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우나 씻어라.
趙州가 因僧이 問호대
學人이 乍入叢林이니
乞師指示하야 師曰喫粥了
也未아 僧云 喫粥了니다
師云 洗鉢盂去하라
其僧이 大悟하니라.
조주 선사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학인은 이제 막 총림에 들어왔습니다.
스승님의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죽은 먹었는가?”
“죽은 먹었습니다.”
“발우나 씻어라.”
그 스님이 크게 깨달았다.
해설 :
어떤 스님이 조주 선사에게 수행의 길을 물었다.
수행의 길이란 견성성불의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진리에 입각한 삶의 길이기도 하다.
조주 선사의 대답은 참으로 간단하고 쉬우며
누구나 당연히 하는 일상사다.
가르치지 않아도 언제나 잘 하는 바로 그런 일이다.
구태여 배울 것도 없고 닦을 것도 없는
아주 하찮은 일이다.
곧 식사를 하고 그릇을 씻는 일이다.
선가에서는 아침에 반드시 죽을 먹었다.
아마 아침 식사를 마치고 곧 바로 가서 물었던 것이다.
“아침 죽을 먹었느냐?
먹었으면 죽 먹은 그릇을 씻어야지.”
그것이 무엇인가.
그저 숨 쉬는 일이다.
오줌 싸고 똥 누는 일이다.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잠자는 일이다.
그 수행자는 수행이란 것이
무슨 특별한 것이나 되는 줄 알았다.
진리에 입각한 위대한 삶이
아주 기이하고 기상천외한 일이나 되는 줄 알았다.
아니다.
그가 조주 선사를 만나기 전부터
그동안 늘 해오던 일상사다.
그렇다.
일상사가 진리의 삶이며,
불법이며, 도며, 수행이다.
구태여 일상사 밖을 향해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
불교가 이와 같은데 착각하여
다른 것에 기웃거리며 쓸데없는 일에 열심이다.
그저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아름다울 뿐
꼭 그것이라야 된다는 법은 아니다.
출처: 直指心經
백운경한(白雲景閑) 著 / 무비스님 해설
출처 : 가장 행복한 공부