 박철언씨도 청와대에 몸담았다. 이후 박철언씨가 부장 특별보좌관으로 있던 안기부에 파견 근무를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역점 시책이었던 북방 정책이 이들의 두뇌에 의해 추진되었다. 역시 박철언씨에 이끌려 민자당 전국구로 정계에 진출해 13대부터 17대까지 내리 5선을 기록했고 당 기획조정실장, 대변인, 총재 비서실장, 대구시지부 위원장, 국회 법사위원장, 원내총무를 차례로 거쳐 대표최고위원까지 올랐다. 한때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꼽혔고, 신사적인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백봉신사상’을 네 차례나 받았다. 그가 18대 총선에서 출마를 포기해 대구시 서구는 현재 홍사덕 의원이 맡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깨끗한 정치인’의 이미지와 높지 않은 대중적 지지도로 특징 지을 수 있을 듯하다. 영천초교-경북중-경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재학 시절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입학한 이듬해 청계천 드레스 미싱 공장에 위장 취업해 노동운동을 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되고 1986년 인천 5·3 사태에 연루되어 2년5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대학 졸업장은 입학한 지 24년만인 1994년에 받았다. 15·16·17대 의원을 지내고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를 통해 경기도지사로 선출된 후 지난 6월 5회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그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청와대를 향해서도 ‘거침없는 직격탄’을 날리곤 하는 그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 떠오를지는 향후 정국의 최대 관심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개각 인선 검증과 관련해 세간의 화제에 오른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김명식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경북고 동문이다. 권수석은 검찰, 김비서관은 총무처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잔뼈가 굵었다. 최근 이들 청와대 인사 라인의 문책 논란을 둘러싸고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볼 때 실무 라인의 운신 폭에 한계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말도 들린다. 이들 외에 청와대 안에는 박인주 사회통합수석비서관, 중앙일보 기자 출신의 김두우 기획관리실장, 김정기 교육비서관 등이 있다. 유우익 전 실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2기 대통령실장을 지내고 최근 퇴임한 정정길 직전 실장은, 한·일 국교 반대 시위인 6·3 사태와 관련해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가장 오래 옥고를 치른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현동 국세청장(차관급)이 발탁된 것을 제외하고는 동문 가운데 장관은 없다. 과거 군 출신 인사 중에서 김복동 전 자민련 상임고문, 이종구 전 국방부장관, 정호용 전 국방부장관 등이 두각을 나타냈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가질 만하다.
김만제 낙동경제포럼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경제 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서강학파 혹은 남덕우 사단의 멤버이다. 박 전 대통령과 똑같이 구미가 고향으로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마치고 돌아와 서강대 교수로 있다가 1971년 대통령의 명을 받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설립하고 원장직을 맡은 것이 그의 나이 37세 때의 일이다. 국제경제연구원장직을 겸임했고 금융통화위원장, 한미은행 초대 위원장, 재무부장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을 지내고 포항종합제철 회장을 지낸 후에 16대 국회의원으로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은 바 있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은 이 시리즈 기사에서 수차례 언급된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이력을 뛰어넘어 사공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UCLA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뉴욕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김만제 원장 시절 KDI 재정금융실장으로 인연을 맺어 5공 출범 이후 부원장,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자문관, 산업연구원(KIET) 원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재무부장관,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대건설 임원이던 이대통령과 장관 재임 시절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공동위원장을 지냈고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선임되었고 평소 폭넓은 국제 정치·경제계의 인맥을 활용해 G20 정상회의를 서울에 유치하는 데 ‘수훈 갑’이라는 평가를 받아 현재 준비위원장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정재 전 금융감독원장 겸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4형제 수재 집안으로 유명하다. 큰형이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고, 작은형이 이명재 전 검찰총장이다. 동생은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 사장이다. 재계에서는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이윤우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등이 CEO나 CFO의 직을 수행하고 있다. 재계와 금융계 역시 경북고 세력이 위력을 떨치던 시절에 비하면 세가 다소간 약해진 느낌을 준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경북고 동기인 정춘택 당시 한국산업은행 총재는 부흥부장관 비서관으로 관계에 발을 들여 경제기획원, 교통부 등을 거치면서 외환은행장, 은행감독원장, 산은 총재로 올라가 상당한 발탁 인사라는 평을 받았으며 ‘밤의 황제’로 불렸던 제일은행 출신의 이원조 전 은행감독원장(작고) 역시 파격적인 등장으로 사조직의 금고 역할을 했던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조해녕 전 시장과 손을 맞잡고 내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애쓰고 있는 김범일 대구시장은 대구의 생존을 위한 당면 과제인 의료 산업 유치에도 부심하고 있다. 의료 산업이야말로 섬유와 기계 부품을 대체할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되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성공한 마당에 그 후속 조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
▲ 경북고등학교 교정
ⓒ시사저널자료 |
7·7 청와대 조직 개편과 8·8 개각으로 짜인 이명박 대통령의 후반기 진용에 들어 있는 요직 인사를 출신고별로 살펴보면 경북고가 경기고에 이어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비서관, 권재진 민정수석비서관, 이현동 국세청장, 김경원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장,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 정창영 감사원 사무총장이 그들이다. 1위인 경기고의 경우 김성환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최중경 경제수석비서관, 진영곤 고용복지수석비서관 등 3명의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김태영 국방부장관, 김준규 검찰총장,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한덕수 주미 대사, 주재성 금감원 은행업서비스본부장 등이 핵심 요직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세(勢)에서 일견 차이가 나지만 경북고 역시 눈에 두드러지는 것은 사실이다.
사회통합수석비서관 자리는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이 재편된 요직인데 박인주 수석이 ‘TK(대구·경북)-고려대’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기용된 것은 그가 평소 흥사단, 한국시민단체협의회, 통일교육협의회 등을 거치면서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등과 폭넓은 인맥을 쌓은 내공이 작용한 때문이라고 한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청도 출신으로 김명식 청와대 인사비서관과 동향이며 경북고 동기이다. 이청장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에서 첫 걸음을 디뎠고, 김비서관은 영남대 경영학과-제23회 행정고시를 거쳐 총무처에 몸담아 두 사람 사이에 닮은 점이 많다. 이청장은 일선 세무서장을 거쳐 지방 국세청과 본청에서 주로 조사 업무를 담당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으로 근무하다 이명박 당선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되었고, 이후 본청 조사국장과 서울지방청장을 역임했다. 조사국장에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서울청장에 발탁되어 3급에서 1급까지 불과 1년 만에 초고속 승진해 화제가 되었다. 그는 1991년 12월 퇴임한 서영택 전 국세청장 이후 19년 만의 TK 출신 국세청장이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이 자리를 경남·호남·충청도 출신들이 이어왔다. 총무처 사무관 시보로 시작한 김명식 비서관은 주로 인사과에서 근무했고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국장을 지낸 후 전공을 살려 청와대 2008년 2월 인사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비서관은 이른바 ‘박영준 라인’으로 분류된다.
전통적으로 법조계에서 강세 두드러져
경북고는 전통적으로 법조계에서 강세를 보인다. 검찰에서 특히 더 그렇다. 그것은 현직 검찰 간부들 중 검사장급 이상을 살펴보더라도 한눈에 드러난다. 고검장급의 박용석 법무연수원장을 위시해 김병화 의정부지검장, 김영한 수원지검장, 박청수 울산지검장, 조영곤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있다. 동시대에 ‘검사의 꽃’이라는 일선 검사장 3명이 동문이고, 전국 검찰의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최교일 검사장이 있다. 서울고검장을 지낸 권재진 민정수석비서관은 대통령 최측근에서 사정 라인을 통괄한다.
현직 고위 법관 중에도 각급 법원별로 많은 동문이 포진해 있다. 대법원에는 박일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차한성 대법관이 있고, 헌법재판소에는 김희옥 재판관과 이동흡 재판관이 있다. 지법원장으로는 김수학 대구지법원장, 최병덕 수원지법원장, 최우식 울산지법원장이 있다.
법원에서는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차관급 대우를 받으며, 이 자리부터가 고위직 법관으로 분류된다. 사공영진 대구고법 부장판사, 여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종석 서울고법 부장판사, 조영철 서울고법 부장판사, 조해현 서울고법 부장판사, 조희대 서울고법 부장판사, 최상열 서울고법 부장판사, 황한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홍우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이 경북고 출신으로 한 학교가 배출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숫자이다.
참고로 고위직을 지낸 경북고 동문 법조인을 보면 법원 쪽에 강신욱 전 대법관, 박만호 전 대법관, 배기원 전 대법관, 송진훈 전 대법관, 최재호 전 대법관, 우의형 전 사법연수원장(현 영남학원 이사장)이 있다. 검찰에서는 김경한 전 법무부장관,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 박순용 전 검찰총장, 박종철 전 검찰총장, 박주환 전 법제처장, 서동권 전 검찰총장, 오탁근 전 법무부장관, 이명재 전 검찰총장, 정경식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정상명 전 검찰총장,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 정해창 전 법무부장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장관과 총장 자리를 거쳐갔다.
이명재 전 총장의 경우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이명재 전 총장, 이정재 전 금감원장,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 사장 4형제가 지역에서 알아주는 수재 집안이라는 점을 지난 호에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송진훈 전 대법관의 집안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송 전 대법관은 초임 시절 4년간 광주·목포에서 근무한 것을 빼고는 30년 법관 생활의 대부분을 영남에서 보낸 향토 법관의 상징이다. 그가 향판(鄕判)의 옷을 벗고 대법관이 되자마자 맞닥뜨린 일이 전두환·노태우 두 전 대통령을 단죄한 5·18 내란 사건 재판이었다. 송진혁 전 중앙일보 논설실장, 송진명 전 한국방송개발원 실장, 송진현 전 서울행정법원장이 동생이며 4형제가 모두 경북고 동문이다.
경북고 출신 언론인으로는 권영빈·권오기·남시욱·현소환 씨가 중진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권영빈 전 중앙일보 사장은 한국신문협회 부회장을 지내고 현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권오기 울산대 석좌교수는 동아일보에서 평기자, 도쿄-워싱턴 특파원을 지내고 편집국장, 논설주간, 주필,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기까지 36년을 언론인으로 동아일보에 몸담았다. 부총리 겸 통일원장관을 지낸 다음에도 친정으로 돌아가 동아일보 신문박물관 관장으로 인연을 잇고 있다.
남시욱 전 문화일보 대표이사 사장 역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에 입사한 이래 사회부·정치부 기자, 주일 특파원,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실장, 상무를 거친 동아일보맨이며 1995년 문화일보 사장을 맡아 3년여 재직했다. 언론계 현장을 떠난 후에는 성균관대와 세종대에서 ‘취재보도론’을 강의하며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현소환 전 연합뉴스 사장은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언론계 생활을 시작해 주로 정치 관련 기사를 다루다가 통폐합된 연합통신으로 이적했다. 연합통신 사장을 거쳐 1995년 처음 개국한 종합뉴스 채널 YTN을 맡아 초석을 다졌다. 현재 방송콘텐츠진흥재단 이사장과 뉴스앤뉴스 대표를 맡고 있다. 경북고 출신 현직 언론인으로는 김창기 조선뉴스프레스 사장, 강병태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 배인준 동아일보 주필, 류근하 코리아헤럴드 논설실장, 정흥보 춘천MBC 사장이 활동하고 있다.
|
언론인 연수와 국민대 그리고 성곡 김성곤의 뒷받침
성곡 김성곤 선생의 마라톤 같았던 인생 역정에는 동양통신 창간과 연합신문 인수를 통한 언론 참여가 의미 있게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IPI(국제신문편집인협회) 활동에 능동적으로 관여했으며, 1965년 성곡언론문화재단을 설립해 당시만 해도 척박했던 언론인들의 해외 연수 환경 개선에 크게 이바지했다. 지금까지 성곡언론재단을 통해 해외 유수 신문대학원에서 연수 기회를 가진 기자들이 2백여 명을 넘어 섰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속속 특파원으로 나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권오기 전 부총리가 현재 이 재단의 이사로 재직하며 인연을 맺고 있다.
국민대학교는 경북고와 인연이 깊다. 설립자인 김성곤 전 쌍용 회장이 경북고 출신으로서 대구를 발판으로 사업을 일으킨 연고가 있다. 5~6대 총장으로 재임한 현승일 전 총장, 7대 정성진 전 총장, 8대 김문환 전 총장과 현 9대 이성우 총장이 모두 경북고 동문이다. 정성진 전 총장은 검사장 출신으로 처음 대학 총장이 된 사례를 남긴 인물이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이라는 평을 듣는 그는, 장래가 기대되는 검사로서 대검 중수부장까지 갔으나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며 단행된 공직자 재산 공개 때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최단기 중수부장으로 기록되는 불운을 겪었었다. 세월이 흘러 국민대 총장으로 선임되며 ‘명예 회복’을 하고 부패방지위원회(뒤에 국가청렴위원회로 개칭) 위원장과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
‘아름다운가게’ 이사장인 김문환 전 총장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끄는 연구재단인 ‘동행’의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학계에는 노동일 경북대 총장, 박우희 세종대 총장, 손제석 위덕대 명예총장, 이강숙 한국종합예술학교 석좌교수, 정주택 한성대 총장이 있다. 강북삼성병원(전 고려병원) 원장을 지낸 조운해 박사는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부군이다. 조박사와 신경정신과 전문의로서 매스컴을 통해 대중과 친숙한 이시형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이 모두 경북대 의대 출신이며, 명문 의과대학이라는 자부심으로 동문들의 인맥과 관계가 꽤 끈끈한 편이다. 최규완 전 삼성의료원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주치의를 지냈고, 최상묵 한누리치과병원 원장은 오랫동안 서울대 치대 병원에서 환자 진료에 힘을 쏟았다.
문동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직업이 ‘사무총장’이다.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총무처에서 기획관리관, 복무감사관, 조직국장, 대통령 비서실 파견 의전비서관, 소청심사위원장을 거쳤고 그 사이 서울올림픽 조직위에 파견 근무를 했다. 뛰어난 영어 실력에 이같은 경험을 더해 2002년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을 지내며 국제스포츠계에 폭넓은 교유를 쌓아 현재는 김범일(대구시장)·조해녕(전 대구시장) 공동위원장과 함께 대구 육상대회 성공을 위해 애쓰고 있다.
경북고는 또 야구로도 유명하다. 오랜 전통과 동문 학부모를 아우르는 성원을 바탕으로 탄탄한 위치를 굳히고 있는 야구부에서는 이승엽 같은 대선수가 많이 배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